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골든글러브> - 불쾌하기 짝이 없는 스너프 필름 흉내.

율은사랑
3536 6 7

불쾌하기 짝이 없는 스너프 필름 흉내.

평점 ☆

 

부천국제영화제에는 고어(Gore) 매니아를 위해 수위가 높은 작품들을 상영하는 금지구역섹션이 있다. 파티 아킨 감독의 신작 <골든글러브>도 그 섹션에서 상영되었다. 때문에 부천에서 보았을 때 나는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상영관에 입장했다. 수위는 각오를 했지만 그와 별개로 영화가 끝나고 든 느낌은 역겹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너무 엽기적이거나 잔인하다거나 한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면 이 영화가 굳이 이렇게 높은 수위를 보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텍스트로 확장되는 데에 필요한 것의 부재

일부 관객은 1970년대 독일을 배경으로 시대의 공기와 전후 세대의 무력감을 그린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영화에 그렇게 읽을 수 있는 지점들이 아예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한 지점들이 영화 안에 단순히 있다고 반드시 해석의 여지가 있는 텍스트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영화는 관객이 텍스트를 해석하고자 하는 욕구와 반응하여 스스로를 더욱 의미적으로 풍성하게 만든다. <곡성>이나 <양들의 침묵> 같은 경우가 좋은 예시가 된다. 하지만 그러한 장치가 상투적이거나 상투적으로 설치되어 있으면 관객의  욕구를 일으키지 못한다.

 

그러한 텍스트를 가지는 데에 <골든글러브>는 명백한 실패다. 영화에서 그 지점들은 상투적으로 장치가 되어있다. 단역에 가까운 조연들의 대사를 통해서 직설적으로 관객에게 전달되는 방식을 택한다. 그 조연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설명하는, 기능적인 역할만 수행하도록 배치가 되어있고 그 역할을 다하면 퇴장할 뿐이다. 이러한 상투성 때문에 관객이 시대상을 해석하고자 하는 욕구를 일으키지 못하고 텍스트는 표면에만 머문다.

 

그렇다면 프리츠 혼카라는 인물을 나름대로 영화가 해석하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영화는 그의 행동을 관조하면서 따라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개연성이 허술한 편이다. 왜 그는 시신 전부를 유기하지 않고 일부를 집 안에 감춰놓을까? 집 안에 냄새가 심해 누군가가 눈치챌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왜 굳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까? 이 외에도 혼카의 행동에 대해 의문점이 생긴다. 갑자기 왜 그는 술을 끊으려고 했고 번듯한 직장을 구하려고 했을까? 내면의 변화에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거나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서사의 부실한 개연성으로 남는다.

 

이 영화가 프리츠 혼카를 통해서 시대상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이러한 서사의 구멍들을 메울 필요가 있다. 살인마에 관객이 이입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는 내면을 묘사하면서 텍스트로 확장되어야 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허점을 굳이 메우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영화는 프리츠 혼카라는 인물이 하나의 텍스트로 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이다.

 

텍스트의 실패로 인한 함정

때문에 나는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살해 장면이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살해 장면은 수위가 높고 사실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위가 아니라 그걸 보여주는 방식에 있다. 영화는 매춘부 여성의 머리를 책상에 여러 번 찍는 장면, 질식사할 때까지 목을 조르는 장면을 한 쇼트에 담아냈다. 그리고 그 장면을 의도적으로 길게 보여준다. 살해 장면이 사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롱테이크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성은 순수하게 포르노적이다. 가학적인 폭력의 순간들을 단지 사실적으로 담아냈을 때 장르적으로 어떤 '불쾌한 쾌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불쾌한 것을 즐기는 것. 이는 <쏘우>나 <데스티네이션>처럼 영화가 판타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쾌감이 사실에 기반하고자 한다면 스너프 필름이나 포르노와 유사해진다.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담겨진 성교를 보고 성적 흥분을 얻는 것처럼,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묘사된 폭력의 순간을 보면서 불쾌한 쾌감을 얻는 것이다.

 

<골든글러브>는 실화에 기반한 사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하면서 그 쾌감에 매혹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더군다나 왜 불쾌해야 하는지를 영화가 납득시키지를 못한다. 이야기의 맥락과 텍스트가 부실하기에 굳이 사실적으로 묘사할 필요에 대한 명분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지 가학적인 순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에만 주력하는 결과물이 되었는데, 영화는 스너프 필름 같은 포르노그래피와 유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나는 포르노그래피를 예술이라고 말하기는 절대 못 하겠다.

 

1.jpg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6


  • 땔랭이
  • golgo
    golgo
  • LINK
    LINK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근데.. 엔딩 크레딧에 실제 사건 사진들도 나오지만.. ‘실화 재현극’이라고 봐야 할텐데, 시체 일부를 숨겨놓는 이유 같은 건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면 안 될 거 같은데...

03:39
19.07.08.
LINK

한편으론 그렇게 숨겨놓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더라구요..

10:14
19.07.08.
3등

아니 본인의 생각을 쓰면서 관객이니 뭐니 하면서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네요. 본인이 이해를 못하고 공감을 못하는 것이 마치 보편적이고 정답인 양 ㅋㅋ

인간의 행동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실제 사건에서 고유정 같은 유형의 인간행동 이해가 갑니까?

그리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면 스너픕니까?

그리고 이영활 예술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술 얘긴 어디서 나온 건지

 

08:05
19.07.08.
러너

저는 제 생각이 정답이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 어차피 논쟁이 많은 작품이니까요. 단지 제 의견을 그 논쟁에 한마디 더 보탠 겁니다.

서사의 부실한 개연성으로 인해 영화만의 텍스트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지적한 거고 영화 속 살인마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했어야 했다는 게 아니라 살인마의 행동에 계기나 원인이 없어서 이야기가 편의적으로 전개된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실적인 묘사만이 아니라 그걸 카메라가 맥락없이 탐하는 순간부터 스너프 필름과 가까운 거라고 말하는 거구요.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예술이기에 글의 마지막 말은 ,저는 <골든글로브>가 외설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이건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0:06
19.07.08.

영화가 매우 불쾌하셨던 것 같군요. ㅠㅠ 위로드립니다.

실제로 IMDB의 평론가들의 평점도 28점에 머물른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잔혹한 장면의 묘사 정도는 각자 느끼기 나름이니 어떻다고 말씀드리기느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런데 개연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영화에서 놓치신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잠시 제가 이해한 것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체를 왜 집에다 보관하는 지에대한 이유는 영화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첫 희생자를 훼손한 후 일부를 가방에 담아 버리는데 범인이 힘이 부치다보니 여럿이 함께 사는 공동주택의 목조 계단에서 계속 큰소리를 내며 가방을 끌고 내려오고 그러다 아이에게 가방들고 내려오는 장면을 들키죠.

그리고 다음날 신문에 자신이 벌인 사건이 뉴스에 나옵니다.

그후 범인은 시체를 집에다 보관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영화는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범인이 실제로 시체를 집에 보관을 했고요.

가끔 TV에 보면 쓰레기를 쌓아놓고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실제로 이성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언급하신 술을 끊고 새직장을 얻는 부분은 아마도 바로 이전 살인에서 희생자에게 반격 당하고 부상을 입은 경험을 통해 살인이 위험하다고 느꼇고 그것을 멈추고자 하는데 그러려면 술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새직장에서 새롭게 출발하려 했던 것 같고요.

하지만 결국 음주를 다시 하게되고 그것은 또 다른 살인으로 이어지고 말지요.

이부분은 영화속에서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았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설득력있게 느껴졌습니다.

 

영화는 보는 사람들에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고 율은 사랑님의 리뷰 잘 보았습니다.

10:40
19.07.0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늘 진행) [로데오]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5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4:06 1827
공지 [아마데우스][브릭레이어][분리수거] 시사회 신청하세요 2 익무노예 익무노예 5일 전10:38 5502
HOT 톰 크루즈, 크리스토퍼 맥쿼리와 3-4편 작업중 3 시작 시작 1시간 전13:33 803
HOT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로버트 벤튼 감독 별세 2 시작 시작 4시간 전10:29 752
HOT 스티븐 스필버그 차기 SF작품, '클로즈 인카운터'... 1 NeoSun NeoSun 1시간 전12:59 737
HOT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 로튼 리뷰 (신... 8 golgo golgo 4시간 전10:03 1206
HOT '미션임파서블 파이널레코닝' 언론시사 첫반응 호... 6 NeoSun NeoSun 1시간 전12:44 1208
HOT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속편 제목 발표 2 시작 시작 1시간 전12:38 927
HOT 2025 제78회 칸느영화제 /심사위원 기자회견 개막식 3 Pissx 2시간 전12:10 650
HOT '미션임파서블 파이널레코닝' 비하인드샷들 1 NeoSun NeoSun 3시간 전11:16 650
HOT 대니얼 데이 루이스 복귀작 '아네몬' 10월 개봉 예정 2 NeoSun NeoSun 3시간 전10:45 1044
HOT 넷플릭스 '이런 엿 같은 사랑' 스틸들 - 정해인, ... 2 NeoSun NeoSun 4시간 전10:16 1521
HOT 아만다 세이프리드-스쿳 맥네어리,스릴러 <더 라이프 앤 ... 1 Tulee Tulee 4시간 전10:11 469
HOT 피어 스트리트 :프롬 퀸 (캐리) 오마쥬 포스터 3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43 525
HOT ‘노바디 2‘ 첫 트레일러, 뉴 포스터 9 NeoSun NeoSun 14시간 전00:09 2211
HOT 펀코팝 캐릭터 피규어 (직쏘 고질라 ) 외 3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39 505
HOT 로버트 드 니로에게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 시상하는 레... 1 NeoSun NeoSun 5시간 전08:56 1323
HOT <하이파이브> 오정세 스틸 공개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8:26 997
HOT <슈퍼맨> 2차 예고편 공개 예고 영상 6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7:50 1998
HOT 모니카 벨루치 Vogue Portugal 1 e260 e260 7시간 전07:31 983
HOT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즈‘ 첫 로튼 93% 2 NeoSun NeoSun 7시간 전06:48 1016
HOT ‘수퍼맨’ 공식 포스터 6 NeoSun NeoSun 14시간 전00:07 2964
1175713
image
NeoSun NeoSun 38분 전13:58 520
1175712
image
NeoSun NeoSun 38분 전13:58 172
1175711
image
NeoSun NeoSun 40분 전13:56 223
1175710
image
golgo golgo 46분 전13:50 428
1175709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3:33 803
117570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2:59 472
117570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2:59 737
117570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2:44 1208
1175705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2:38 927
1175704
normal
Pissx 2시간 전12:10 650
117570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16 650
117570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55 617
117570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51 856
117570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45 1044
117569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38 341
1175698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0:29 752
117569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0:16 1521
1175696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11 281
1175695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11 469
1175694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10:10 299
1175693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0:03 1206
1175692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9:57 306
1175691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9:56 329
1175690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9:56 283
1175689
image
Tulee Tulee 4시간 전09:55 553
1175688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43 525
117568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39 505
117568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09:30 458
117568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56 1323
117568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51 634
1175683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44 807
117568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8:26 997
1175681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08:08 792
1175680
normal
시작 시작 6시간 전08:00 1360
117567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7:50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