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와 스릴러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취향 관계로 큰 기대를 가졌다가 실망한 경우입니다. 충분히 재밌는 영화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구난방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추리와 액션....온갖 요소들을 버무렸지만 오히려 독이 된 경우입니다. 추리하는 과정은 싱겁기 그지없고 액션은 밍밍합니다. 엄지원의 캐릭터는 도대체 왜 나왔는지 이해 안가는 비중과 별다른 역할도 하지않고 퇴장해버렸습니다. 차라리 류덕환이 엄지원이 하는 증거물 조사 역할도 수행했으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무엇보다 탐정영화로서 탐정의 캐릭터가 밋밋합니다. 경성시대 탐정이란 소재는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이건만 경성이란 시대배경도 얄팍하게 그림으로만 이용해서 아쉽습니다. 
     



롤 감독의 투모로우는 이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투모로우는 볼만한 영화였고 얼어 붙어가는 공기를 피해 주인공들이 뜀박질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였습니다. 그에 비해 2012은 스케일만 커졌지 재난을 피한다는 긴장감이 거의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때려부수고 때려부수는데 주인공들은 너무나 쉽게 재난을 비껴갑니다. 다양한 재난을 볼 수 있다는 이점 외에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원작을 재밌게 읽은 걸 떠나서 원작을 안 봤어도 걸리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형사가 사건에 집착하는 계기는 뜬금없습니다. 중요한 단서는 너무나 어이없게 드러났구요. 테이프를 끝까지 들어서 그제서야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는 형사는 용서가 안됩니다. 테이프 증거 자체가 너무나 안일하게 넘어간 부분이구요. 배우들의 이미지는 굉장히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했고 앞서 단점들을 모두 이해하고 중반부까지 흥미롭게 보았으나 후반부 눈물의 쓰나미는 도저히 좋게 봐줄 수 없는 부분이였습니다. 두 남녀도 모잘라 형사까지 울먹거리다니......



최고의 스텝들을 데리고 자신의 취향을 맘 껏 표현한 감독이 부럽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다는 느낌이 가시지않습니다. 테레즈 라깽이면 테레즈 라깽. 뱀파이어 신부면 뱀파이어 신부. 둘중 하나만 파고 들었어도 훨씬 재밌었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은 소재를 끌어들여 도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 확신이 안섭니다. 씬과 씬들이 연결이 안되 툭툭 끊기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배우들도 너무나 좋은 연기를 보여줬으나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거다 할 느낌을 주지않고 공중으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앞서 영화들이 순전히 취향과 큰 기대감에서 실망한 경우라면 이 영화는 그냥 사망입니다. 여고괴담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왜 나왔는지 의문이 듭니다. 제발 이 시리즈가 사망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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