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칼날] 일본판과 비교한 관람후기...(약간의 스포)

원작소설과 일본판 영화까지 본 상황에서
한국판을 기다리는 심정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예고판을 보니 기차와 펜션, 사냥 총등...
너무 일본판과 동일한 설정이 아닐까
사람만 바뀌고 동일 한 것이 아닐까 더욱 걱정이 되었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야
여러가지 측면에서 개성있는 차별 점이 있고
확실히 두 영화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배경이나 스토리라인 자체는 원작이 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지만, 인적 성향에 있어서는
한일간의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일본판이 약간 지적인 아버지와 착한 딸의 설정이었다면,
한국판은 보다 삶에 지친 평균적인 직장인 아빠와
반항기 있는 사춘기의 딸이라는 설정이었다.
일본판은 너무나 착하고 기특한 딸이 잔혹하게 강간살해 당하자
조용하던 아버지가 서서히 분노하며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이성적인 복수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그에 반해 한국판은,
약간은 부족한 생활에 티격태격하는 부녀사이로 표현된다.
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더없이 적극적으로
분노하며 숨겨왔던 뜨거운 부성애를 나타낸다.
마지막에도 치열한 복수의 과정 속에 극단적인 결말을 맞는다.
첫 살인에서도 그 성향은 잘 들어난다.
일본판에서는 우발적으로 칼로 찔러 죽이게 된다.
한국판에서는 분노의 방망이질로 때려죽이게 된다.
결론에 있어서도 원작은
의도적으로 교훈적인 내용을 담으려 했다면...
우리 영화는 한계 상황에서 끝까지 치열하게 달렸던 것으로 그려진다.
이런 점들은 기본적으로 두나라의 다른 성향을
잘 반영해 낸 것이라 하겠다.
최근의 엄청난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침착하고 담담한
일본인들의 모습을 해외 언론들은 무섭다라고까지 표현한다.
질서 의식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인간성을 잃고
희노애락에 무뎌져가고 있는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쉽게 뜨거워지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티격태격하고 잡아먹을 듯 달려드는 것으로 보여도,
실제 가슴 속의 가족애는 전 세계 어느나라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있다.
그 뜨거운 가슴와 처절한 분노를
배우 정재영이 너무도 강렬하고 차갑게 잘 표출해내고 있다.
영화는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가해자의 인격은 국가가 보호하고
피해자는 영원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하는 현실...
그 모순된 사회의 단면이 존재하는 것은
한일이 모두 같은 모양이다.
그걸 잘 알고 있으면도
역사에 있어서 는자신들이 피해자 인척,
정치적으로 역사 왜곡을 서슴치 않는 그들의 모습이
겹쳐져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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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점 몇 가지...
- 상영관 탓인지 디지털 치고는 화면이 선명하지 못했음...
철지난 영화 보는 듯한 칙칙한 화면...
(상영관 탓이라면 앞으로 그 상영관은 피해야겠음)
- 마지막 범인 체포되 호송될 때 썩소를 흘려줬더라면
더 소름 끼쳤을 텐데하는 생각을 했음...
- 익무의 예매권 당첨으로 관람했습니다.
한국정서에 맞게 각색을 잘 했더라구요. 근데 주범놈?이 좀 선하게 그려진게 아닌가 싶어요. 심의 때문인지 범행장면이 아주 약하게 묘사됐는데 원작에선 아주 역겹고 적나라하죠. 그 점을 고려했으면 주범놈을 아주 극악한 외모의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