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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과 중세 다크 판타지와 실종다큐, 그리고 인천공항이 만들어 낸 이야기

xwe8wj19al
372 1 2

한국드라마를 거의 안보는데..

넷플릭스에서 눈에 들어온 이태원 클라스를 뒤늦게 보았다..

 

처음엔 너무 재밌게 보았는데 

마지막 3편을 남겨두고 전혀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언젠가 막장 성인만화 보는 느낌이라서..

처음의 신선함과 풋풋함은 사라지고 너무 뻔한 전개가 식상했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컨텐츠라면 그건 매우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돈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테니까..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론 아쉬웠다.

 

물론 잘만든 드라마는 그런 것쯤 뛰어넘겠지만..

누구나 특별할 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세 다크 판타지물 게임에 조금 빠져 지냈다.

언제까지 갈까 싶었고 지금은 곧이내 사그러들었다.

 

보기드문 음침한 분위기를 지닌 게임인데..

다키스트 던전이라고.. 유행 지난 인디게임이지만

평이 매우 좋은 게임으로, 게임을 하면서 감탄했다.

언젠가 손 놓은 게임이었지만 그래도 명작은 명작이구나

싶었다..

 

그러면서 중세 다크 판타지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몇편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언젠간 보겠지.

 

 

넷플릭스에서 세실호텔의 미스터리 실종사건을 다룬 다큐를 보았다.

1차 시도때 보다가 잠들었다. 피곤했나보다.

2차 시도때 보다가 말았다.

 

그 이유는.. 아웃포커싱의 남발.. 적절한 아웃포커싱은 아름답고

분위기를 굉장히 잡아주지만 그걸 반복하면 저렴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극적 효과를 위해 조명, 화면 안에 원색을 남발하던데

사실감이 떨어지고, 긴장감을 떨어트렸다.

 

그래서 조금 보다가 구글로 그 사건의 전말과 수사결과를 찾아보았다.

10분이면 충분한데, 헐렁한 다큐를 몇부작이나 보며 시간을 버릴 수 없었다.

 

놀라웠던 사실은.. 호텔 안의 그 으스스한 cctv영상이 다큐에서는 하나도 안무서웠는데

유튜브에 덜렁 소개되어있는 그 영상을 보니 무서워 전혀 눌러볼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 다큐는 실패한 다큐라고 생각했다.

 

 

 

일이 있어 인천공항에 가는 전철을 탔다.

다행히 좋은 날씨였고.. 하늘 위에 지어진 역들은

복잡하지만 일정한 규칙을 지닌 돔처럼 둘러쌓인 철골과 연푸른빛의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었는데 뭔가 투명하고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전철 안에서 뭘하며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휴대용 게임기를 모처럼 단념하고, 모처럼 구입한 새 책을 읽으며

며칠간 방구석에 던져두고 읽지 않았다는 죄책암을 조금 털어버리로 했다.

 

모처럼 만나게 되는 그 지역의 황량한 창 밖 풍경도 한번씩 눈을 뒀지만

(황량하다는 표현은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풍경을 즐기는 편이다)

나는 나름 집요하게 책을 읽었다. 

 

한 번은 맞은 편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빼앗겼는데

좌석에 앉아 손 거울을 들여다보며 화장을 하는데,

창 밖의 햇살이 반사되어 그녀의 이마와 눈을 사선으로    

반짝였고 그게 왠지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읽던 책은 누구나 알만한 매우 유명한 작가의

최신 옴니버스식 단편소설집이었다.

 

첫 이야기에 갑자기 섹스 이야기가 나와

몰입하기가 좋았는데, 조금 읽다가 곧 시시해버리고 말았다.

 

그냥 내가 20년 전에 읽었던 그의 다른 책에서의 이야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때의 나는 어렸고, 섹스에 대한 환상이 무궁무진하던 때라

그런 그의 이야기가 매우매우 흥미로웠지만, 왠지 이제는.. 식상해져버린 것이다.

(슬픈 이야기다)

 

두번째 이야기는 점점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것도 이 작가의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런 건 나에게 한번이면 족했다.

내 머리론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세번째 이야기가 되어 나는 더이상 그 책을 읽는 것을 단념했다.

그리고 언제 다시 그 책을 열게 될지 모른채 영원히 가방 속에 봉인해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 작가의 매우 재치있고 담백한 재밌는 에세이 집들과 

여행기들에 대한 기억이 있다)

 

 

운서역에 내려 조금 일을 보았다.

걸으며 등 뒤로 햇살을 받고 있으니.. 봄이었다.

 

함꼐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한 사람을 만나고,

쌀쌀 맞은 다른 한 사람을 잠깐 만난 다음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아까 횡단보도에서 보았던,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을 역 앞에서 다시 만났다.

한 아이가 계단 위에서 앞서 가던 친구들을 부른다.

 

"브이로그 찍어야지~ 여기를 봐!"

 

천진난만하게 아이들을 그것에 흔쾌히 응하며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저렇게 자전거를 타고 몰려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참 행복해보였다.

 

그리고 곧 화장실에서 다소 불량스러운 교복입은 남학생들과 마주치면서

아까 그 아이들도 이렇게 변할까..라고 생각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어느 역에 이르렀을 때

돔처럼 둘러쌓인 철골과 연푸른 유리창으로부터 내려오는 빛이

전철 저 맨 앞 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여자에게 비춰지기 시작했고

 

그 빛은 나의 마음을 유혹하듯 사로잡았다.

극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래서 나는 사진이든, 영상이든 그 장면을 간절히 담고 싶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팁.

5호선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전철로 환승해야하는데

서울에 오래 살았고, 길을 잘 찾는 나에게도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힘들어.

절대 방심은 금물이야. 그런데 이번에 매우 좋은 방법을 알아냈어.

 

김포공항역 안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보면

바퀴달린 작은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는

스튜디어스를 발견하게 될꺼야.

 

맞아, 그 사람을 따라가면 무사히 인천공항으로 가는 전철을 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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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인 1

  • golgo
    golgo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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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이태원 클라쓰는 일본에서 더 인기였던 것 같더라고요. 뭔 매력이 있길래.. 하고 좀 궁금했습니다.

댓글
08:51
21.03.04.
xwe8wj19al 작성자
golgo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오셨군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댓글
11:11
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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