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초기 시나리오 이야기.
1. [아가씨]로 돌아 온 박찬욱 감독님을 기다리며
2. [올드보이]의 시나리오를 다시 읽음.
3. 시나리오 버전은 2고, 즉 2번째 수정본으로 이야기가 많이 다름.
4. 그러므로 난 썰을 풀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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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수 (최민식)
이우진 (유지태)
주환 (대수의 친구 역활)
미도 (강혜정)
철웅 (오대수)
여행사 직원 오.대.수. 그는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서툰 영어로 여자를 꼬시다가 지갑 안 가족 사진 때문에 퇴짜를 맞아 기분이 좋지 않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친구 주환에게 외국인 여자가 자신에게 작업을 걸었다고 뻥도 치고, 버스에서 자리를 내어 드린 할머니에게 버스 잘못 탔다고 걱정도 해주는 등 좋게 보면 친절, 나쁘게 보면 오지랖 넓고, 수다스런 인간이 바로 오.대,수다.
☆영화 속 오프닝의 경찰서 장면이나 '오늘만 대충 수습해서 이름이 오대수'라는 대사는 없습니다.
그러던 그가 집 앞 골목길에 다다를 무렵, 내레이션을 통해 말하길 '평소 켜져 있던 가로등이 3개 이상 꺼져있다면 절대 그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그는 들어가고, 납치당한다. 납치 당한 방 안에서 깨어난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이 호텔의 룸으로 생각하며 '문이 잠겼다', '프론트에 물어봐달라'라고 소리친다. 그런 그에게 주어지는 쟁반 속 식사는 군만두, 사과, 생수. 대수가 사라지고, 집 앞에 남은 유일한 그의 차량이 쓸쓸하게 서 있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 차량을 흘끗흘끗 바라보며 지나간다.
☆영화 속에선 군만두만 주죠? 그리고 대수에겐 차량도 있습니다
처음엔 울부짖다가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감옥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대수. 교차로 나오는 TV에서는 최면을 걸은 뒤 금전을 훔치는 최면술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게 상상력을 동원해 복싱 선수와 대결도 하고 여자와 격렬한 정사도 나누며 대수는 시간을 버텨낸다.
☆감옥 속에서 지내는 장면은 영화와 동일. 영화에도 나오는 최면술사는 남자 입니다. 그리고 사기꾼으로 수배가 내려진 상황으로 그는 최면을 걸고, 금전을 훔치거나 성관계를 가진 뒤 기억을 지워버렸다고 나옵니다.
또한 영화와 달리 감옥 내 자위행위를 하는 대수의 모습이 자세하게...복싱 연습 역시 상상 속 장면이 그려지는데 흑인 선수와 대결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참고로 벽돌을 파며 하는 대사 '나간다. 나간다' 요건 '졸업한다. 졸업한다!'가 바뀐 것입니다. 대수는 자신이 갇힌 곳이 '감옥' 이 아닌 자기 자신을 가르치고 반성 시키는 학교 라고 생각하기에...
최면과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풀려난 대수. 자살하던 남자를 뒤로 한 채 옥상을 내려간다.
☆아파트 옥상에 대수를 놓은 까닭 - 대수가 납치당한 골목길에 아파트가 들어서서 ㅋㅋㅋㅋ. 자살남 역활은 저~~~~엉말 단역 엑스트라 입니다.
도시를 방황하던 중 건달과의 싸움을 끝낸 대수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 유명한 전화 시퀀스.
☆애초 대수가 입은 옷에 핸드폰이 같이 들어있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저 유명한 전화 시퀀스도 횟집이 아닌 건달과 싸운 뒤 바로 걸려와서 거기서 받습니다.
전화 통화 후 방황하던 대수는 '아키라' 라는 횟집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미도와 만나는 대수. 쓰러진다.
☆영화 속 산낙지를 통째로 먹는 씬은 없습니다. 대신 잘라져 있는 낙지를 먹죠. 미도가 대수에 손을 잡으며 하는 말이 '뜨거워..초밥을 잡으면 익어버리겠어요'....
미도 집에 온 대수. 미도는 대수를 간호해준다. 그녀는 가발과 화장으로 어른 처럼 보였을 뿐 거의 어린얘다.
☆화장실에서 미도를 겁탈하려 달려드는 장면 없습니다.
미도를 통해 자신에게 원한 있는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으려는 대수. 자신의 거짓말로 오히려 인생이 폈다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수녀 중 하나는 그를 잊지 못해 괴로워 하다 자살했다고 한다. 횟집에서 자신의 딸이 입양된 주소를 건네 받는 대수.
☆군만두를 먹다가 잠시 포기하고, 자신이 괴롭혔던 사람들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미도가,
살인은 아무나 하나 라는 말에 묘지를 찾아 죽은 시신을 칼로 찌르는 연습을 하려던 대수. 앙상한 해골만 나오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지 강아지 한 마리를 사서 산 중턱에서 그 강아지를 칼로 목을 찌른다.
☆..이 장면은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가 강아지에게 총을 들이대는 장면으로 재사용됩니다.
감옥에서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대수, 건달들과 한바탕 격투를 벌인다.
☆이 부분! 롱테이크가 아니라 기존 액션 영화 처럼 비상 계단을 내려오며 싸웁니다. 장도리 무기는
동일해요.
비상계단 ( 낮 )
건물 외벽에 붙은 철제 계단을 뛰어내려가는 대수 . 건달들이 몰려 내려오자 난간을 잡고 뒤로 뛰기 시작한다 . 좁은 계단이라 한 명씩밖에 덤벼들 수 없다 . 뒷걸음으로 내려가면서 하나씩 처치하는 대수 , 때로 얻어맞기도 하지만 침착하게 상대 수를 줄여나간다 . 장도리를 휘둘러 , 주로 상대의 무릎 슬개골을 바숴버리는 대수 , 앞으로 고꾸라지는 건달들 . 마침내 1 층 도착했을 무렵에는 하나도 남지 않는다 . 이마에 피 흘리며 비틀비틀 걸어가는 대수 . - 올드보이 시나리오 중..
미도를 의심하다 맞은 편 건물에 들어가 우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대수, 망원경을 통해 철웅이 미도의 가슴을 주무르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렇습니다. 대수에 대사 '니가 미도의 가슴을 만졌잖아!'는 이 장면 때문에 나온 대사죠. 여기서 대수의 이빨 하나가 철웅의 장도리 질에 하나 빠집니다,
이후 미도와 관계를 갖는 대수. 미도, 대수의 물건을 만지거나 농담을 던지다가 관계를 가진다.
☆이 장면이 그대로 들어갔으면...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노출씬이 됐을지도......
도청기를 검색하는 미도와 대수, 이에 경호실장은 우진에게 위험할 거 같다며 권총을 건넨다.
☆영화에선 후반부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네주죠
자신의 누나를 걸레라고 했다고 대수의 친구 주환을 칼로 무참히 죽이는 우진.
☆영화에선 시디를 부러뜨려서 죽이죠. 대사도 영화보다 짧게. '주환씨는 전화 못 받아요, 성대가 잘렸거든요, 주환씨도 말이 많아요' 라고
이후 짐을 싸서 미도를 감옥으로 데려가는 대수.
☆웃긴 게 미도가 '우진'이 날 죽일 이유가 없지 않냐? 라고 하니까 대수가 '말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라고 대수가 대꾸합니다.
우진이 말했던 단어로 그가 사는 곳을 추적, 찾아가는 대수.
☆
미도
어디 사는 지도 모르잖아요 .
대수
안다 .
미도
어떻게 ?
대수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같이 , 새가 그물 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 잠언 ] 육 장 사 절 ....
미도
.... 뭔 소리래 , 그게 ?
[ 맥심빌딩 ] 앞 ( 저녁 )
높은 빌딩 꼭대기에 해가 걸렸다 . 팬 다운하면 택시에서 내리는 대수 . 천천히 빌딩 정문으로 걸어가는 대수 .
대수
( 소리 )
에버그린은 자기가 ‘ 높은 탑에 산다 ’ 고 했다 .
.... 그리고 ‘ 잠언 ’ 은 영어로 ‘ 맥심 ’....
빌딩 앞에 [ 맥심 빌딩 ] 이라고 쓰인 큰 머릿돌 .
우진은 경호실장을 총으로 쏜 뒤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나와 누나는 다 알면서 사랑했다. 너희도 그럴 수 있을까?' 라며 떠난다. 그리고 대수는 홀로 남아 혀를 짜른다.
☆경호실장은 우진의 총에 가슴을 맞아 사망합니다.
우진은 총으로 자살 안 합니다. 그냥 엘리베이터 문 닫히고, 죽은 누나와 함께 뛰던 것을 회상하며 달리다
약한 심장으로 인해 사망 합니다.
혀를 대수 혼자 그냥 짜릅니다. 미도에게 전화? 없고, 철웅의 배신? 없어요.
그 외 영화와 나머지는 동일.
추천인 6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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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좀 더 수위를 낮춘 게 혀라고 저도 들었어요. 어느 정도 주제랑 맞는 거기도 하고..
잘 말렸네요 ㅋ 혀가 더 직접적인 반성의 도구이기도 하고......
수정된 부분이 많네요 ㅋ
하긴 2고라면 아주 초기라..ㅋ
은근 이런 식으로 바뀐 영화들이 꽤 많아요. 같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도 완고의 결말이 영화랑 완전 반대라는...

바뀌기 전 장면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네요.^^
그런 재미로 시나리오를 읽는 거죠 ㅎㅎ

우리가 아는 명작들도 초고와는 많이 달랐을거란 생각을 하니 재밌네요ㅋㅋㅋ 제가 쓴 글도 n고 쯤엔 명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되고..ㅎㅎㅎ
ㅎㅎㅎ작가 지망생들에게 초고나 2고는 그저 버리는 것일 뿐 ㅌㅌㅌ
아이디어를 참 잘 냈던 거 같아요. 영화 쪽 오프닝(경찰서 시퀀스)도 오대수가 어떤 캐릭터인지 딱 보여주니까요
초고는 혀가 아니라 성기를 자르는 거였는데, 최민식 씨 포함 모두가 말렸다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