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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아님] 시네마천국 중 공주와 병사 이야기

쥬쥬짱 쥬쥬짱
1968 11 1

영화이야기 아니고, 어차피 영화수다에 옮겨도 여기로 강제 이동될 께 뻔하니 올리겠습니다.

며칠동안 많은 회원분들이 충격에 휩싸이셨고, 또 많은 회원분들이 떠났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회원분들도 있지만, 기다리다 지쳐서 떠나기로 마음 먹은 분들도 있겠죠.

 

저는 과거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닙니다.

지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실수한 거에 대해서 인정하고 제대로 된 사과를 바랬어요. 

저는 과거 아닌 현재의 상황 때문에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어요.

운영진 분들 단지 영화가 좋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 좋아 찾아온 회원들한테 왜 그러세요?

적어도 적절한 사과와 제대로 된 조치가 있었다면, 설명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진 않을꺼 같아요.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다양성 영화.

제가 이 커뮤니티와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던 영화에 대한 확장된 시선과 영화적 대화들.

노잼글 올려도, 댓글 달아주시면서 나눴던 영화적 교류 때문에 이 공간을 좋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또 영화적인 글을 올리게 된다는 게 참 아이러닉하지만, 

하나둘씩 떠나시는 회원분들을 보면서 인사 댓글 나누는 것도 심리적으로 많이 지치고 있어서, 

떠나시는 분들에게 인사글을 작성합니다.

 

종종 인생 영화가 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주변에 참 많았고, 좋아하는 영화가 참 많지만.

이 상황에서 물어본다면, 저는 시네마 천국이라고 주저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여기 회원분들, 이미 떠나신 회원분들 모두 시네마 천국에서처럼 영화를 사랑하셨던 분들일테니까요.

 

 

21698650522533E211.jpg

 

 

이 영화가 명작인 이유는 영화와 극장,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영화적인 면을 잘 살려낸 작품은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찐 사랑의 감정을 잘 살려낸 작품들은 처음 보았습니다.

 

 

22698650522533E813.jpg

 

 

이 영화를 보면, 토토와 알프레도의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했을 때 그 느낌이 참 다릅니다.

어릴 때 이 영화를 처음으로 tv에서 봤을 땐 토토의 심정으로 봤었고, 나중에 재개봉 하면서도 알프레도의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 봤을 땐, 토토의 사랑의 감정에 집중해서 봤고, 나중엔 알프레도와의 우정의 관점에서 지켜봤었네요.

그 시기, 상황에 따라서 한 영화라도 다른 감정으로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걸, 이작품으로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21698650522533CA0A.jpg

 

 

누구나 영화를 맨처음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을 꺼예요.

영화 벨파스트에서의 케네스 브래너 감독도 시네마 키즈로 영화 감독과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벨파스트에서도 극장에서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감독이나 배우나, 각본가 그외 모든 영화관련 직업들 모두 결국 영화를 사랑해서 하게 되는 거 아니겠어요.

 

저는 그래서, 이 공간에서 남아있는 회원분들, 지금은 떠나실 분들 모두 시네마 천국에서처럼 영화를 보고 텍스트로만이라도 나눴던 기억들에 나가시는 분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려고 남아있네요.

종종 영화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변질되기도 해서, 다른 상황으로 이어졌던 부분들에 실망하기도.

안타깝게 느껴졌던 상황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영화로 소통했던 시간들은 소중했습니다.

그 추억만큼은 변질시키고 싶지 않네요.

 

시네마 천국에서 인상깊은 명장면과 명대사는 많지만, 사랑에 빠진 토토를 보면서 알프레도가 건네는 공주와 병사 이야기야말로 이 공간에 현재 닥친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21698650522533CF0C.jpg

 

 

널 위해 내가 얘기 하나 해 줄까?

잠깐 앉아서 쉬자, 비극 중의 비극이지.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전부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 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지.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꿈쩍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 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마지막 밤에요?"

"그래, 마지막 밤에 "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마라"

네가 이유를 알게 되면 가르쳐 주렴.

 

 

 

기다리고 있는 회원들이 99일째 밤의 병사가 되지 않도록 잘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이라도 저 영상보고 제 정신 차리시길 바랍니다.

지금 회원들한테서 뭘 뺏은 건지 자각하시길 바라고요.

그리고 떠나시는 분들, 여러분들과 함께 나눴던 영화적 대화와 순간들.

얼굴을 알지 못해도, 한공간에 같이 있으면서 함께 했던 영화적 체험 속 경험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예전에 떠나셨던, 저에게 다양성 영화의 시선과 즐거움을 알려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금 그 결실을 맺게 되어 저는 앞으로 오프라인쪽에서 일반 대중에게 다양성 영화를 보여주는 일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원래대로라면, 회원분들과 관련된 즐거움을 나눴겠지만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겠군요.

이 공간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시더라도, 자유롭게 영화적인 대화를 나누시고 타인과 함께 그 세계를 확장하시길 바랍니다.

어딜가셔도 항상 건강하시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기다리면서, 회원분들을 배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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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떠나는 토토와, 애끊는 심정을 꾹 눌러 참으면서도 토토를 떠나보내고 마을에 남는 알프레도가 생각나네요. 다 늙어서 토토와 재회하는 시네마 천국의 극장 주인 아저씨도 떠오르구요.. ㅜ

 

그 기차 이별 씬은 정말... 크흑 ㅠㅜ

18:03
2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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