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반 4D 관람 후기(강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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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반을 본 사람들이 재미있었네 없었네 말들이 많은 가운데
저는 어쩌다 보니 이 영화를 3회차 관람하게 되었네요.
1차는 아는 동생이 당첨되어 예정에 없이 최초 시사회로
2차는 원래 보려고 했던 감독님이 오시는 라이브톡으로
3차는 4D 버전으로
(원래는 4D 데이인 어제 친구와 같이 보기로 했는데 제가 못보고 친구 혼자 관람해서 안보려다가 친구가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재미있었다고 저를 자극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무리해서 오늘 영등포까지 다녀왔네요. 다음 주엔 아예 4D상영관이 없을 것 같고 친구가 계속 자랑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 ㅋㅋ )
저는 원래 같은 영화를 여러번 보는 편입니다. 대개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 영화들인데
사실 뺑반은 그런 것과는 좀 다르고 이상하게 특별한 면이 있어서 리뷰처럼 끄적끄적 남겨보려 합니다.
뺑반은 1번째 관람 후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어 감독님 얘기를 들으려 2차를 관람하였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가 있습니다.
후반부가 늘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사항이고 이해가 안 되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2차 때부터 후반부가 짧게 느껴지고 쫀쫀하게 느껴지면서 스토리에 익숙한 전반부가 오히려 지루하게 여겨지더라구요.
그러면서 감독이 세심하게 숨겨두었던 몇 가지 장면들이 보이면서 몇 가지 의문이 해결되더군요.
1. 남친인 검사가 레이싱까지 하는 것 오바아닌가?
예를 들면 공효진 남친인 검사가 카레이싱에 참여하는 장면을 보고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저건 무리다, 억지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검사 집에서 고급 스포츠카 미니카 컬렉션을 장식장에 전시한 게 보이더군요. 영화 안에서 구체적인 언급없이 공효진이 ‘너 이런 것 좋아하잖아’ 라고 대사한 부분을 설명한 것이죠. 그 배경만 보고도 사실 이 검사가 이런 스포츠카를 좋아하고 어쩌면 레이싱도 좋아할 수 있겠구나 라는 설명이 깔끔하게 된거죠.
2. 공효진이 챙긴 컵은 어디로 갔는가?
두 번째는 공효진이 조정석의 컵을 왜 챙겼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부스터의 시동을 걸 때 사용하더군요. 그래서 공효진이 잠입한 게 이런 목적도 있었구나 하는 걸 짐작하게 되었어요. 이런 것들이 금방 지나가서 처음 볼 때는 큰 줄거리만 따라가느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굉장히 치밀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 마지막 액션은 최선이었는가?
사실 저는 마지막 액션이 그렇게 마무리 된 것이 계속 찜찜했었어요. 영장이 발부되지 못했다, 당했다라고 검사가 얘기할 때 저는 이제 흑화한 민재가 조정석을 시원하게 죽이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왜 액션이 저렇게 흘러가나 했는데 퍼즐 조각 맞추듯! 오늘 보니 검사의 마지막 통화 내용이 알리바이를 입증할 시간이 없다더군요. 이 액션의 흐름이 고도의 계산된 시간을 버는 장치였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4. 서민재와 김민재 누가 본질인가?
그러던 와중에 서민재가 김민재를 드러내면서 조정석을 위협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지킬과 하이드처럼 사실 둘 중 누가 더 주가 되는지를 영화의 후반부에 살펴보게 되는데 조정석은 김민재는 서민재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나쁜 짓을 못한다고 하죠. 그러나 영장이 발부되지 않고 저격마저 당한 상태에서 총을 들고 와서 김민재의 목소리를 내니 조정석은 겁을 먹고 반격을 하게 됩니다. 자기를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다음 순간에 서민재의 우스꽝스러운 제스츄어로 변신을 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지?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마치 셜록과 모리아티의 관계처럼 김민재가 조정석을 가지고 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민재는 과연 어떤 쪽이 본질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5. 공효진이 주인공이라면서 왜 비중이 그럴까? 민재만 있어도 해결되지 않는가?
사실 영화를 보면 민재가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 공효진이 주인공이라는 것에 납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 영화는 경찰과 정의에 대한 것을 주제로 다루고 있을 텐데 서민재는 도덕적인 인간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순경이라는 안전한 틀 안에서 자신을 감추고 사는 존재일 수 있어요. 사실 영화를 좀 더 보고 생각해 보고 싶기는 한데 서민재는 뺑반의 주인공으로 적합한 인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경찰로서 강직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옳은 선택을 하며 성장하는 공효진이 주인공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민재는 조정석보다 더 강한 싸이코패스일 수 있어요. 더 지능적이구요. 사이코패스들은 자기한테 잘해주는 사람을 잘 이용한다고 들었습니다. 보은의 차원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을 자기에게 더 유리하게 이용하는 거죠. 서민재가 그럴 가능성이 있는 증거는 원래의 김민재가 서민재와는 너무나 다른 캐릭터라는 거죠. 성격이 착해진거라면 굳이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성정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서민재는 김민재와 다르게 말도 많고 모지리로 보이며 약한 신체로 여겨지게끔 행동합니다. 이건 고도의 연기인거죠. 김민재는 끊임없이 서민재를 연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맨 마지막 액션씬에서 보면 서민재로 연기하며 수갑까지 채운 후 민재가 묘한 웃음을 짓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소름이 끼쳤습니다. 민재는 어쩌면 굉장한 악마일 수 있고 앞으로 조정석과의 대결을 원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조정석은 간파하게 되죠. 뺑반2에서는 어쩌면 공효진도 이런 면을 알아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의 탄생이라고 여겨졌어요.
왜 자꾸 보고 싶은가 했더니 혹시 혹시 하는 마음이 자꾸 확인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한준희 감독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전적으로 제 해석입니다. 감독님은 라이브톡에서 아무 얘기도 안해주셨고
익무에도 좋다 나쁘다 라는 말만 오가는 상태라 어떤 담론이 형성되지 않아서ㅠㅠ
좀 과한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제게는 모처럼 육즙이 풍부한 스테이크를 맛보는 심정이 되어 씹고 뜯고 맛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가 되었네요.
뺑반을 보신 분들 중에 혹시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신 분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고 싶네요.
사실 익무가 이런 의견을 나누는 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친구는 제 의견은 과잉해석이라고 일침을 놓기에 익무인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추천인 7
댓글 20
아니 왜 다 쓰지도 않았는데 등록 되는건지 ㅠㅠㅠ
윤과장이 전달해 주는 장면이 있었군요
기검사 가 레이싱 관련도 도중에 공도 뛰러 오는 다른차를 막고 그차로 대신 뛰는걸로 있군요
덕분에 저도 놓친 부분을 확인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
더 얘기해주세요 ㅠ 시나리오 보고 싶네요.
사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도 몇 개 있어서
물어볼데도 없고 끙끙거리는 중이예요.
예를 들면 민재가 저격당하기 전 환하게 울면서 웃는게 어떤 의미인지 ㅠ
시나리오도 읽었다구요?!!!
어떻게 저도 좀 구할 수 없을까요.
근데 유리잔 지문 딩동댕! 이라고 말씀하신거죠 ㅎㅎ
뺑반이 재미있다.재미없다 이런글만 보다가 영화에 대한 저도 몰랐던 약간 의구심이 들었던부분까지 해석을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저도 문화의날에 4dx로 보러가고 싶었는데 상영시간대가 마땅치가 않아서ㅠㅠ어제 2d로 관람했었거든요ㅎㅎ 다시 본다면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꺼 같늡니다^^
요즘 일부러 vr 체험관도 가는데 자동차가 달릴때마다 효과가 동반되니 영화보면서 게임하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차에 같이 타고 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오 김민재 서민재 캐릭터 분석 굉장히 흥미롭네요. 맞아요 익무에서는 이런 의견을 나누고 봐야하는 건데요!!
김민재가 어디까지 보여줄지 전 후속편이 기대되요.
잘하면 역대 가장 쌘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손가락 부러뜨리고 차에 뛰어드는 거 보면서
처음엔 단순히 분노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선한 얼굴 뒤에 본질을 감추고 사는
마녀의 김다미가 떠오르더군요.
한번 더 보기 전에 이런 분석글을 읽게 되어 행운이에요ㅎㅎ 유리잔 챙기고 이런거 당시에 의문 갖고 잊고있었는데 써주신 말씀이 정답이었군요!! 저도 포디로 꼭 보고싶은데ㅠㅠ 극장에서 좀만 더 버텨주길 바랍니다ㅠㅠ 글 잘읽었습니다!
극적인 순간에 끝나버린 드라마처럼 여겨져요.
조정석이 출소하고 민재와 다시 정면 대결하는 순간이 궁금한데 ㅠ
저는 이 영화를 몇 번 더 보게 될거 같아요.
볼때마다 숨겨진 퍼즐을 하나씩 찾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어제 보고 영화 자체는 아쉬워했음에도 왠지 한번 더 보고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이 글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겠네요 캐릭터의 매력!! 서민재에 끌린건지 김민재에 끌린건지는 모르겠지만ㅎㅎ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는 신선한 매력이 있죠.
서민재도 매력캐라 김민재는 위악을 떨던 과거라고 해석해도 재미있더라구요.
ㅋㅋ 저도 영화 두번 봤습니다. 의도치 않게... 두번째 볼때 희한하게 느낌이 달라지더군요 이영화가 두번볼 때 더 납득이 되는 영화라는 점에서 감독이 좀 미숙했나 라는 생각도 하였지만 분명히 굉장한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몇몇 장면은 아직도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가도 집에와서 계속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볼까 계속 고민중이에요. 주말에 다시 보긴해야겠네요
제가 영화를 여러번 보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영화는 여러번 보다 보니 뭔가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허술하고 더 싫어진 경우도 있었어요 ㅠ
뺑반을 한 번 또는 몇 번 더 보는게 더 나을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희한하게 처음보다는 두번째, 두번째보다는 세번째 보니 점점 더 영화의 의도에 가까이 가게 되는 경험을 하네요.
아마도 감독이 이런 스타일인가 봅니다.
차이나타운은 좋은데 한 번 밖에 안봤는데 기회되면 다시 봐야겠어요.
재밌게 읽다가 댓글에서 마녀 김다미가 연상된다는 글 보고 소름돋아서 로그인했습니다.
저도 어제 영화 보고 집에서 민재 캐릭터를 곱씹어보다보니 웬지 마녀가 생각나더라구요. ㅎㅎㅎ
이 영화는 참 생각할 것, 이야기할 것이 많은 영화인 것같아요. 특히 캐릭터 부분을 굉장히 잘 설정했고, 배우분들이 그 연기를 잘 해주신 것같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모든 캐릭터와 그 캐릭터 간의 서사에 애정이 가고 또 전사가 궁금해지는 경우가 쉽지 않거든요.
특히 서민재-김민재 부분이 설정도 좋고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김민재가 야수같이 날뛰는 본성이라면, 서민재는 사회화된 민재이기에 서민재 안에는 항상 김민재가 내재해있었겠죠. (꼭 사이코패스적인 부분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그런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키를 아버지가 쥐고 계신거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분노로 김민재가 튀어나왔던 것같고요. 결국 영화 말미에 시연에 의해 다시 서민재로 돌아간다고 생각되었어요. 이제는 그 키를 시연이 가지게 되는게 아닐까 싶어서 2편에서 시연과 민재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더 궁금해지더군요.
그리고 재철과 민재의 관계도 예사롭지 않았어요. 재철도 전사를 설명하면서 나쁜 놈이 된 계기가 나왔는데요, 사실 재철과 민재는 어떻게 보면 서로 거울같은 관계라고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민재가 영화에서에서 직접 말하죠. 나는 멈췄고 너는 그러지 못했다고요. 재철은 민재를 미워하지만 한편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듯 보이기도 해서, 여기도 2편이 나온다면 어떤 관계로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저도 한 번 더 봐야겠어요.
제 의견에 동조해주시는 분을 만나니 반갑네요.
궁금한 건 많고 파고들만한 곳은 없던 차에 익무 여러 곳을 뒤져도 비슷한 얘기가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제 의견을 투척한 건데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도 계셨군요.
댓글 읽으면서 김다미 안의 마녀가 튀어나오던 순간,
그리고 서민재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김민재로 변신하면서 조정석에게 다가오는 순간을 떠올려보니
다시 생각해봐도 짜릿하네요.
케이스는 다르지만 신동사의 크레덴스를 지켜보며 조마조마하던 기분이 다시 느껴졌어요.
이 부분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심장이 뛸 것 같아요.
보고난 후 읽으려고 일단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ㅎㅎㅎ!!
이 글을 쓰는것도 조심스러운데.... 전 뺑반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님 글 읽고 찾아보니 그 유리잔 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