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도시 Z>, 인간이 지각하는 평범한 편협과 차별의 범주마저 넘어서는 집념의 영화
영화는 퍼시 포셋이라는 실제 영국 군인이자 탐험가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예전부터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영화는 상당히 고전미를 중요시 여기는 영화였는데, 이번에도 아마존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그려내면서 고전미는 절대 놓치지 않고 있다.
퍼시 포셋이란 인물은 영국의 제국주의와 계급주의에 가로막혀 상류층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인물인데,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가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능력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대접받지 못하는 퍼시 포셋은 아마존 탐험을 통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퍼시 포셋은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신분 상승에 대한 꿈을 동시에 공존시키며 자신의 첫 탐험을 성공시키고 영국으로 돌아온다. 언제나 뒤에 있었던 퍼시 포셋은 처음으로 그 탐험 덕분에 엄청난 연설을 하게 되고, 계급주의와 편협, 차별주의에 찌든 영국인들의 사고방식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쾌감에 사로잡힌다. 이 때부터 퍼시 포셋의 집념은 광활하기 짝이 없어진다.
안타깝게도, 퍼시 포셋 역시 그런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다. 영화에서 그는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탐험가로 묘사됨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아내는 아내의 역할을 고수하게 하는 남편의 가부장적인 모습을 동시에 노출한다. 어쩌면 Z는 그런 자신의 모습들에 대한 탈출구로써의 집념으로 완성되었을지도 모른다. 동시에, 영화는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오마주하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가정과 아이에 대한 사랑을 통해 퍼시 포셋의 이중적인 면모를 노출하고 있다.
퍼시 포셋의 꿈이 처음에는 '사회적'인 목표였다면, 이후엔 점점 정신적인 어떤 집념을 초월하는 목표로 변모하게 된다. 전쟁터에서 동료들을 대하는 모습과, 미국의 탐사대들과는 다르게 원주민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을 보면 그가 추구하는 영역이 예전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퍼시 포셋이 과연 어떻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영화는 직접적인 결론을 내려주진 않는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났겠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그를 단순히 죽음의 영역으로 보내기 보다는 '다른 세상'으로 보내주는 느낌으로 연출해냈다. (원주민과의 교감과 대화를 보면 알 수 있음) 아내는 마지막까지 그들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아내가 정글로 들어가는 장면은 그녀 역시 그녀의 삶에서 모험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묘사한다.
'인간이 지각하는 범위는 이해의 범주를 넘어야 한다. 천국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겠는가?'
위 대사는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누구에게나 미래는 미지의 영역이다. 영화에서 아내 니나 포셋이 말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미래를 정하게 할 수는 없다고. 우리의 삶은 결국 모두 잃어버린 도시 Z를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언제나 미지의 영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
물론, 영화에서처럼 사회의 평범한 편협함과 차별을 초월하는 영역으로 달려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메론맛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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