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 HBO 미니시리즈[지구에서 달까지]- [퍼스트맨] 예습용 추천

[퍼스트맨] 개봉쯤 이 작품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불금 늦은밤에 장문(!)의 글을 작성해 올렸더니 많은 분이 못 보고(안 보고? ㅠㅠ) 가셨네요.

좋은 작품인지라 많은 분이 봤으면 하는 생각에 다시 올려봅니다.

(무플의 아픔을 달래줄 익무인의 따뜻한 손길도 바라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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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나 [마션] 같은 우주 하드 SF를 좋아하는 저에게

[퍼스트맨]은 올해 최고 기대작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혹시나 [퍼스트맨] 관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 길지만 미드 하나를 소개합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의외로 많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많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습니다.

영화로는 [아폴로 13], 그리고 오늘 얘기할 TV미니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 정도...

 

이 두 작품은 '톰 행크스'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폴로 13]의 주연, 그리고 [지구에서 달까지] 책임프로듀서가 톰 행크스입니다. 

 

톰 행크스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찍고, 제작자로 TV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만듭니다.

이에 앞서 톰은 [아폴로 13]을 찍고, 그때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TV시리즈 [지구에서 달까지]를 만듭니다.

일단 영화로 맛보고 이거다 싶으면 그 노하우로 TV 시리즈를 만든 것 같아요.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못봤지만, 대단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구에서 달까지]도 그렇습니다.

1998년 당시에 에미상과 그 다음해 골든글러브 TV 시리즈부문 작품상을 수상합니다.

 

총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고, 톰 행크스를 포함해

모두 10명의 감독이 각 에피소드를 제작했습니다.

시리즈는 1960년대가 다 가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시작으로

아폴로 11호를 거쳐 마지막 호인 17호까지 대강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주제나 연출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아폴로 1호의 불행한 사고, 달착륙선 개발 일화, 역사적인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행복하지만은 않은 우주인 아내들 이야기, 매스컴의 문제점 등...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과 2015년에 EBS에서 방영했습니다.

문제는 방영시간이 자정을 넘은 01시였다는 것...

지금은 판도라TV에서 EBS 방영본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광고를 봐야 하는 수고는...^^;)

아래에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각 에피소드 상영시간은 50분 내외입니다.

 

에피소드1. "Can We Do This?" 우리가 할 수 있을까?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54113/#34101553_new

감독 : Tom Hanks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와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우주에 보냅니다.

미국은 대단한 충격에 빠집니다. 우주 경쟁(=체재 경쟁)에서 소련을 다시 앞서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미국인을 달에 착륙시켜 성조기를 꽂는 것.

케네디는 1960년대가 가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킬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이게 1961년입니다. 1960년대가 10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실무자들은 한마디로 죽을 맛. 나사는 달에 보낼 우주인들을 선발합니다.

 

에피소드2. "Apollo One" 아폴로 1호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55287/#34101553_new

감독 : David Frankel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아폴로 프로그램 중 가장 큰 사고가 발생합니다. 아폴로 1호 화재 사고...

우주인들이 탑승할 실제 사령선에서 훈련 중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합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에 엄청난 위기가 닥친 것이죠.

그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에피소드3. "We Have Cleared the Tower" 발사대를 통과했다.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57181/#34101553_new

감독 : Lili Fini Zanuck [빅 피쉬],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제작자

가상의 다큐멘타리 제작팀 시선으로 아폴로 1호 사건 이후 다시 시작하는 아폴로 프로그램을

보여줍니다.

 

에피소드4. "1968" 1968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64268/#34101553_new

감독 : David Frankel(이 감독만 3개 에피소드를 감독합니다.)

1968년은 미국에게 시련의 한 해였습니다. 

월남전과 반전시위, 케네디 대통령 동생 로버트 케네디와 마틴 루터 킹 암살 사건 등...

이러한 시련의 해 끝자락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사한 준 것이 바로 아폴로 8호입니다.

처음으로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귀환합니다.

달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지구의 모습도 이때 처음 찍은 것이죠.

 

에피소드5. "Spider" 스파이더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66618/#34101553_new

감독 : Graham Yost [하드레인](시나리오), [미션 투 마스](각본), [더 퍼스픽] (제작 책임자)

달에 2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착륙할 달 착륙선의 애칭 스파이더.

달 착륙선 제작을 맡은 그루먼 사 엔지니어들의 악전고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다른 에피소드들도 그렇지만...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입니다.

 

에피소드6. "Mare Tranquilitatis" 고요의 바다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69311/#34101553_new

감독 : Frank Marshall [어라이브]

고요의 바다. 아폴로 11호 달착륙선 '이글 호'가 착륙한 곳입니다.

아마도 [퍼스트맨]과 가장 관련 깊은 에피소드일 것 같네요.

 

에피소드7. "That's All There Is" 그게 다예요.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75520/#34101553_new

감독 : Jon Turteltaub [당신이 잠든 사이에] [메가로돈]  

아폴로 12호 우주인 3명 중 한 사람인 앨런 빈의 시선으로

아폴로 프로그램과 동료들의 모습을 그립니다.
 

에피소드8. "We Interrupt This Program" 이 프로그램을 중단합니다.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75787/#34101553_new

감독 : David Frankel

아폴로 13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아폴로 13호 사고 자체를 자세히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건 영화 [아폴로 13]을 보면 되니까요.

11호와 12호의 연이은 성공으로 13호는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집니다.

그런데 13호에 사고가 발생하고 우주인들의 귀환이 불확실해지자 모든 메스컴이 주목합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말초적인 것에 집중하는 메스컴의 습성은 변함이 없습니다.

 

에피소드9. "For Miles and Miles" 멀리, 아주 멀리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77650/#34101553_new

감독 : Gary Fleder  [키스 더 걸]

아폴로 14호와 우주인 앨런 세퍼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앨런 세퍼드는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죠.

세퍼드는 달 위에서 갖고 간 6번 아이언 골프채로 멋진 샷을 날립니다.  

 

에피소드10. "Galileo Was Right" 갈릴레오가 말이 맞았어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80172/#34101553_new

감독 : David Carson [스타트렉 제너레이션]

아폴로 프로그램의 마지막인 17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달에 착륙한 우주인 중 한 명인

해리슨 슈미트는 지질학자입니다. 대부분 우주인들이 공군나 테스트파일럿 출신인데,

슈미트는 예외적인 경우죠. 

우주인들은 달에서 암석을 채취하고, 여러 과학 실험 장치를 설치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지질학을 공부시켜 보내도 지질학자만큼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지질학자를 우주인으로 훈련시켜 보냅니다. 

우주인들은 한 가지 실험을 합니다. 망치와 깃털을 두 손에 들고 동시에 떨어뜨리는 거죠.

지구에서라면 당연히 망치가 먼저 떨어지지만, 공기가 없는 달에서는 동시에 떨어집니다.

갈릴레오가 피사의 사탑에서 했다는 실험을 공기가 없는 달에서 직접해본 것이죠.

그래서 제목이... 

 

에피소드11. "The Original Wives Club" 조강지처 클럽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80779/#34101553_new

감독 : Sally Field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잘 알려지지 않은 우주인들 아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유일한 여성 감독, '메이 숙모'가 연출한 에피소드입니다.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우주인들의 인기는 오늘날 인기연예인 그 이상이었습니다.

우주인들은 미국의 우수성을 대표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들 부인 역시 완벽해야 했죠.

늘 언론의 관심을 받아야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고, 남편에게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해져 그 스트레스는 매우 컸습니다.

예고편을 보면, [퍼스트맨]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비중있게 다뤄졌을 것 같네요.

 

에피소드12. "Le Voyage Dans La Lune" 달나라 여행

http://www.pandora.tv/view/naljava69/48891405/#34101553_new

감독 : Jonathan Mostow [터미네이터3]

최초 SF 영화인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 세계 여행] 제작 모습을 연출합니다.

 

 

톰 행크스는 멜리에스의 조수 역을 맡죠. 그리고 아폴로 17호 이후 아폴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그리고 그것을 지켜봤던 인물들의 인터뷰가 교차 편집돼 보여줍니다.

 

각 에피소드가 끝나고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나오는 엔딩 타이틀곡이 참 좋습니다.

 

작품을 본 후, 감동의 여운을 더욱 짙게 만들어주죠.

EBS 방영본은 이 부분이 짤립니다. 이게 좀 아쉬워요.

 

아폴로 프로그램은 냉전시대 체제 경쟁의 산물입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막대한 돈을 들여 달에 인간을 보낼 이유가 없었죠.

그럼에도 [지구에서 달까지]를 보면, 그러한 체제 경쟁을 떠나

과학자로서, 기술자로서, 우주인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호수의 파문과 같은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20년 전 작품인지라, [그래비티]나 (아마도) [퍼스트맨]처럼 시각효과가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아직 못봤지만, [퍼스트맨]을 보고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공짜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