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 2 '공중전화' 시퀀스에 대한 비평
우선 패딩턴 2를 4번이나 N차관람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공중전화' 시퀀스였습니다. 이 시퀀스에서는 감정이 매말랐던 저마저 눈물이 나오게 만들었을 정도로 굉장히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패딩턴 2를 보신 다른 사람들께서는 팝업북 시퀀스나 기차 액션 시퀀스를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저는 공중전화 시퀀스에 대해서 제가 비평해보고 싶은 점들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장면이 무슨 장면인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드려야 되겠네요. 이 장면은 패딩턴이 너클스가 자신의 누명을 벗겨주겠다는 것이 거짓말임을 알고서 위험을 무릎쓰고 거리로 나오며 시작하는 장면입니다. 그렇게 혼자서 거리로 나와버린 패딩턴은 경찰차의 사이렌에 한 골목에 들어서서 숨은 다음 우연히 공중전화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패딩턴이 발견한 공중전화는 패딩턴의 마음처럼 완전히 낡아버린 뒤였습니다. 공중전화의 유리는 깨지지 않은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패딩턴은 자신의 귀에 넣었던 동전을 발견하고 공중전화로 다가섰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말했습니다.
아마 이런 상황에서라면 브라운 가족과 연락이 되겠지?
이 생각이 들었을 때 패딩턴은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와서 자신에게 남은 동전을 공중전화에 넣었고 전 브라운 가족과 연락이 될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저의 상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패딩턴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주디 브라운과 조나단 브라운의 목소리로 녹음된 부재중 메세지 알람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패딩턴은 이에 굴하지 않고 메세지들을 남겨놓기 시작하는데 패딩턴이 전화하고 있는 공중전화의 반대쪽에 있는 브라운 가족의 집 내부에 비치는 빛이라고는 분홍색 조명밖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저 패딩턴의 매우 공허한 목소리만 울러퍼질 뿐이었죠. 이제 인용문으로 제가 여러 번을 봤었기 때문에 이젠 매우 정확히 기억할 수 밖에 없을 패딩턴이 브라운 가족에게 남긴 메세지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예요, 패딩턴. 전화해서 미안해요. 감옥에서 탈옥했단 걸 알려주려고요. 지금 도망치는 중인데... 이럴 생각은
아니었어요. 너클스가 누명을 벗겨준다고 해서 집에 가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 혼자가 돼버렸어요.
물론 이때도 패딩턴이 자신을 잊어버렸다는 생각에 좌절하고도 한 번이라도 더 브라운 가족을 믿어보려고 하는 마음에 공감이 되어서 감정적으로 제 마음이 변해서 마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저를 울게 만드는 세 대사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진심으로 이 세 가지의 대사에서는 정말 울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제 가족은 정말 콩가루 집안인데다 아버지와는 견원지간인 제게는 브라운 가족과 패딩턴간의 관계가 부러웠습니다. 왜 제게는 마음의 상처를 주는 아버지와 같이 지내가야 하고 패딩턴은 이렇게 좋은 가족을 얻었는지 부러움과 동시에 질투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 덕분에 제가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했었는데 패딩턴의 이와 같은 세 대사가 감정적으로 변한 제게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더군요.
내가 왜 전화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이 말이 하고 싶었나봐요.
안녕.
이렇게 말한 뒤 패딩턴이 다시 위험을 무릎쓰고 거리로 나갈 때 마침내 브라운 가족이 메세지를 듣고 연락을 하며 패딩턴을 잊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패딩턴에게 알려주는 장면을 보고서야 겨우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 제 마음을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 장면을 비평하게 한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공중전화
2. 밴 위쇼의 연기력
3. 탁월한 프로덕션
먼저 공중전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의 공중전화는 스마트 폰에 밀려 이젠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공중전화는 특유의 빨간색의 박스에 공중전화가 있어서 매우 이국적으로 느껴지는데 패딩턴의 이 장면에 있는 공중전화도 앞서 말한 영국의 공중전화의 특장과 동일한의 모습을 보여지지만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공중전화의 유리가 전부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입니다. 이건 패딩턴의 마음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는 것을 비유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만약 이 장면이 공중전화가 아닌 스마트 폰으로 이뤄졌다면 아마 그떄 제가 느꼈던 감흥을 느끼게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저는 말했습니다.
아마 공중전화가 아닌 스마트 폰이었다면 그저 그런 장면이 되었을 거야.
두 번째는 밴 위쇼의 연기력입니다. 개인적으로 밴 위쇼를 처음 알게 된 영화는 007 스카이폴이었는데 그 영화에서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Q를 맡아서 제게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나중에 패딩턴을 본 다음에 제작진 목록을 보니 패딩턴의 목소리를 맡았다는 배우가 밴 위쇼임을 알고 깜짝 놀랐는데요. 이번 패딩턴 2에서도 밴 위쇼의 연기력을 흠잡기는 어렵더라고요. 특히 그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 게 바로 공중전화 시퀀스인 셈이고요. 특히나 밴 위쇼의 패딩턴이 브라운 가족에게 메세지를 보낼 때 보여지게 되는 좌절하는 표정과 체념하는 표정 등을 보고 제가 밴 위쇼의 연기력에 감탄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밴 위쇼라는 배우를 기억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처음 공중전화 시퀀스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이렇게나 멋진 연기력을 보유할 줄은 몰랐는데 연기력이 좋네!
마지막으로 탁월한 프로덕션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하며 이 비평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공중전화 시퀀스에 나오는 공간에 대한 프로덕션에 대해서 간단히 평하면 이보다 더욱 적절한 데를 떠오르기 어려웠을 정도로 딱 패딩턴의 심리 상태를 공간에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공간에는 빛이라고는 거의 없습니다. 고작해야 공중전화를 하기 위해 들어갈 때 나오는 빛이 전부라고 해도 절대 과언은 아니었습니다. 그 밖에 공중전화에는 한 가지 더 멋진 장치가 있었습니다. 바로 공중전화를 둘려싸고 있는 담쟁이입니다. 담쟁이는 후반부의 중요 소품 중 하나인데요. 왜냐하면 공중전화 시퀀스가 나오기 직전 패딩턴이 브라운 가족이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하자 독방에 있는 브라운 가족과 같이 찍은 사진에서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흘린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진 순간 독방이 담쟁이로 뒤덮이는 장면이었는데 이와 함께 공중전화에서 다시 한 번 담쟁이를 보며 한 가지를 걱정했습니다. 이게 설마 패딩턴의 상상이 아닐 까라는 걱정에 이렇게 절규했었습니다.
제발 이게 패딩턴의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공중전화이길.
다행히 이런 걱정과 반대로 패딩턴 앞에 있었던 공중전화는 현실의 공중전화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결론을 말해보도록 하죠. 먼저 공중전화 시퀀스는 공중전화라는 아날로그적인 도구와 밴 위쇼의 완벽한 감정과 표정 연기와 패딩턴의 감정을 공간으로 풀어낸 휼륭한 프로덕션이 저를 울리게끔 만든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늘 저는 마지막으로 패딩턴 2를 N차관람할 예정입니다. 아마 오늘이 지나면 패딩턴 2를 극장에서 직접 보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더빙판이 아닌 밴 위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막판이라면 말이죠. 그럼 여러분에게도 좋은 일만 가득히 있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며 오늘은 여기서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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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전화씬 저도 굉장히 짠하게 봤어요ㅠㅠ 공중전화였기에 그런 감성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닷! 패딩턴 2는 진짜 명작..ㅠㅠ
영화 다시 볼 때 그 장면 유심히 봐야겠네요.
저도 그 장면에서 뭉클했는데.. 해밀군님도 늘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또 보고 싶어졌는데 자막판은 이제 없네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진심 가득한 리뷰를 보니 저도 다시 패딩턴2가 보고 싶네요. 지인들에게 기프트티켓 보내주며 보라고 권장했는데 모두 다 재밌게 봤다고 좋아했어요. 공중전화박스씬 집중해서 볼께요.
영화 패딩턴 2는 누구라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진정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완성도와 작품성은 웬만한 영화를 능가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적어도 최근에 개봉했었던 수많은 영화 중에서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라는 영화와 완성도를 비견할 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와.. 상당히 감명깊게 보신 것 같아 지금이라도 다시 봐보고싶네요!! 자막판으로요 ㅠㅠ 공중전화 씬은 스쳐봤던 제가 아쉽네요 ..
잘읽었습니다
이글 때문에 이 영화가 보고 싶네요
나중에 영화를 보고 글을 읽어볼게요 ㅎ
네. 공중전화 시퀀스는 예고편 등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확인해야 해요. 그런 다음에 이 글을 읽으면 그 장면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패딩턴2 정말 좋았어요 글에 대사를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니 다시 감동이 밀려오네요
잘 읽었어요 저도 이 장면에서 눈물이 그만..
1편에서 패딩턴이 없어지자 벽지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연출도 좋아합니다
진짜 그 장면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감정이 너무 매마른 사람일 거예요. 그 정도로 밴 위쇼의 목소리와 감정 연기가 일품이었어요. 이 작품 덕에 밴 위쇼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게 되었어요. 아마 밴 위쇼가 출연하는 다음 작품이 개봉하면 저는 바로 달려갈 생각이고요. 1편의 벽지의 꽃잎이 떨어지는 장면도 저를 감정적으로 만들었던 휼륭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보신다해서.. 아직도 극장에서 하나 싶었는데 네이버로 다운 받으셔서 보셨군요! 저도 이 영화 2회차 했어요 ㅎㅎ
너무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패딩턴 너무 좋았어요:)
저도 공중전화씬 정말 좋았어요. 보면서 감정이 제일 심하게 요동쳤던 장면이예요. 분명 브라운 가족과 연락이 될 거라고 예상되지만, 어린 시절의 제가 보이고 감정이입이 되서인지 나중에 공중전화 연락이 되었을 때에는 보상받은 기분이었어요. 벤 위쇼 연기력도 정말 좋죠! 전 놀라는 표정 지을 때가 좋아요
오~ 저는 1편만 봤고 아직 2편을 못봤는데 1편 봤을 떄 꽤 재밌었거든요! 2편도 꼭 봐야겠어요! 익무님의 글을 보니 공중전화의 시퀀스가 더 궁금해지네요!
저도 좋아하는영화구 극장에서 두번 봤는데 ..
이런 비평을 할수있는게 부럽네요 ㅎㅎ
정말재밌고슬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