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복성과 최가박당이 만나면 구복성
80년대 홍콩에서 제일 잘나가는 양대 시리즈로 [최가박당]과 [x복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둘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복성 시리즈의 제작자인 홍금보와 최가박당 시리즈의 제작자인 맥가는 원래부터 친했고 둘이 합작해서 영화사까지 만들었던(금방 접었지만) 사이입니다. 그렇다면 안될 것도 없죠. 만들었습니다. 그 이름도, [최가복성]!
근데 둘이 제대로 만났다고 보기는 좀 아쉬운 것이... 실제로는 복성 시리즈에 [최가박당]의 대머리와 순악질이 우정출연한 정도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맥가와 장애가는 나왔는데 허관걸은 빠진 거죠. [최가박당]의 계보에는 이 영화는 끼워주지 않습니다.
한편 복성 시리즈로서도 좀 허전한 것이, 홍금보 빼고는 멤버들이 싹 다 바뀌었습니다. 원래 멤버들은 잠시 얼굴만 비치고는 바로 빠지고, 유덕화, 알란 탐, 정칙사, 진우, 누남광 등이 출연합니다. 홍금보도 한발 물러나있다가 나중에 나서서 해결해주는 큰형님 역할 정도..... 새 멤버들도 쟁쟁한 인물들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원 멤버들에 비하면 매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래서 뭐 복성 시리즈 중에서도 좀 약한 편입니다. 지금 보면 아주 불편할 수 있는 요소들도 있고... 그래도 액션은 여전히 믿을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가박당]이 별 빛을 못봤기 땜에 제목에 붙여봐야 별 의미없다 생각했는지 [구복성]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습니다. 어떻게 카운트해서 9라는 숫자가 나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전작들이 [오복성] [칠복성]으로 나갔으니 그냥 수열을 맞춘건지... 더 괴이한 것은 일본 개봉 제목은 [십복성]입니다.
이 영화에서 홍금보에게 발탁되어 악당역을 맡은 마츠이 테츠야는 그 뒤 일본 특촬물 쪽에서 액션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
진짜 수십 번 봤던 영화군요. 워낙에 이 당시 성룡 원표 홍금보 팬이어서.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