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잘 모르는 철마류
70년대 쿵후영화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 중의 한사람인 진관태는 원래는 대성벽괘권의 고수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대성'이 제천대성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니까... 손오공이요. 그럼 뭔지 감이오죠. 원숭이권법입니다.
근데 진관태는 배우가 된 후로 영화속에서 자기의 본래 장기를 제대로 어필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주로 유가량의 무술지도 밑에서 홍가권 계열의 액션을 연기했죠.
대스타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나자 자기 뿌리를 찾고싶었나봐요. 원숭이권법을 소재로한 작품을 직접 만들기로 합니다. 원숭이라는 동물이 진지한 대접은 못받으니까.... 쿵후영화가 살벌한 내용의 무협 스토리를 주로 다루던 시절에 원숭이권법이 영화에서 부각될 일은 없었다고 봐야겠죠.
의지가 엄청나서, 이 영화 만들려고 자기 회사까지 차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쇼부라다스 공무원이던 진관태가 한동안 장철과 쇼부라다스 영화에 결근하기도 했었죠.
그렇게 나온 진관태 감독의 1977년작 [철마류].
('마류'는 홍콩말로 원숭이란 뜻입니다. 표준어가 아니라서 중국표준어에 맞춰서 [철후자]라는 제목으로 알려져있기도 합니다.)
진관태의 인맥이 대부분 쇼부라다스에서 일하며 알게된 사람들이다보니, 영화의 출연진도 거의가 쇼부다라스 영화 찍던 사람들을 끌어왔기 땜에 얼핏 보면 쇼부라다스 영화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뭐 흔해빠진 남소림, 반청복명, 복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로서는 떠오르는 스토리가 그거밖에 없었나보죠. 아직 코미디 쿵후영화의 바람이 불기 전이고...
이영화 나오고 얼마 후 홍콩에 원숭이 바람이 불어서 후권을 소재로하는 영화가 줄줄이 나오게되는데, 그 대부분이 실전성과는 관련이 없는 원숭이의 동작을 요란하게 과장해서 희화화시키는 것들입니다. 뭐... 사람들이 원숭이라는 동물에 대해 가지고있는 이미지가 그렇죠.
그치만 [철마류]는 실제 무술인이 자신의 무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만들어낸 영화니까요. 아마도 원숭이권법 소재 영화중에 유일하게 진지한 영화일 겁니다^^
-16년 뒤에 나오게 되는 견자단, 우영광 주연의 영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건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