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관련 몇가지 썰들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1953 작품으로 벤허로 유명한 거장 윌리엄 와일러가 연출했으며
당대의 스타였던 그레고리 펙이 남자 주인공 조 브래들리 역, 그리고 신인으로 이 영화가 데뷔작이었던 오드리 햅번이 여자 주인공 앤 공주 역을 맡았습니다
53년도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로, 로코 장르의 오리지널이자, 공주나 귀족 아가씨 같은 높은 위치의 여주인공이 빡빡한 일정이나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해
평범한 남자주인공과 데이트를 즐기는 클리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당시 국내, 일본 개봉 포스터, 53년도라 그런지 일본 홍보용 포스터에서 폰트도 안 바꾸고 번역해서 가져온듯합니다.. 당시엔 많이 그랬나봐요
얼마 전 트럼보가 개봉하며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는데, 포스터에 보이다시피 달톤 트럼보는
스팔타커스, 파피용, 로마의 휴일등을 쓴 당대 최고의 각본가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할리우드에 불던 맥카시즘 바람때문에 자신의 이름으로 각본을 내걸 수 없던 블랙리스트 각본가들중 한명이 트럼보였는데
워낙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던 그는 동료의 이름으로 배급한 각본중 53년도 로마의 휴일, 56년도 브레이브 원으로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합니다
그의 사후 아들이 아카데미에 명예회복을 신청해서 명예 오스카를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 로마의 휴일은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캐리 그랜트가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제작 과정에서 감독이 교체되어 이 영화를 연출하게된 와일러는
여주인공 역에 스타가 아닌 신인 배우를 쓰자고 제안했고, 오드리 햅번으로 교체됩니다.
그러자 캐리 그랜트(04년생)은 로맨스 상대역으로 햅번(29년생)에 비해 자기가 너무 늙었다며 하차하였고,
16년생 그레고리 펙이 기용됩니다
10년후 로맨스는 아니지만 Charade에서 햅번의 상대역을 맡은 그랜트는 여지껏 여배우와 한 작업중 최고였다며 햅번을 칭찬했고,
로마의 휴일을 찍고 난 후 펙도 햅번의 연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로마의 휴일 포스터에는 당연히 무명의 신인이었던 햅번의 이름이 아닌 대스타 펙의 이름만 대문짝하게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펙은 제작사에 이 영화로 햅번이 엄청 뜰것이라며 자신과 동등한 비중으로 홍보를 해달라 제않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펙이 촬영내내 햅번의 연기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을테니 확신이 있었겠죠
로마의 휴일은 이탈리아에서 촬영 전체가 이루어진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제작사 측에서는 당시 이탈리아 동결자산을 처리할 곳이 없어서 방치하고 있다가
이 영화 제작으로 인해 처리하게 되어서 후련해 했다는..
와일러 감독이 맥카시즘을 피해 일부러 로마 로케를 고집했다는 말도 있고, 올 로마로케이션 때문에 제작비 문제로 흑백으로 찍었다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이 영화로 로마가 관광지로 더욱 유명해진건 사실입니다
그저 유명한 명소였던 진실의 입은 이 영화 이후로 오는 사람마다 입에 손을 집어넣는 것이 관습처럼 되었고
앤 공주가 사먹었던 젤라토 가게가 붐비면서 인근 바닥이 쓰레기 천지가 되는 바람에 가게가 얼마안가 없어졌다는 믿거나말거나한 말도 있습니다
데뷔작으로 히트를 치고 온갖 여우주연상을 휩쓸어간 햅번뿐 아니라 펙도 이 영화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펙은 당시 할리우드 스타들 중 스캔들 없이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던 흔치않은 배우였는데,
촬영을 위해 로마로 올 당시 펙은 아내와 이혼한 직후였고, 매우 우울한 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로마에서 펙은 베로니크라는 프랑스 여인을 만나게 되었고, 결국 재혼하여 평생 같이 살았습니다
햅번에게나 펙에게나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영화인것 같아요
추천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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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천국제만화축제 슬렁슬렁 놀러갔다가 좌판대에 진열되있던 DVD 싸게 팔길래...
재미로 뭐있나 고르고 고르다가..... 헐.... 로마의 휴일...아메리카 갱스터 있길래....
2장에 3000원.... 냅다 집어옴...로마의 휴일은 특별 번역판(한국어or영어-선택가능, 동시자막 가능 기타등등)
속는셈 치고 샀는데 대박이었습니다. 위리엄 와일러... 역시...훌륭한 감독과 배우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영화!
아, 좋은 글 정말 고맙습니다. +_+
고전 헐리우드 영화의 한국 개봉명은 당시 일본판 제목에서 많이 따왔다고 하더군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도 원래는 오역인데 일본 개봉명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알고 있고요.
정말 이때가 헐리우드 전성기였죠 ~~


마지막 얘긴 처음 알았네요.
이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은 정말 요정이죠.^^

예전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오드리 헵번 특별전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처음 《로마의 휴일》을 봤는데 지금 보면 식상할지 몰라도 클래식으로서의 기품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