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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 인간의 본모습을 드러낸 에일리언 아포칼립스

블루드래곤
726 3 5

우주전쟁.jpg

 

 

벌써 11년 전이네요. 이 영화가 개봉한 것이...

 

<우주전쟁>이라는 원작 소설은 이미 진작에 여러 번 읽어보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이랑 결말은 다 알고 있었습니다.

 

2005년에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했을 때에 저도 이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먼저 보고 온 친구들이랑 가족들이

 

"별로더라. 뭐 싸우는 것도 없고 주구장창 도망만 치는 것만 나오더라..."

 

이렇게 말을 하면서 <우주전쟁>보다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를 볼 것을 권유하더군요.

 

결국 <우주전쟁>을 포기하고 <아일랜드>를 보았고 <우주전쟁>은 나중에 DVD가 발매되었을 때에 보았는데...

 

역시나 제가 옳았다는 것을 알았어요.

 

 

2005년 개봉 당시에 국내 관객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우주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인하여 적지 않은 관객들이 톰 크루즈가 외계인들에 맞서서 맞짱을 뜨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대했던 탓도 있을 겁니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과 압도적인 기술력 격차에 밀리고 밀리는 지구인들의 생존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에일리언 아포칼립스라는 지옥도를 보여주지만 영화 속에서 나온 모습은 '전쟁'과는 거리가 멉니다.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마구 학살하기 시작하고 지구인 역시 외계인들에게 대항하여 군대와 무기들을 동원해서 반격을 시도하는 장면도 분명히 나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메인 스토리의 곁가지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메인 스토리는 절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제가 느끼기에 2001년 9월 11일, 세계 무역 센터 테러 사건 이후로 불안감에 떠는 미국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묵직하고 암울한 에일리언 아포칼립스처럼 보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나타난 외계인, 그리고 학살당하는 사람들, 생존을 위해서 도망치는 사람들, 그리고 외계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의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압도적인 재난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들의 절망을 잘 보여준 수작이라고 생각해요.

 

외계인 침공과 인류의 전투보다도 외계인 침공이라는 전대미문적인 대재앙 앞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한없이 약해질 수 있으며 동시에 본능에 충실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중간에 톰 크루즈 일가족이 외계인 침공을 피해서 배가 정박 중에 있는 선착장으로 갔었을 때에, 톰 크루즈의 일가족이 탑승한 자동차 주변으로 몰려드는, 흡사 좀비와도 같았던 그 광기의 군중들의 모습이 그 예시이죠. 결국 톰 크루즈의 자동차를 빼앗고 그 일가족들을 모조리 자동차에서 끌어내리려고 폭력까지 행사하는 사람들. 그러다가도 톰 크루즈가 권총을 뽑아들자 금세 또 진정하라면서 겁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다시 권총을 이용해서 기어이 톰 크루즈의 차량을 탈취했다가 다른 사람이 쏜 권총에 맞아서 사망한 사람. 사람이 죽은 것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기가 살려고 자동차 주변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모습.

 

절박한 생존의 순간에서 본성,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외계인을 피하던 톰 크루즈와 그의 딸 다고타 패닝이 팀 로빈스의 집에 숨어들어가서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팀 로빈스는 처음엔 착한 사람처럼 보였으나 결국 외계인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자기 자신만의 망상과 공포에 빠져서 결국 톰 크루즈에게 마저 폭력을 휘두르는 과격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것은 9.11 테러 이후로 다시 테러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서 지나친 광기로 이라크 전쟁을 벌인 부시 행정부에 대한 비판, 아랍인이라면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생각해서 배척하는 미국인들의 2005년 당시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영화적 장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후반부에 외계인들이 허망하게 리타이어당하는 것도 딱히 이상하지 않았어요. 그들이 온 행성의 환경과 지구의 환경이 100%로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행성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수많은 세균과 박테리아에 외계인들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죽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인 결말이라고 생각되거든요.

 

19세기에 나온 소설의 21세기 버전의 적절하고도 훌륭한 리메이크작이라고 여겨지는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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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제게 흥행감독으로만 알고있던 스티븐스필버그를 천재감독으로 인식시킨 영화가 우주전쟁이었지요
23:54
16.11.12.
dork7

저도 <우주전쟁>이 정말 잘 만든 재난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에 <뮌헨>을 보고나서 정말 거장은 거장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00:02
16.11.13.
2등

스필버그와 쿠르즈의 환상 호흡이죠 ~

04:04
16.11.14.
JL

<마이너리티 리포트>보다 <우주전쟁>이 더 좋았어요. ㅎㅎㅎ

19:12
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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