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신작에 안노 감독이 캐스팅된 경위

어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연출의 지브리 신작 <바람이 분다>(風立ちぬ)의 주연성우로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전격 발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일본 AV왓치 사이트에 그 캐스팅 경위와 안노 감독의 소감 등이 자세히 올라왔습니다.
다른 거 할 일 많은데.. 농땡이치고... 익무 회원님들을 위해 번역해 올립니다.^^
http://av.watch.impress.co.jp/docs/news/20130510_598823.html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바람이 분다>의 주연 성우로 안노 히데아키 캐스팅.
7월 공개되는 지브리 최신작. 비행기 설계사 호리코시 지로(堀越二郎)의 반생애(半生涯)
7월 20일부터 극장 개봉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 최신작 <바람이 분다>. 이 작품의 주연성우로 <에반게리온 신 극장판>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안노 히데아키가 캐스팅됐다고 발표됐다.
안노 히데아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1984)에서 거신병이 오무(거대 벌레) 무리들을 쓸어버리는 장면을 담당. 이후 <반딧불의 묘>(1988)에도 참여했으며, 단편 <거신병 도쿄에 나타나다>(2012)의 기획 등, 스튜디오 지브리/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끈끈한 사이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안노 히데아키가 장편 애니메이션 주연성우를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02년 애니메이션 <아베노바시 마법 상점가> 제12화에 게스트 성우로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바람이 분다>는 ‘월간 모델그래픽스’에 연재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를 원작으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 각본을 담당하는 애니메이션 작품. 과거 ‘제로센’ 전투기를 설계한 호리코시 지로를 모델로, 일개 청년 기술사 ‘호리코시 지로’의 반생애를 완전 픽션으로 그리는 이야기다. 음악은 히사이시 조, 주제가는 아라이 유미의 ‘비행기구름(ひこうき雲)’이다.
호리코시 지로의 목소리에 대해 미야자키 감독은 “말이 빠르다”, “말빨이 좋다”, “위엄이 있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적임자를 찾는 회의 도중,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안노 히데아키를 후보자로 거론했다. 안노는 “처음에는 거절할 수가 없어서”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목소리를 들은 미야자키 감독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네가 해라”며 직접 의뢰했다고 한다.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4월 중순부터 시작된 후시녹음 작업 초반에는 “어렵다”를 연발한 안노. 미야자키 감독으로부터 “잘 하려고 애쓸 필요 없다. 좋은 목소리여서가 아니라 존재감이 있어서 선택한 거니까 그것을 표현해야한다”는 어드바이스를 받고, 외국어로 말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도 과감하게 도전, 사람을 등에 짊어지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손을 뒤로 하고 목소리를 내는 등, 신체를 움직이면서 느낌을 잡았다고 한다.
또한 같은 대사를 리듬을 바꿔가면서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지금 연습한 부분도 녹음해주세요”라고 부탁하고, “방금 녹음한 대사 중에 쓸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며 스스로 OK 사인을 내는 등, 미야자키 감독이 “감독이 두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번거롭다”며 웃음을 터트리는 일화도 있었다고 한다.
미야자키 감독은 주인공의 반생애를 다루기 때문에 나이가 변화하는 과정에 있어 “우선 20대 때는, 어미를 올려 밝고 높은 목소리로 하라”고 지시하고, 지로가 냉정하게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장면에서는 “미후네 도시로(일본의 전설적인 배우)처럼 하라”고 주문. 4일간에 걸친 후시녹음을 통해 지로라는 캐릭터를 파악한 안노는, 히로인과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 현장의 모든 스탭들의 숨을 삼키게 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쳐, 단번에 OK 사인을 받았다고 한다.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성우로서 안노를 기용한 이유에 대해 “배우들은 연기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갖고 있다. 영화를 설계하는 감독과 비행기의 설계사, 만드는 것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억지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웃음)”고 코멘트했다.
호리코시 지로를 연기한 안노 히데아키의 코멘트
어느날 갑자기 스즈키(토시오) 씨로부터 “지로의 목소리를 연기해달라”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도저히 무리다”라고 생각했지만 미야 씨(미야자키 하야오)로부터 꼭 부탁한다는 얘길 듣고, 일단 오디션을 보고 정말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오디션이 끝나자, 좀처럼 보기 힘든, 싱글벙글 만면에 웃음 띤 미야자키 씨가 “네가 해라”고 말해서 “무조건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한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습니다, 고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도저히 안 되면 저를 발탁한 스즈키 씨와 미야 씨 잘못입니다(웃음). 아무튼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주연을 맡는 건 처음이고, 연기할 장면이 많아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미야 씨는 오디션에서 “과묵한 남자고 대사도 별로 없다”고 얘기해서 그걸 믿고 받아들인 건데, 콘티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사가 줄줄이 나오고, 노래도 부르고, 프랑스어, 독일어 대사도 있길래, 완전히 속았다! 고 생각했죠(웃음). 저는 초보라서 캐릭터 연구는 무리였고, 의도적으로 연기하지 않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목소리를 내서 미야 씨의 마음에 들면 된다, 틀리면 다시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배역에 관해 별다른 설명이 없었고, 주문도 그다지 없었습니다. 후시녹음 이틀째부터 미야 씨가 싱글벙글 무척이나 기뻐하는 표정이어서,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호리코시 지로와 저 자신의 공통점은 “꿈을 현실화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가 잘 알고 저의 실생활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솔직한 제 모습으로 녹음한 것을 미야 씨가 역시나 좋아한 것이겠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행기를 만드는 것은, 만드는 것은 다르지만 꿈을 현실화시키는 점에서 같은 직업이라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2시간이 넘는 장편을 만드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작업입니다. 라스트 씬에서는 솔직히 감동받았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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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노 감독 목소리가 얼마나 좋길래...ㅎㄷㄷ
제로쎈 설계자 얘기라니...왠지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중에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이네요.

번역까지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애니가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별 탈 없이 개봉될지 좀 걱정이에요.
미야자키 감독 꺼니 작품은 잘 나올지 몰라도...

소재가... 그렇군요...

번역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안노는 예전에 영화도 출연한적있으니 뭐 잘 하겠죠 ㅋㅋㅋ
그래도 미야자키가 직접 뽑았다니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지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본 만화에 제로센 이야기가 나온게 생각나네요.
비행기 기체를 얇게해서 무게를 극한으로 줄여서 조종이 쉽고 연료를 적게 들게해서 더 멀리 날아가게했다는..
그만큼 한 번 맞으면 기체가 불타기 쉬워서 조종사들이 많이 죽었다던...
그거 읽은게 오늘 아침인데 이 글이 올라오니 뭔가 묘하네요 ㅋㅋ
그나저나 저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정말 너구리 그 자체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