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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65] 집단 광기의 소용돌이 - 크루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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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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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서블 (1996)
집단 광기의 소용돌이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의 <크루서블>은 아서 밀러의 동명 희곡을 충실하게 각색한 영화입니다. 17세기 말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마을에서 벌어진 실제 마녀재판을 다루고 있고, 영화는 광기와 집단 히스테리... 그 소용돌이에 휘말린 개인의 양심과 정의가 어떤 식으로 시험받는지를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죠. 


이야기는 1692년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마을의 소녀들이 숲에서 춤을 추며 의식을 벌이다 발각되자, 추궁을 무서워해서 마녀의 저주에 걸렸다고 주장합니다. 이로 인해 마을 전체가 마녀사냥의 광풍에 휩싸이게 됩니다. 존 프록터는 이 혼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지만, 그를 좋아하는 애비게일 때문에 사건에 깊숙이 휘말립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애비게일의 거짓 증언으로 사건은 점점 커지면서, 무고한 사람들이 교수형에 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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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서블>은 과거에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건의 영화화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집단 광기와 편견, 권력의 남용, 그리고 개인의 양심과 사회적 압력 사이의 갈등 등 다양한 윤리적 딜레마를 제시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존 프록터가 자신의 과거 불륜을 인정하고 명예를 잃을 것인가, 아니면 침묵하여 안전을 택할 것인가? 의 선택에 직면하는 장면은 개인의 도덕성과 사회적 평판 사이의 갈등을 첨예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재판관들이 사건의 진실을 쫓기보다는 점점 자신들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무고한 이들을 처형하는 모습은 권력의 남용과 그로 인한 비극적 결과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이 영화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맹목적인 집단 히스테리의 위험성입니다. 거짓 증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전체 공동체를 광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과정은, 오늘날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번지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 그리고 진실 여부는 외면한 채 집단의 정서에 휩쓸려 무분별한 비난과 욕설부터 쏟아내는 현상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환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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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크루서블>은 개인의 양심과 사회적 압력 사이의 갈등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존 프록터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선택은,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개인의 도덕적 선택이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이는 현대인들에게도 "우리는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존 프록터 연기는 영화의 주제를 돋보이게 합니다. 그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는 양심의 가책과 도덕적 갈등으로 고뇌하는 프록터의 내면을 표현해냅니다. 소름끼치는 악녀 애비게일을 소화한 위노나 라이더 역시 욕망과 질투, 그리고 광기가 뒤섞인 복잡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합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영화에 긴장감을 더하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깊이 끌어들입니다.


그러나 원작이 희곡인데다 충실한 재현을 하기 위한 욕심인지, 때때로 영화적 리듬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판 장면에서 엿보이는 연극적인 연출과 연기, 긴 대사들이 불쑥 도드라지곤 해서 극의 흐름을 방해할 때가 있습니다. 또한 영화적 재해석의 부족으로 인한 아쉬움도 있긴 합니다. 


이러한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크루서블>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선명한 주제 의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인간 본성의 다양함을 묘사하면서 관객들에게 개인의 양심, 사회적 책임, 권력의 본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물론 영화적 재미도 준수한 편이어서 추천드릴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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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1. 위노라 라이더가 연기한 애비게일 역엔 케이트 윈슬렛, 사라 미셀 겔러, 드류 베리 모어, 커스틴 던스트, 제니러 러브 휴이트 등 많은 여배우들이 오디션을 보거나 고려되었다고 하는군요.


2.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존 프록터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몰입을 위해서 촬영기간 동안 목욕을 하지 않았고, 직접 집을 지어서 그 집에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3. 재판 장면에서 실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한 대사가 사용이 되었다고 합니다. 각본가인 아서 밀러는 ‘세일럼의 마녀 재판’ 기록을 참고해서, 일부 대사는 실화에서 그대로 가져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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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수백년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은 바뀌지 않는 것같습니다.
11:47
25.01.17.
정말 잘 옮겼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꼭 봐보시길. 이야기도 흥미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18:19
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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