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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서로에게 인생 멘토가 되는 기적 같은 만남 (+함께 보면 좋을 영화 추천)

쥬쥬짱 쥬쥬짱
3017 3 13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린북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린북이란, 우체국에서 일하던 빅터 휴고 그린이 1936~1966년 사이에 출판한 흑인을 위한 여행 가이드입니다.

당시 흑인들은 1897년도부터 시행된 짐 크로 법(인종 간 분리 정책)에 의해 갈 수 있는 구역과 시간이 제한되어 있었고, 특히 남부지역에서의 차별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차별받고,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의 위협 속에서 노출된 흑인들을 위해, 주유소와 숙소부터 레스토랑, 각종 편의시설까지 알려준 여행 안내서가 바로 그린북입니다.

다른 정보는 몰라도, 이 정보에 대해서는 알고 간다면 영화가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상황들이 이해가 갈 것입니다.

 

 

01.JPG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빅토르 휴고의 이름을 따왔다는 빅터 휴고 그린의 그린북은 30여 년간 차별받는 흑인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을 책임지는 여행안내서였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니까

 

- 영화 그린북 속 대사

 

 

14ad312d5f28392062a802f2e231dc60239c05b4f.jpg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그린북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지만, 살아가면서 운명적이라고 할 만한 만남이 있습니다.

단순한 인맥이나 친구 사이를 넘어서, 서로의 인생의 멘토가 돼주는 소중하고 특별한 관계.

그런 특별한 만남에 대해서 그린 영화인 그린북.

1962년, 클럽의 해결사 노릇을 하던 토니 발레롱가는 내부 공사로 클럽이 한동안 문 닫게 되자, 일자리가 필요해집니다. 

이탈리아계로 그럴싸한 입담과 빠른 상황 판단으로 명성이 자자한 그이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아는 인맥을 통해서 박사의 운전사를 하는 일자리에 면접을 보러 가게 됩니다.

전후 유례없는 부를 누리게 된 미국이지만, 그 부의 대다수는 백인이 차지하고 있었고, 소수민족과 유색인종의 극소수만이 부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60년대 인종차별의 극에 달할 무렵, 토니가 면접을 보러 상대는 흑인이자 예술가였습니다.

그것도 자신과는 정반대의 환경에서 살아온 상위 1%에 속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02.JPG

클럽의 해결사인 토니는 일자리가 필요하자 면접을 보러 갔는데,

그 상대는 자신과 정반대 환경에서 우아한 생활을 하는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입니다.

 

 

세련되고 교양 있는 말투의 돈 셜리 박사가 제안하는 건 바로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약 8주간 미국 남부로 콘서트 투어를 가는 동안 자신을 무사히 데려다줄 운전사이자 로드매니저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기죽지 않고 배짱 있게 급여도 제안하고, 일할 조건까지 이야기하는 토니.

찬찬히 그런 토니를 보면서 할 일과 조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주변에서 강력 추천하는 타고난 문제 해결사인 그를 고용하고 싶어 하는 돈 셜리 박사.

아내인 돌로렌스는 정중하게 허락까지 구하는 돈 셜리를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답변은 줬지만, 남편이 위험한 일을 하게 될 것 같아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짭짤한 돈벌이를 놓치기엔 아깝고 토니는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남부 콘서트 투어를 돈 셜리와 함께 떠나게 됩니다.

거친 토니를 보면서 불안한 음반사 직원은 신신당부하며 그린북이라는 책자를 쥐여줍니다.

그렇게 말 많고 탈많은 콘서트 투어는 시작되었습니다.

 

 

03.JPG

돈 셜리 박사의 정중한 제안에 남편과 8주간 떨어지게 되는 돌로레스. 실제 토니와 돌로렌스.(실제로도 상당히 미인입니다.)

 

 

영화는 때론 유쾌하게, 때론 가슴 아프게 현실을 보여줍니다.

북부라면 충분히 대접받을 수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왜 이런 투어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백악관에서 2번이나 연주했고, 수많은 콘서트 투어를 다닌 천재 연주자지만, 트리오인 다른 두 백인 멤버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겉돕니다.

콘서트 투어가 계속되면서, 미국 남부의 더 깊숙한 지역으로 들어갈수록 토니와 관객들은 잘 알지 못했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상황을 보게 됩니다.

 

 

 

04.JPG

음반회사로부터 그린북을 받으면서 단단히 주의 받는 토니, 트리오지만 혼자 겉도는 돈 셜리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05.JPG

돈 셜리 박사에게 부당하게 가해지는 차별과 대우를 몸소 겪으면서, 부당하다 생각한 토니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부당한 상황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 참고 또 참는 돈 셜리 박사와는 달리,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토니는 정말 정반대의 사람입니다.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못한 외로움을 느끼는 고독한 천재와 친화력 짱에 거친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한가득인 문제 해결사.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고, 서로의 인생의 멘토가 되어줍니다.

 

 

06.JPG

아내에게 늘 편지하는 토니에게 맞춤형 첨삭지도를 하면서 일 포스티노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며,

토니를 통해서 몰랐던 세상을 접하게 되는 돈 셜리 박사.

 

주로 코미디 영화를 제작해왔던 패럴리 형제 중 피터 패럴리가 감독, 제작, 각본까지 맡았습니다.

(극중 토니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각본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영화는 감동적이면서, 유머러스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해줍니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권하에서 다시 심화되고 있는 인종차별적 정책들을 보면, 이 영화는 굉장히 의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07.JPG

실제 인물들과 비교. 돈 셜리 박사는 좀 더 호리호리하고, 토니는 좀 더 둥글게 생겼습니다.

 

 

* 덴마크인이자 영국계 미국인으로 북유럽 혈통에 가까운 비고 모텐슨이 등치 좋고, 배불뚝이인 전형적인 이탈리아노로 완벽하게 둔갑해서 놀랐습니다.

20kg이나 찌웠다는데, 반지의 제왕이나 몇몇 영화에서 냉미남으로 나왔던 그가 거칠고 수다 수다한 이탈리아 아재로 빙의했습니다.

 

 

08.JPG

이랬던 그가 전형적인 배불뚝이 이탈리아노 아재로 등장하니 놀랄 수밖에.

 

**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다음의 작품들을 보도록 합시다. 그린북을 보면 생각나는 작품들입니다.

1. 1950년대 흑인 운전기사와 유대인 할머니와의 25년간의 우정을 다룬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989)

2. 상위 1% 지만, 전신불구의 백인 백만장자와 하위 1%의 무일푼 흑인간의 우정을 그린 작품.

클래식과 디스코 음악이 인상적인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 (2011)

3. 1960년대 미국 남부에서의 흑인 가정부들과 백인 기자 스카티가 인종차별적 현실을 모아 소설로 만드는 에피소드를 다룬 <헬프> (2011)

4.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었던 흑인 소년의 슬픔과 외로움이 생생히 전달되는 작품.

이 작품에서도 마허샬라 알리가 나온다. <문라이트> (2016)

 

 

09.JPG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언터처블 :1%의 우정, 헬프, 문라이트 간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종차별과 정체성, 아웃사이더들간의 우정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10.JPG

익스트림 무비를 통해서 용산cgv에서 시사회로 본 작품.

쥬쥬짱 쥬쥬짱
39 Lv. 290992/300000P

감성으로 영화를 느끼는 사람. 

텍스트는 감성적이지만, 냉철한 현실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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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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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오우 2번 4번은 봤는데 1 3번은 아직이군요. 꼭 챙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영화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

04:36
18.12.19.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팅테솔

1번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럴꺼예요.:)

3번은 유명합니다. 남부지역에서의 흑인가정부가 겪는차별에 대한 이야기인데.보다보면 재미나지만 슬픈 역사죠. 

이거 말고도 비슷하지만 나사에서 일하던 흑인여성 3인방이 편견에 씨우는 히든 피겨스도 강추입니다.:)

05:51
18.12.19.
쥬쥬짱

네네 그 영화는 보았습니다. 무려 4.5/5점을 줄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지요. :)

06:00
18.12.19.
profile image 2등

그린북 줄거리 듣자마자 제일먼저 생각난 것이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입니다~~ 극중 할머니분의 연기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 합니다~~~

08:34
18.12.19.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한솔2

제시카 탠디와 모건 프리먼이 참 잘 어울렸죠~:)

테마곡이 떠오르네요. 다시보고파요~:)

11:25
18.12.19.
profile image

언터처블 같은 느낌의 영화면 겨울에 보기 딱 좋겠네요.^^

09:41
18.12.19.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golgo

크리스마스 이브전 8주간 이야기라서 개봉시기가 좀 늦어진 게 아쉽네요.:)

언터처블하고 많이 비슷한데 , 또 다른 느낌이예요~

언터처블 보면서 저는 OST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어스앤 파이어 디스코 음악과 클래식음악) 이번 영화도 흑인풍 재즈랑 소울 음악대 종통 클래식이 대비가 크네요.

11:30
18.12.19.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2작사

영화가 너무 좋습니다.개봉하면 꼭 보기를 강추합니다.

11:30
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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