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60편? 정도밖에 보지 않아서 뽑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어차피 다른 걸 봤어도 순위가 바뀔 것 같진 않네요.


최고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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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로스트 인 뮤직 입니다.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이 실제로 디제이였던 오빠의 자전적 경험을 넣어 우리네 청춘의 허망한 행복, 소박한 절망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얼핏 보면 특정 장르,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아주 보편적인 "행복"에 관해 묻고 있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도 행복이 점차 꺼져가는 건 어떻게 해야 할까

남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 점점 자신에게 행복해지지 않는것은 자연스러운 걸까

행복이란 늘 곁에 머무르는 게 아니죠. 그리고 우리는 가끔 행복을 좇기에 지쳐 주저앉기도 합니다.

늘 행복할 것 같았기에, 그 믿음은 그토록 철없어 보이고 아름답게 남지요. 

행복한 순간은 영원할 수 없기에 기억 속에서 영원하고, 순간이기에 다음 순간을 또 찾아 헤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제가 가장 열심히 들었던 BGM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영화


memories of the sword.jpg


협녀: 칼의 기억 입니다.


저는 촉이 좋고, 또 신중한 편이라 별점이 낮으면 아예 보러 가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어떤 영화들은 기꺼이 속아주고 싶어서 보러 갈때도 있어요.

이 영화는 저에게 다시 한번 영화적 가치에 대한 한 명제를 증명했습니다.

"좋은 배우들이 나온다고 좋은 영화가 나오진 않는다"


아주 폼잡느라 정신없는 영화입니다. 

폼을 잘 잡으면 상관없는데, 그 폼을 잡는 것도 엉망입니다.

무술 영화면 무술로 폼을 잡아야 하는데 시종일과 짧은 숏과 얼굴 클로즈업, 붕 떠다니는 와이어 씬으로 착각을 유도하죠.

동방불패를 보고 나니 이게 한국영화에 대한 제 편견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무협 찍을 수 있다!! 라는 도전장 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그 함의가 그렇게 크지도 않아요. 

이미 중국식 무협영화에 많은 한국 영화들이 도전했고 실패했으니까요. 이 영화는 그 실패작들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는 전도연 최악의 필모그래피입니다. 

김고은씨는 한 해에 이렇게 허접한 영화들 두편(+ 성난 변호사)이나 찍게 되어서 유감이네요.

이병헌씨만 그나마 덕을 보고 있는데 그것도 배우로서의 명성을 회복한 거지 그게 이 영화의 가치판단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올 한해는 유럽과 다른 국가들에서 만들어지는 다양성 영화를 더 열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국 영화는 더더욱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 최악의 영화를 고를 떄 신이 말하는 대로, 협녀, 성난 변호사 등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비웃음을 참을 수 없던 작품은 협녀가 최고더군요.

신이 말하는 대로 는 감독의 개성과 B급 작품 특유의 유치함이라고 이해할 건덕지라도 있습니다.

협녀는 메이저 대중영화를 노리는 주제에 이렇게 유치뽕짝 감성을 들이밀줄은 정말 예상못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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