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제국>이 포르노가 아닌 예술로 불려야하는 이유(익무이벤트후기/노스포)

익무 이벤트의 은혜로 CAV 기획전 29금 섹션의 <감각의 제국: 무삭제판>을 관람하였습니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1976년도작 <감각의 제국>을 오늘 처음 보았지만 그 명성(?)은 이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러닝타임 102분 내내 살색의 향연을 보여줌으로서 과연 이것이 예술인지 포르노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영화로 유명하죠. 그러나 오늘 제가 본 <감각의 제국>은 분명 예술이었습니다. 그저 한 편의 긴 포르노로 치부당하기엔 노골적인 정사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었습니다.
포르노와 예술을 가르는 기준은 원초적인 감각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포르노에서 감각은 그 자체로서 추구해야 할 대상이자 나머지 것들은 감각을 위해 소모되는 부속품에 불과합니다. 반면 예술은-포르노와 표면적으로 동일한 소재를 다룰지라도-감각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그저 보는 이를 '자극'하기보다는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포르노와 구별되는 예술일 것입니다. 물론 <감각의 제국>은 분명 그 애매한 경계선상에 있는 작품임은 확실합니다. 명성 그대로 정말 쉴 새 없이 정사를 벌입니다. 거기다 더해 무삭제판이어서 그런진 몰라도 일반인 상식 선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엽기 행각을 다수 저지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의 제국>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사랑이 결핍된 욕망의 자기 파괴적 본질이자 일본 군국주의 시대를 뒤로하고 일본 사회에 만연한 허무주의의 정서입니다. 사다와 기치조의 엽기적인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감각의 제국'은 육체적 감각이라는 개념이 자기 파괴 및 허무주의와 선택적인 친화성을 가진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사다와 기치조의 정사에서 느껴지는 정서는 사랑과 애정이 아닌 절박감과 집착이었습니다. 사다는 기치조라는 사람이 아닌 그의 성기를 탐하였고, 결국에 이는 1936년 일본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이기도 한 무시무시한 결말로 이어집니다.
이런 기회 아니면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무삭제판입니다. 최초 개봉 당시에는 일본 현지에서 무삭제판 방영을 금했기 때문에 되려 먼 프랑스에 보러가는 관광 패키지까지 있었다고 하는군요. 흔치 않은 기회 CAV 기획전 <감각의 제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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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삭제판이라면.. 모자이크도 안되어있나봐요?

좀 해줬으면 좋았을 정도로 전혀 안 되어있습니다

ㅎㅎㅎㅎ

저 남자 배우 역도산에도 나왔고 일본 유명 배우죠.설경구가 나중에
알고 놀랬다고..여자 배우는 감각의 제국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후 배우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고 하구요.

아이고 그런 사연도 있었군요... 연기를 잘해서 여배우 이미지가 워낙에 강렬했습니다

저 오시마나기사 감독작품들 자체가 영화사적으로 큰 추앙을 받는 거장 감독입니다.. 저 작품으로 단순히 혹 자극적소재로 오해가 될수있는데 저감독님의 전작들 보면 사회,수구우익 희화와 풍자로 크게 비판하는 감독님이죠.. 고하토를 끝으로 별세.. 고하토도 그 신선조들인가 그 사무라이세계의 동성애성도 다룬 시대씹는 감독이였죠.. 감각의제국 저 남배우님 아주 유명한 걸작영화 제목이 뭐였나?.. 그영화의 주연배우이기도 했습니다..

아...그랬군요...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허허
포르노 보다도 더 한 수위 아닌가요..ㅎㅎ 색, 계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예전에 비디오로 살색장면 위주로 보다 마지막에 기겁을...시간되면 스크린으로 봐야겠네요.~~
무삭제판 정말 궁금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