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의 코끼리' 초간단 리뷰
'치킨게임'
- 플롯이 황당하니 그림도 황당하다. 캐릭터도 황당하고 이야기도 황당하다. 디테일도 물론 황당하다. 그래, 다 좋다. 황당하자고 만든게 황당하니 좋다.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게, 이 황당함의 목적이 그러니깐 '웃기려고' 그런거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왜! 대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코미디 연기를 하고 있는건가. 김상진 감독, 그 해운대가서 찍은 그거, 손호준, 임원희 나오던 그거... 그거 망한 거 못 봤나? 언제적 코미디 연기로 웃기겠다고 하는건가. 이 후진 코미디 연기 디렉션이 황당해서 웃음을 줄 수 있는 모든 걸 집어삼켰다. 이건 그냥 '20세기 코미디 영화'가 돼버렸다.
-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아무리 봐도 3D 작업이 마무리 안됐다. 일반관객에 공개하기 전에 한 번 더 손보자. ...부탁이다.
'세컨어카운트'
- 영화가 시작하고 이것의 장르를 인지하는데 한 5분 걸린다(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30여분이다). 시간이 지나고 "아 맞다, 권칠인 감독 작품이지"라고 깨닫는 순간 이야기와 장르가 인지된다. 딱 권칠인 감독스러운 이야기다. 조금 후진 느낌도 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하다. ...솔직히 '방안의 코끼리'의 세 에피소드 중 제일 괜찮다. 잘 만든 멜로드라마다. 좋다. 다 좋다. ...그런데 내가 왜 대체 이걸 3D로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무지 3D로 볼 이유도 없고, 심지어 2D로 보면 더 예쁠 그림이 즐비하다. 그걸 앞자리에 앉아서 핀트 나간 3D로 보고 있다. 부디 2D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 미람이라는 배우 꽤 재밌다. 무대인사 할 때는 분위기있게 이쁘더니 또 당돌해보이는 면도 있다. 아 물론 그닥 섹시하지는 않다. 막눈이지만 '될 성 부른 나무'의 기질이 보인다.
'자각몽'
- 자고로 한국영화에서 제목이 세 글자인데 끝 글자가 '몽'이면 조심해야 한다. 확실히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아니, 끔찍한 추억이다.
- 개인적으로는 세 에피소드 중 최고 별로다. 일단 어디서 본 듯한 플롯과 장면이 속출한다. 성공한 덕후도 아니고 이건 그냥 따라쟁이 수준이다.
- 여기에 도저히 권율에게는 안 어울릴 역할을 맡긴다. 그의 연기력에 의구심을 제기하진 않겠지만 저 마스크가 할 역할은 분명 아니다.
- 3D 효과 실습교재 정도로 이해해보려 한다. 확실히 '7광구'와 비교하면 3D효과는 월등히 나아졌다. 이건 세 에피소드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훌륭한 '국산 3D영화'를 보며 새삼 깨닫는다. 중요한 건 이야기지, 기술이 아니다. 이 영화는 마치 문과가 폭망하고 이과만 흥한 나라를 보는 꼴이다. 학문적으로 성숙한 나라는 문과와 이과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방안의 코끼리'는 꽤 괜찮은 3D효과와 엉망진창의 이야기로 이뤄진 영화다.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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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 몽자로 끝나는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