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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봉만대 (2013)

체리다케시
5384 0 4

bodostill_06.jpg

 

봉만대...

의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ㅁ=

물론 장면 장면은 본 적이 있죠..

아무튼 저는 에로영화세대가 아닙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야동세대죠.

애초에 늦게 입문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혁신적이었다는

봉감독님의 에로영화..이천년이었던가요? 그 무게감을 몰라요.

 

아티스트 봉만대는 실제 자신인 영화감독 봉만대가 침몰 직전의 영화제작현장에

투입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당연히 그 안엔 봉만대라는 이름에

대한 여러가지 시선들, 그리고 봉만대가 하고 싶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섞여있어요.

당연하지만 이 불판 자체가 봉만대가 세팅한 판이기 때문에 영화는 후자쪽에 좀 더

비중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발리 옆 롬복에서 에로틱 스릴러를 찍고 있는 임필성 감독.

어떻게든 더 벗겨보려는 제작자와의 갈등 때문에 툭탁거리는데 서로 최악의 수를 씁니다.

"더이상 안 해!" "그래? 그럼 딴 감독 구하지 뭐!" 입니다. 요즘 이런 일이 유행인가요.

아무튼 그래서 남주와 인연이 있던 봉만대 감독이 긴급 롬복에 투입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현장 분위기는 흐트러져있고, 제작자는 어디서 나사 빠진 대역배우를

끌고 나타났으며 새로 오는 감독이 봉만대라는 이야길 들은 배우들은 갈등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뿔 난 전감독도 아직 현장 부근에 남아있구요. 이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서

봉만대는 프로젝트를 잘 지휘할 수 있을까요?

 

영화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은 봉만대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의 인식입니다.

네, 에로 거장 봉만대라는 이름 말이에요. 하지만 저처럼 에로영화를 보지 않고서도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겁니다. 적어도 찬찬히 뜯어보며 그가 왜 거장인지,

그가 에로라는 장르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그가 충무로에 들어와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면, 역시 이런 자신을 소재로 하는

영화를 찍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스크린 안에서 쌀 값 걱정 세달은 안 해도 된다.

라는 대사를 뱉을 때 위화감이 없는 건, 영화감독 봉만대에 대한 관객들의 시선이 그렇다는 걸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불쌍한 감독일까요? 전혀 아닙니다. 세상엔 입봉작이 은퇴작이 되는 감독들이

쎄고 쎘어요. 아니, 입봉조차 하지 못하는 감독들도 산더미입니다. (저요 저)

에로영화로 시작된 그의 커리어는 야심찬 충무로 입성과 그 이후 잊을만 하면 들리는 소식들로

실처럼 이어지는 꽤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것이 바로 에로라는 장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일 겁니다. 그것을 보러 극장에 찾아가서 200만, 400만 동원을 하는 건 어렵지만

시장은 계속해서 그의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거에요.

 

영화 이야길 해볼까요.

지난 몇 년간의 삶에서 최악의 순간들을 조합해내서 만들었을 것 같은 영화속 영화 현장은

임필성에게도, 봉만대에게도, 배우들에게도 지옥같은 곳입니다.

봉만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확장시켜 배우들에게도 태도를 유지하고 있죠.

그래서 곽현화는 어느정도 대중의 인식과 조합된 곽현화로, 여현수도, 성은도, 이파니도

모두 그런 자기자신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입체적이란 말은 할 수 없어요.

임필성을 선두로 배우가 아닌 자기자신이 투입된 사람들은 어느정도 연기에 한계가 있고

이파니는 자신의 이미지를 소모하는 정도에서 출연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어쨌든 감독은 이 자기반영적 무대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일갈하기로 하며

배우들에게도 그런 기회를 나눠준 것으로 보입니다. 여현수가 곽현화에게 개그맨이

출렁녀로 떠가지고! 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이나 성은이 10년동안 제대로 된 연기나 평가를

못받았는데 그걸 이제 큰 스크린에서 하라는거냐며 우는 장면은 각자 여배우가 자신에 대한

오해성 혐의에 대해 자신의 방식으로 한풀이를 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으며

뜨끔한 대중은 그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길 것입니다. 영화 안에서 가장 좋은 두 장면이기도 하구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널려있지만 역시 중심은 그 현장 가운데 서 있는 봉만대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영화 안에서의 봉만대의 묘사를 곧이 곧대로 믿을 정도로 나이브한 관객은

없을 거에요. 어쨌든 자신이 쓴 스크립트위에서 연기하고 그걸 편집한 건 봉만대니까 말이죠.

그래서 욕심과 갈등이 복잡하게 얽히는 제작현장은 최대한 단순화되고 악의 축은 제작자

한 명으로 결정됩니다. 이건 대중영화로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봉만대는 끊임없이 영화 안에서 에로영화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피력하는데

그 것이 얼마나 정확한 묘사인지를 고민하는 것은 일단 차치하고 들을만한 이야기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할거라고 믿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의 가장 많은 반응 중 하나도

봉만대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라는 거죠. 저야 애초에 봉만대에 대한 관심이

없는 편이었으니 달라질 것도 없긴 합니다만 적어도 이 영화를 보고 그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네, 진정성이 담겨있다는 것 만큼은 어느정도 확신할 수 있다는 거죠.

 

영화는 에로영화를 연출하는 노하우라던가, 수위를 조절하며 생기는 갈등

제작자와의 갈등, 기이한 배우, 혹은 배우들 간의 신경전 등을 나열하는데

모두 있을 법한 이야기고 어느정도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의심되긴 합니다.

각자의 에피소드는 하나하나 재미있고 뭉클하기도 한데 그것이 이 영화 안에서

똘똘 뭉쳐지고 있는지는 사실 의문입니다. 또렷한 내러티브 구조라기보단

페이크 다큐 형식도 차용하며 느슨한 스토리텔링을 취하고 있는 영화의 구조 덕분에

완성도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는 아니지만 산만한 것도 사실이죠.

그것은 에로틱한 장면이나 코미디, 혹은 호러, 갈등이 표현되는 드라마 등이

조금씩 등장하는 영화의 성격에서도 비롯되며 이런 산재한 영화의 파편들을

뷔폐처럼 느끼는 관객도 있겠지만 샘플 시식인가? 라고 불만족하는 관객도 분명 있을겁니다.

결국 결정적 호불호의 경계는 해변의 광기 현장에 몰입해서 촬영이 무사히 끝나길

바라게 되는 마음이 생기느냐 아니냐에서 결정날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 전자였고

마지막 파티 장면에선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관객수가 저렴하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에로에로한 걸 보고 싶었던 관객이라면 붕가씬 하나 없는 이 영화가 만족스러울 리 없고

영화현장을 훔쳐보고 배우나 감독이 실명으로 출연하는 그런 메타적 재미를 느낄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보단 일반 대중들, 특히 여성분들에게 더 소개해주고 싶은 영화인데

그러기엔 아티스트 봉만대라는 제목 자체도 좀 촌스럽고 이를 소개하는 방법도 좀 후져요.

물론 아티스트 봉만대라는 타이틀은 영화와 영화를 만들고 있는 봉만대를 소개하는데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지만 키치적이고 나르시즘적 혐의를 깨끗하게 지울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 이야기를 하다보면 흔히 빠지게 되는 함정인데, 하고 있는 말이 너무 많아요.

특히 크레딧 뒤의 장면은. 개인적으로 없어도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전이라기보단 그냥 하고 싶은 말의 연장인데, 딱히 위트있지도, 절묘하지도 않거든요.

영화 속 호러 연출은 좀 많이 아쉬웠고, 코미디들도 전문배우가 아닌 사람들은 제대로 소화하질

못해요. 심지어 곽현화씨조차 중요한 부분에서 연기하는게 삐끗거릴 정도니까요.

이런 것들도 너무 많이 담다보니 전부 다 조절하기 어려웠던, 그런 단점의 연장선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훨신 많은 영화이고

아름다운 배우들을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상적인 장면도 있고, 영화현장의 노스텔지어에도 살짝 젖어드는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렇게 한 번 훌훌 털고 일어서게 되었으니 이 영화의 흥행에 상처받진 마시고

봉감독님이나 배우 곽현화, 배우 성은씨 모두 자신이 가고 싶었던 방향으로 쭉 뻗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무게감으로 차별받는 건 정말 별로인 일 아닌가요.

하지만 해변의 광기는 개봉해도 보러가진 않을겁니다. :-)

 

 

 

+제가 감독이라면 성은을 잘 쓸 거 같은데 왜 캐스팅이 잘 안 되나 모르겠어요.

++제작자역 배우분 연기 좋더군요. +_+

+++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되었으면 훨씬 이슈되고 평도 좋게 받아서 관객몰이가 더 됐을텐데..아쉬워요

체리다케시
26 Lv. 70408/71610P

당신의 물좋은 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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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요.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해서 좀 더 입소문이 났으면 좋았겠어요.
곽현화와 성은의 이야기에 공감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참 무서운 것 같아요.
10:14
13.09.05.
3등
저도 성은역 배우 여자가봐도 이쁘던데,왜 곽현화가 메인이지? 했네요.
17:25
13.09.05.

시사회에서 무대인사도 보고했는데.. 글쎄요.. 분명 영화안에서 주는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무언가 동정심?유발 정도는

보이긴 하지만.. 상업적인 흥행보다는 어떤 메세지를 주는것에 더 치중한 영화이지 않나 싶네요.. 후반부갈수록 조금은 지루한감이 없지않았나 하는 영화로 기억에 남네요.. 성은,이파니는 솔직히 크게 비중이 없는 영화인듯 하구요..

01:12
1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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