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나의 영화 베스트 10' 만

2013.12.31 18:57

후돌스 조회 수:6563 추천:1

10위. (공동 10위) <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 : 띠동갑 연상녀 연하남의 사랑 감정을 확인하는 후반부에서 손발이 오그라지며 런닝타임45분이 너무 길게 느껴지다가 그야말로 엔딩에서 아쉬움과 기대를 남기며 확실히 끝낸다.
遠くで雷の音が聞こえて、
雲行きが怪しくなってきたけど、
いっそ雨でも降らないかしら、...
そうすればあなたを引き留められるのに。

10위. (공동 10위)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데이빗 O. 러셀)> : 중반까지의 까칠한 캐릭터들의 얘기들을 좀더 보고 싶다는 아쉬움의 지속. 영화 내 삽입곡들은 레드 제플린을 위시하여 친숙한 곡들이라 그 곡들을 귀 기울여 듣는 재미도 있었고. 나약해진 현대 남성을 위한, 잠시나마 위로의 영화.

9위. <바람이 분다 (미야자키 하야오)> : 키스 씬, 담배 피우는 장면이 많아서 좋았다. '바람이 분다'는 예상대로 그 시에서 왔고, 그 시 구절은 주인공 지로에게,'인간에게 있어 창조의 기간은 10년'이라는 명제와 함께 평생을 강박증으로 지배한다, 혹은'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기도. 매우 남성 중심적이고 자기 본위인 눈치 안 보고 질러버린 영화, 그리고 안녕, 하야오.

8위. <제로 다크 서티 (캐서린 비글로우)> : 흥미진진한 후반부. 빈 라덴의 은신처로 날아간 헬기 중 한 대는 추락해서 동네 사람들 다 깨우고, 동네 사람들은 구경하러 몰려 오고, 미군들은 마치 도둑놈처럼 빈 라덴 은신처를 공격하여 도둑놈처럼 물건들을 챙겨 온다. 그들은 자축한다. 엔딩 씬의 주인공 마야는 후송선에 홀로 좌석에 앉은 채,마치 짐짝처럼 이송 준비를 한다. 한 줄기 눈물,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이 아니라 외로움의 눈물 .영화 내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이끌고 가던 이 드라이한 영화가 한줄기 눈물을 흘린다.

7위. <지슬 (오 멸)> : 첫 시퀀스는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최고의 첫 시퀀스였다.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이렇게도 긴장하면서 집중하며 본 영화 도입부는 없었다. 영화 전체가 미학적으로 훌륭하다. 흑백 영화에서 빛의 쓰임과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 A+B=C를 보여주는 몽타주, 여기서 A는 내러티브의 흐름이고 B는 제주의 자연(물)이고 그것이 합쳐 C를 느끼게 하는데, 강요당하지 않은 슬픈 우리 현대사에 대한 인식이다.

6위. <장고:분노의 추적자 (쿠엔틴 타란티노)> : 쿠엔틴 타란티노에게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영화. 즉, 내러티브 전개, 음악, 배우 모두 좋았다. 타란티노 만세!

5위.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샘 레이미)> : <오즈의 마법사>프리퀄이면서 <백발마녀전>을 합쳤다고나 할까, 여하간 기대 이상, 역시 샘 레이미! 원작 영화에 대한 프리퀄로서의 그 꼼꼼함도 돋보이고, 이야기 전개도 흠 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올해 본 영화 중에 영화를 다 보고나서 행복함을 느꼈던 영화.

4위. <문라이즈 킹덤 (웨스 앤더슨)> : <문 라이즈 킹덤>은 개성적 인물들이 서로 엮이는, 웨스 앤더스 감독의 장점을 다시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다가 카라 헤이워드라는 신예를 발견하기까지. 그리고 잊지 못할 <문라이즈 킹덤>의 엔딩 크레딧 http://bit.ly/WSpq1d

3위. <스토커 (박찬욱)> : 스릴러의 텍스트, 즉 히치콕의 선을 견지하면서 소녀, 혹은 여성을 단순 소재로 대입하지 않고 탐구 대상으로 가운데 세워 놓는다.

2위. <블루 재스민 (우디 앨런)> : 자존심, 온화함, 나르시시즘-이것들이 각각 허영, 위선, 꼴값이란 제 위상을 찾기까지. 훌륭한 플래시 백. 에르메스 버킨 백을 두고 거리로 나와 혼자 벤치에 앉아 중얼거리는 재스민에게 연민을.

1위. <비포 미드나잇 (리처드 링클레이터)> : 올해 본 영화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인 영화. 셀린느와 제시가 서로 결혼해서 부부라니! <비포 선셋> 엔딩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동시에 그들도 우리처럼, 혹은 근원지에서 되돌아 보는 오늘, 그리고 밑져보이는 '나'의 인생(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20년간 이어진 이 연작에 경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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