연애소설


각본, 감독: 이한
주연: 이은주, 손예진, 차태현, 문근영, 박용우
지금은 고인이 된 이은주 주연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연애소설'이다. '하얀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품들이 볼만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지만... 그 중 '연애소설'이 가장 좋았던 것같다.
이은주 외에도 이 영화에는 기라성같은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애소설 이후 '클래식'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명성이 높아진 손예진과 아직도 고정팬들이 많은 차태현,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조연급이었지만 지금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근영과 박용우 등의 배우들이 이 영화에 다 출연하고 있다.
2002년에 이 영화를 보았던 나의 후배 중 한 명은 엄청난 찬사를 늘어놓으면서 이 영화의 마지막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이야기해줄까 말까 망설이던 기억이 있다. 당시 이런 영화에 전혀 무감각했던 나였지만 몇년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가끔씩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영화를 돌려보면서 혼자 훌쩍이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이한 감독은 작년에 '청춘만화'나 곧 개봉할 '내 사랑' 등을 만든 영화인인데... '내 사랑'에 대한 평가가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그의 데뷔작인 '연애소설'의 아성을 스스로 깨는데는 다음 작품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연애소설' 한 작품만으로 그의 영화는 꾸준히 기대를 하도록 만드는 것같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겪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 주인공 한명에 여자 주인공 두 명... 거기에 플러스 차태현의 동생으로 분한 문근영이 동네 도서 대여점 아르바이트 남자와 만나는 짧은 로맨스가 곁들여 있으며 차태현의 선배로 나오는 박용우 씨의 경우 애인과 티격태격하다가 결혼하는 장면들이 등장하면서 극중 재미를 더하는 것같다. 하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차태현, 이은주, 손예진이 그리는 삼각 로맨스로 구성되는데, 그 관계는 기존에 티비 드라마에서 보아온 빼앗고 싶은 여자 혹은 남자를 둘러싼 유혈낭자한 대결과는 사뭇 다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하다면 단순하겠지만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띄기도 하는데... 두 여자 사이에서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만 기존에 좋아하는 여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서로 친구로써, 마지막에는 더욱 자연스러운 사이로 발전하는 관계가 등장하고, 두 여자 사이에는 친구 이상의 끈끈한 유대 관계로 맺어졌지만(실상 동성애적인 요소도 있다고 본다.) 남자 때문에 한명이 다른 사람을 질투하기도 하는 등... 여튼 복잡한 관계가 그려지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은 구태의연하거나 구질구질한 감정과 행동들이 아닌 깔끔한 요소들로 구성되는 것같다. 이런 점들은 원래 각본에서부터 기획이 되었겠지만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전혀 어색함이 없이 주연과 조연 가릴 것 없는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 5분간 이은주가 차태현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장면이다. 편지글에서 자신의 장례식에 와달라고 부탁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허공에 손을 더듬으며 차태현을 생각하는 이은주와 이미 어슴푸래 밤이 깊어가는 바깥 풍경을 한번에 비추다가 창밖으로 화면이 이동하는 모습을 통해 극중에서 죽음이 임박한 이은주의 절박하고도 담담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세 사람이 함께 앉아 수다를 떨던 예전의 그 테이블로 전환되는 화면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는... 비록 여자 주인공들의 죽음으로 통속적이면서 슬프게 마무리는 되고 있지만 오히려 개운한 느낌이 든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영화 음악이다. 삽입곡들이 어느곡 하나 빼놓을 수 없이 귀에 잘 들어오면서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연주곡들인데... 특히 메인 테마곡의 경우 이은주가 직접 피아노로 연주한 적도 있다.(이은주는 아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수준급의 연주력을 보유했다고 하는데... 두말할 나위 없지만 정말 아까운 배우이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습처럼 순수하고 애절한 감정들과 그로 인해 엮어졌던 인연에 대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영화 '연애소설'을 보면서 친구들과 보내던 즐거웠던 순간과 가슴 조리던 설래임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울고 웃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이 영화의 DVD의 경우 삭제된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다는데 꼭 보고 싶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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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저 자전거 뒤에 처자가 문근영이군요. 이은주... 참 안타깝네요.. 포스터에 있는 사진을 보니 더더욱 ㅠ.ㅠ
16:06
08.01.03.
2등
이 영화도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꽤 호화캐스팅이에요 ...
위에 언급하신 분들 말고도 문근영이 짝사랑하는 남자 역으로 김남진이 나왔고 박용우 상대역으로 사강이 나왔었죠 ..
이은주씨의 자살 이후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있으면 참 묘한 기분이 들어요 ....ㅜ.ㅜ;;;;
위에 언급하신 분들 말고도 문근영이 짝사랑하는 남자 역으로 김남진이 나왔고 박용우 상대역으로 사강이 나왔었죠 ..
이은주씨의 자살 이후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있으면 참 묘한 기분이 들어요 ....ㅜ.ㅜ;;;;
16:06
08.01.03.
3등
정말로 호화 캐스팅 이네요 !!! 결말을 보니 이은주씨 죽음이더욱 안타까워요 왜 항상 이은주씨는 죽은 것인지 극중에서 주홍글씨도 전혀ㅑ 죽을만한 상황이 아닌데
16:06
08.01.03.
이 은주씨의 죽음을 소재로 영화 하나 만든다면 팔리겠군요. 사람들의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을 보니까
그 생각이 듭니다.
여배우 이름을 송 은주라고 하고... 갖가지 난무했던 소문들을 죄다 집어 넣어서...
그리고 남주인공으로 한석규씨를 캐스팅하는 겁니다.
시민 케인이나 성공의 달콤한 향기 등이 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라죠? 동시대인을 소재로 한...
당사자들은 엄청 화를 냈지만...
그 생각이 듭니다.
여배우 이름을 송 은주라고 하고... 갖가지 난무했던 소문들을 죄다 집어 넣어서...
그리고 남주인공으로 한석규씨를 캐스팅하는 겁니다.
시민 케인이나 성공의 달콤한 향기 등이 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라죠? 동시대인을 소재로 한...
당사자들은 엄청 화를 냈지만...
16:06
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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