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아이엠러브]

역시 새벽 시간에 쓰는 게 가장 편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영화나 배우소개글.
아무렇게나 막 작성할 수 있어서 고수들 사이에서 조용히 묻혀가서 좋은 익무의 새벽 시간.ㅋ
영화 시사회 및 연말이 다가오니, 예매권 소잔으로 인한 원정(아트하우스쪽 영화는 늘 원정인 경기도민의 설움).
놓치기 싫은 홈테이블 데코 페어를 엄마랑 같이 관람하고 뻗었었네요.
(안온동안 사건사고가 왜 이렇게 많았던 건지....이래저래 보고 있는데 안타깝네요.)
얼마전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을 봐서인지 유난히 불륜 영화가 땡겼습니다.
제가 본 영화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불륜 영화 넘버원인 아이엠러브.
우아미를 뿜뿜 풍기시는 틸다 여사님.
패션의 나라인 이탈리아답게 의상부터 메이크업, 악세사리 하나하나까지 다 명품.
그런데, 원래도 귀족가문이다보니 타고난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틸다 스윈튼이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게 등장해요.
물론 그녀는 어디에서도 우아하고 아름답게 등장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녀는 정말 처음에 그녀의 모습은 초반엔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내는 속 빈 인형같은 느낌이었는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감정이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펑 하고 터지는 모습은 정말 압권이예요.
마치 예전 상류층 초상화처럼 경직되면서도, 계산된 포즈와 인물들의 각 위치는 잘 짜여진 상류층의 숨막히는 일상을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상류층 레키 가문의 며느리자 아름다운 새 남매의 어머니인 엠마는 겉보기에는 완벽해보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냥 레키 가문의 일원일 뿐 나 자신은 없는 그런 인생을 사는 그녀는 아름답고 똑똑한 자식들을 사랑하지만, 이제 성년이 된 자녀들은 서서히 그녀의 품안을 벗어나고 있고.
레키일 뿐 아무것도 아닌 그런 일상을 사는 그녀는 공허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아들의 친한 친구인 안토니오가 요리한 음식을 먹으면서, 황홀경에 빠집니다.
주변에는 시어머니와 예비 며느리도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존재조차 잊어버리고 말이죠.
또한 사랑하던 딸도 엄마에게 커밍아웃을 합니다.
딸의 고백에 잠시 충격을 받았지만, 딸을 사랑하는 그녀는 이내 딸의 사랑과 감정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강한 충동에 빠져서 딸의 전시를 본다는 핑계를 대며, 안토니오를 몰래 찾아갑니다.
사랑하던 딸의 커밍아웃, 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그녀.
(전 왜 이장면 보면서 팔찌와 귀걸이, 반지만 눈에 들어오는 걸까요.)
굶주린 사자가 사냥감을 구하듯 급하게, 안토니오를 찾아가는 모습은 몹시 불안해보입니다.
하지만 대도시에서 시골로 찾아가면서 보이는 주변 환경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안토니오와 마주친 그 순간, 그와 함께 사랑을 한 뒤부터 그녀는 잊어버린 자신을 되찾아 갑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들의 대담하고 비밀스러운 불륜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불륜의 마지막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볼수록 궁금해지는 이 영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공간, 의상, 액세사리조차도 마치 그림처럼 딱 짜여진 영화는 현악기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줍니다. 오직 시골에서의 엠마와 안토니오의 모습만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죠.
음식과 상류층 만찬의 모습도 이 영화를 흥미거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엠마가 먹으면서 황홀경을 느꼈던 새우요리는 저 요리를 한번 본고장에서 먹어보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하죠.
영화중 가장 먹고 싶었던 러시아의 생선스프 우하.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요리지만, 가장 큰 비밀이자 비극의 씨앗이 되어버렸죠.
과연 불륜의 마지막은 어떤 끝을 보여줄까요.
엔딩을 향해갈수록 비극적인 오페라가 떠오르지만, 엔딩을 보고나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평생 나 아닌 다른 존재로 살아가고, 살아갔던 어머니들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를 찾아간다는 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구나 싶기도 합니다.
새벽 문뜩 땡기는 불륜 영화! (하지만 주제는 불륜이 아닌, 잊혀지고 억눌린 자아를 찾아가는 영화.)
쥬쥬짱
추천인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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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도 저는 추천해드려요. 영화보고 많은 게 궁금해져서 이거저거 찾아보느라고 바빠요.ㅋㅋㅋ

전 영화보는 내내 저 우하라는 스프가 너무 먹고 싶었어요.




우왕. 그러시구나. 그래요 이 작품은 블루레이로 간직해야 할 작품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