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다양한 캐릭터들을 잘 살리지 못했다.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일본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두 만화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다. 루팡 3세는 괴도로 유명하며, 코난은 뛰어난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꼬마 탐정으로 유명하다.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은 지상에서 가장 뛰어난 도둑 루팡 3세가 공개적으로 핑크 사파이어를 훔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시작된다. 경찰들은 어떻게 해서든 도둑질을 막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그만큼 루팡 3세의 도둑질 수준이 신기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곤경에 몰리면서 코난이 루팡 3세를 잡기 위해서 나서게 된다. 특히 코난은 핑크 사파이어를 둘러싼 음모에 인기가수 에밀리오가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코난과 루팡 3세는 자신의 명예를 건 싸움에 들어간다. 한 명은 훔쳐야 하고 한 명은 꼭 지켜야 하는 싸움이다.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만났다는 점이다. 특히 두 캐릭터가 보여주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제법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만족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두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코난과 루팡 3세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캐릭터들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먼저 루팡 3세에 나오는 주요 인물로는 알마로스, 산드라, 고에몬, 제니가타 경부 등이 있다. 여기에다 코난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 유미란, 유명한 탐정, 브라운 박사, 홍장미, 세모, 뭉치, 아름 등 다양하다.

특히 아쉬운 점은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은 이야기가 코난이 중심으로 진행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루팡 3세에 나온 캐릭터들의 활약이 조금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코난이 전 연령층이 보는데 지장 없는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반면, 루팡 3세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조금은 성인 유머가 가미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서 루팡 3세 캐릭터들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관객들이 본다면 조금 싱겁게 이야기가 흘러간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성인 유머가 애니메이션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고, 루팡 3세의 캐릭터들 역시 매력적인 모습을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코난을 즐겨 본 애니메이션 팬들이라면 이번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줄 것이다. 코난과 주변 캐릭터들이 제법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기 때문이다.

결국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은 다수의 캐릭터들을 등장시키는 것보다, 두 애니메이션에서 주요캐릭터들 몇 명을 등장시켜서, 각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확실히 살리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루팡 3세의 매력이 너무 죽어버린 것은 애니메이션의 치명적인 결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