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이거 제가 알던 공각기동대가 아니네요!?

오늘 저녁에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시사회가 있어서 실사화 영화를 보기 전에 JFF로 상영 중인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고 왔습니다.
공각기동대와의 첫 만남은 어릴 적 부모님이 사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에 있던 게임이었는데,
그때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무튼, 까마득히 어릴 때라 어느 게임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래의 로봇은 기억에 남던 ㅎㅎ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 때였는지 공각기동대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었습니다.
당시 미래 배경의 SF 물이라는 것과 만화임에도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굉장히 좋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지 않은 제가 그나마 본 게 공각기동대와 카우보이비밥 정도인데,
이 두 만화가 모두 SF 물이면서 약간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부분도 있고 컴퓨터의 발전으로 미래 세계에 겪게 될 철학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어쨌든 그래서 저는 이번 실사화 영화의 원작인 1995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공각기동대를 당연히 봤을 거라 생각하고
오늘 시사회 전에 복습하려고 했는데, 막상 보니 이 작품은 안 봤던 것!!
TV애니메이션?은 좀 더 가벼운 느낌의 액션과 유머가 있었던 거로 기억합니다만,
이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SF 요소와 액션은 거들뿐, 정말 미래세계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철학적 문제를 다루는 굉장히 무겁고 진지한 영화였습니다.
미래 시대 인간과 기계의 공존으로 겪게 되는 인간의 존재성과 정체성, 삶의 이유, 한마디로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인데,
1982년 '리들리 스콧'의 명작 <블레이드 러너>나 1999년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어렸을 때 봤다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지만 지금 보니 역시 괜히 명작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SF로 유명한 작품인데도 SF 요소가 크게 안 느껴진 이유는 90년대 작품이 나올 당시엔 굉장히 미래적이고 저게 말이 되나? 싶을 만큼 신선한 배경과 요소들이었지만,
20년도 넘게 지난 지금에 와선 대부분 이미 실제로 볼 수 있는 혹은 머지않은 미래에 진짜로 실현될 것들 같아서 이런 부분에서 놀라움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 조금 덜 다가온 것 같습니다.
또, 그림체도 제 기억 속의 캐릭터들과 다르게 좀 더 어른스러운 작화라고 해야할지 아름답고 잘생긴 느낌 보다는 조금 투박하고 차가운 느낌이 많이 났던 것 같네요.
(제 기억에 주인공 쿠사나기는 굉장히 예쁘고 섹시했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선 조금 남자 같기도 하고 강해 보여서 무서웠어요ㅠㅠ 내 기억 속의 그녀를 돌려줘...)
이번 실사화 영화가 가장 걱정되는 것도 위의 이유들인데
일단 공각기동대 작품 중에 액션의 비중이 상당히 작고 철학적 이야기가 주된 원작임에도
푸티지 영상을 본 분들이나 언론 시사회로 미리 보신 분들의 평이
원작의 액션과 SF적 요소들만 빼 온 영화, 고스트 인 더 쉘에서 혼은 없고 빈 껍데기만 남았다.
라는 평이 많은 것 같아서 원작의 철학적 메시지들이 모두 사라진 액션 오락영화로 만들었을까 봐 걱정되고
이번 실사화에서 최신 그래픽 기술로 오래된 SF 요소들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하는데, 이 부분에서 과연 만족시켜줄 것인지.
또, 2D 캐릭터들을 실사화하는 것이니 아무래도 어색하고 이질감이 들 수밖에 없는데, 이걸 얼마만큼 신경 써서 완성도를 갖추었는지가 정말 궁금하면서 걱정됩니다.
아마 대부분 원작을 접하지 않고 이번에 개봉하는 실사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을 먼저 보실 것 같은데,
이번 실사화 작품이 어떻든, 원작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보시길 추천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안 좋아하는 분들도 만화 같지 않고 영화에 가까운 작품이라 큰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언제까지 하는진 모르겠지만 JFF(Japan Film Festival)로 영화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본 느낌은 확실히 오래된 작품이라 화질이 좋지 못하고 사운드도 그리 좋은지 모르겠지만...
집에서 보는 것과는 확실히 집중도나 몰입감이 다르니까요^^
추천인 10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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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골고님 올리신 영상 보고 게임 플레이 영상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ㅎㅎ
저 때는 저 그래픽이 엄청 나다고 느꼈는데 지금 보니 참... ㅋㅋㅋ PS1 게임이었나 보네요.


인간은 좋은 것만 기억하고, 기억을 점점 미화시키는 것 같아요.
원작 애니메이션에도 나오지만... 그것이 설령 환상일지라도


원작을 보고 나니 이 원작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마음을 비우게 되네요 ㅎㅎ
볼거리나 오락거리만으로라도 즐겁게 해주었으면...

TV애니메이션에서 느꼈던 유머나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무거운 주제와 영화같은 연출이 상당히 좋았네요!
이정도 원작이면 차라리 원작의 이야기 그대로 실사화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
근데 무거운거싫어하시는분들은
들어와서 넋놓고있거나 졸거나 화내시더군요

이런 영화를 처음 접하는거면 조금 어려운 세계관이라 멍 할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
적어도 블레이드러너나 매트릭스를 인상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즐겁지 않을지~
무거운만화라고해봤자 데스노트가전부라ㅠ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원작 예습은 필수인거 같아요
전 고스트인더 쉘 2.0만이라도 보고 가려합니다

원작을 봤다고 생각하고 안 봤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원작을 어설프게 따와서 망치는 것 보단 차라리 원작에 가깝게 만드는게 아쉬워도 실망은 덜할 것 같은...
이번에 <미녀와 야수> 실사판을 보고 느꼈습니다.
뭐 어떤식이라도 원작을 뛰어넘는 재창조는 나오기 힘들겠죠ㅠㅠ



저도 오래전에 봐서 몇몇 캐릭터와 느낌들만 기억하는데 제 기억과 다른 점들이 많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ㅎㅎ

검정머리 헐벗은 처자.. 쿠사나기 였나요? 하고
뚱간 뿔테눈 백발아저씨만 기억나네요 ㅎ
한 20년전 본 거 같은데....








오시이 마모루 감독
카미야마 켄지 감독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시리즈 -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에서 '쿠사나기 소령이 2029년에 인형사를 만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제3의 공각기동대.
TVA로 26화씩 2기, OVA 1화가 제작되었다. 유일한 TVA 시리즈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공각기동대 시리즈이기도 하다.
키세 카즈치카 감독
공각기동대 ARISE - 원작,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카미야마 켄지의 SAC에 이은 제4의 공각기동대. 2013년 2월 제작을 발표 했으며 2013년 6월부터 전 4부로 개봉.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캐릭터 디자인이 크게 변했고 성우도 교체되었다. 2015년 신극장판 공개에 앞서 4월부터 편집하여 TV방영 중.
공각기동대 신극장판 - 2015년 6월 20일 개봉한 일본의 극장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25주년 기념 작품. 시로 마사무네의 공각기동대를 원작으로 하며, 공각기동대 ARISE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을 계승

네 저도 찾아보니까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두 작품 고스트 인 더 쉘과 이노센스가 비슷하고
TV 애니메이션 이었던 SAC시리즈가 제가 봤던 거더라구요~
그 이후의 작품들은 보지 못 했지만 위의 극장판 2개가 적당한 무게감도 있고 철학적 메시지를 다룬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네요.

플레이스테이션 공각기동대 저도 재밌게 했습니다..^^
중간중간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좋았죠.
오프닝 영상 지금 봐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