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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유어 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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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을 모두 까발린 감상문이므로 이 명작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본 감상문을 읽지 말기를 권합니다.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 페넬로페 크루즈 / 세트 레라
각본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 마테오 길
제작 : 페르난도 보바이라 / 호세 루이스 꾸에르다
음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 마리아노 마린
촬영 : 한스 버만
국가 : 스페인 / 프랑스
제작사 : 미상
개봉 : 1999
상영시간 : 117 분

'디 아더스'라는 영화는 니콜 키드만 주연의 반전 호러물로 2000년에 개봉되어 나름데로 화제가 된 바 있는 걸작 호러 영화였다. 이 영화의 감독은 본래 스페인어권의 인물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라는 천재 감독인데 '디 아더스'가 그의 세번째 영화였으며 몇 편 감독하지도 않고 천재라는 칭호를 듣게 된 영화계의 걸출한 인물이라고 하겠다. '디 아더스'가 감독의 첫 헐리우드 진출작이었으며 그의 전작들은 스페인에서 촬영된 스페인어 영화들인 '테시스'와 오픈 유어 아이즈'의 단 두 편이다. '테시스'의 경우 아나 토렌트를 주연으로 한 스너프 필름에 대해 다룬 영화로 스릴러물의 걸작 반열에 오른 영화이며 오픈 유어 아이즈 역시 '테시스'에 출연한 바 있는 에드와르도 노리에가 주연의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바닐라 스카이'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어 원작의 여주인공인 페넬로페 크루주를 동일 배역으로 출연시킨 기이한 작품을 낳기도 했다.
이 영화의 소재는 바로 기억의 진위 여부와 거기에서 빚어지는 혼란과 자아의 분열이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부유한 청년 주인공은 여자를 재미로 잠시 만나고 곧 헤어지기를 밥먹듯 하는 미남이다. 어느날 누리아라는 여자를 만나 잠시 재미를 보고 헤어지지만 그녀는 그에게 집착을 보이게 되고 소피아라는 여자에게 진정한 사람을 느낀 주인공은 누리아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동반 자살을 결심한 누리아에 의해 차사고로 얼굴이 엉망이 되고 만다. 과거의 잘생겼던 얼굴이 괴물과 같이 변하게 되어 소피아는 더 이상 그를 만나주기 어렵게 된 것이다. 방황하던 그는 성형을 통해 다시 옛 얼굴을 되찾고 소피아를 만나 행복한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지만 어느날 갑자기 소피아가 누리아로 변하는 등 그의 삶은 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여기까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지만 이에 대한 실마리는 영화의 말미에 모두 제시되었으며 관중은 엉키고 꼬인 스토리를 풀어내는 해법에 어느 정도 식상함을 느낄 수도 있다. 바로 가상 현실이 해답이다. 얼굴이 엉망이 되어 자살을 결심한 주인공은 'life extension'이라는 회사에 의뢰하여 약물 과다 복용 후 냉동 상태에 돌입하여 꿈을 꾸는 상태로 과거의 인생을 자신의 머리 속에서 지속해오고 있었던 거였다. 실제로 성형이 성공하지도 못했고 소피아를 다시 만나지도 못했던 것이다. 가상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소망을 이루고 원하는 삶을 살게 되지만 그의 바램은 가상 현실에서도 100 % 충족되지 못하게 된다. 가상 현실 시스템의 문제로 꼬이기 시작한 가짜 인생 때문에 주인공은 살인죄로 감옥에 가게 되고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던 달콤한 꿈이 순식간에 악몽이 되고 현실과 상상 어느 곳에서도 위안을 찾지 못하는 주인공은 참으로 측은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도면 암울해도 보통 암울한 영화가 아닌데 마지막에 감독은 작은 희망을 암시하는 스토리로 끝을 맺는다. 가상 현실이 엉망이 되었지만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를 다시 돌릴 수 있으며 혹은 다시 해동되어 자신이 전혀 살아 본 적이 없는 미래에서의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후자를 택하며 다시 깨어나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 내린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고소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고소 공포증을 무릅쓰고 뛰어내려서 얻고자 하는 가상이 아닌 현실의 인생은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일까? 가상 현실 속의 인생이야 말로 본인이 그렇게 원하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이 아니었던가? 물론 시스템의 오류로 엉망이 되기는 했지만 본인의 의사에 따라 원상복구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가상은 어디까지나 가짜이고 상상일 뿐 본인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인생은 아닌 것이다. 아무리 진짜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의 가짜라지만 어디까지나 머리속에서 이루어지는 삶일 뿐.... 주인공은 현실을 택하며 고층 빌딩에서 뛰어 내린다. 바로 이 순간 그의 고소 공포증이 극복되고 진정한 삶을 위해 거듭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서 전개되고 있으며 배우들의 연기도 그럭저럭 우수한 편이다. 또한 영화 음악이 뒤어난데 감독 아메나바르가 직접 음악에 관여한 것을 고려하면 그의 재능을 다시 한번 가늠할 수 있겠다. 특히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온전한 얼굴로 소피아와 만나 입맞추는 장면은 지금까지 보아 온 영화 중에 손꼽을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 아닌가 싶다. 눈부신 태양빛을 배경으로 포옹하는 남녀와 애절하면서 장엄하게 깔리는 음악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순간의 아쉬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쉬운 과거를 접고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진짜 인생을 시작하는 주인공의 결단으로 마무리되는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의 엔딩을 떠올리면서 뜻데로 풀리지 않는 세상이라도 가짜가 아닌 현실임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갖기로 다짐해 본다. 하지만 영화속에 펼쳐지는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므로 나 역시는 real world에 살고 있지는 않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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