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맨 - 4DX] 간략후기
- jim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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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퍼스트맨> 후기를 두 번째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후기였던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는 4DX 효과 위주의 후기가 되겠습니다.
긴박하고 역동적이었던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퍼스트맨>은 대체로 차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제가 의외로 영화에 흥미진진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게 4DX 효과 덕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퍼스트맨>의 4DX 효과는 영화에 동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도 남습니다.
<퍼스트맨>의 전체 러닝타임 중 4DX 효과의 분량을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많지는 않을 듯 합니다.
지난 달에 보았던 <안시성>이 전쟁 자체가 이야기였던 만큼 시종일관 4DX 효과가 휘몰아쳤다면,
<퍼스트맨>은 주인공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의 달 탐사 임무 에피소드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그의 일상 에피소드가 많은 비중을 차지 하기 때문에 4DX 효과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선택되어 집중적으로 투자되는 4DX 효과의 밀도와 강도가 워낙 세서,
보고 나면 <퍼스트맨>은 수치적인 분량과 별개로 4DX 효과가 무척 풍부한 영화로 기억됩니다.
1. 시작부터 정신 못차리게 하는 비행 장면
닐 암스트롱이 비행기를 조종하며 대기권을 탐사했다가 불시착하는 첫 장면부터
4DX 효과는 불안정하게 덜컹거리는 비행기 좌석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객을 정신 못차리게 합니다.
대기권을 보기 위해 닐 암스트롱이 비행기를 몰고 끝을 모를 만큼 한없이 창공으로 치솟을 때,
마치 정말 공기의 영향을 받은 듯 리듬감이 배제된 채 흔들리는 좌석이 몰입감을 주며
튕겨나갈 일이 없건만 시작부터 팔걸이를 붙잡게 합니다.
<퍼스트맨>의 연출 기조가 외부에서 바라본 스펙터클 대신 현장에 위치한 주인공이
보고 느끼는 그대로를 전하고자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DX 효과는 단지 보고 듣는 것으로도
완전히 와닿지 않을 수 있는 닐 암스트롱의 영화 속 상태를 가장 밀접하게 전하는 수단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후 펼쳐질 인정사정 없는 4DX 효과들에 대한 신호탄일 따름이었더군요.
2. 튕겨져 나갈 듯 풀스윙으로 회전하며 제미니 8호를 경험하다
닐 암스트롱을 비롯한 달 탐사 대원들이 준비 과정에서 하는 훈련 중, 인위적으로 적용한
360도 사방으로 돌아가는 환경 속에서 기절하지 않고 버티는 훈련이 있습니다.
이때 4DX 효과 역시 훈련석에 앉은 닐 암스트롱의 긴장감을 충실하게 전달하지만,
이는 이후 전개되는 '제미니 8호' 에피소드를 위한 워밍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달로 향하는 미션에 앞서 시험 도킹을 위해 발사된 '제미니 8호'는 원활히 시험에 성공하는 듯 하나,
이후 기체 결함으로 통제 불능 상태가 될 만큼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여전히 인물의 시점과 시야를 지키기 때문에 그 회전의 강도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으나,
4DX 효과는 전방위로 큰 폭으로 회전하는 좌석을 통해 그 강도를 관객이 몸으로 느끼게 합니다.
이제껏 4DX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좌석이 크게 회오리친 적이 있는가 싶을 정도로,
관객은 소지품을 부여잡고 팔걸이를 잡은 손에 힘을 주게 됩니다.
이외에도 기내 화재 장면에서 목덜미를 뜨끈하게 데우는 히팅 효과,
비행기가 폭발할 때 스크린 앞으로 자욱하게 메우는 스팀 효과 등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위기 상황들이 4DX 효과 덕분에 관객에게도 충분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3. 힘차게 솟아올라 은은하게 우주의 품에 안기다
<퍼스트맨>은 '제미니 8호' 에피소드와 같은 극한의 위기 상황과 조용히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인
통제 센터 및 집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이때 4DX 효과의 완급 조절이 기가 막힙니다.
닐 암스트롱의 시점에 있을 때는 좌석이 사정없이 흔들리다가 아내인 재닛(클레어 포이)나
통제 센터의 시점으로 옮겨지면 요동치던 좌석은 잔상도 남기지 않은 채 정적 모드에 들어갑니다.
이러한 4DX의 완급 조절 효과가 절정에 이르는 지점은 역시 닐 암스트롱의 최종 미션인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을 향해 비행한 끝에 달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입니다.
좁은 창을 마주한 채 꼿꼿한 자세로 앉은 대원들을 싣고 로켓이 힘차게 발사될 때,
거센 중력을 그대로 받아내듯 격렬하게 덜덜거리는 좌석 효과로 인해
관객도 마치 로켓에 함께 탑승한 듯 팔걸이를 잡고 등을 좌석에 꼿꼿이 붙이게 됩니다.
그렇게 긴장감 넘치게 대기권을 뚫은 후 우주 유영에 돌입하게 되면 흔들리던 좌석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유하듯 느리고 세심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연출은 고요에 휩싸인 달에 첫 발을 내디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빛을 발하는데,
조용한 영화 속 장면에 덧붙여 조심스럽고 은근하게 연출되는 4DX 효과가 더해져
달 표면에 처음 발을 딛은 순간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고요와 평온을 실감나게 전달합니다.
그 장면들에서 연출되는 파워풀하고도 섬세한 4DX 효과만으로도 이 영화는
사뭇 진중하고 차분한 영화 분위기에 비해 4DX 효과가 무척 풍성한 영화라는 인상을 줍니다.
관객이 닐 암스트롱의 지난한 여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도록 연출했을 데이미언 셔젤 감독도
인터뷰 영상을 통해 4DX 포맷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는데, 이번 <퍼스트맨> 4DX 포맷은
그런 감독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추천인 9
댓글 12
흐흠 집중이라는 부분은 좋아보이지만 결국 엄청난 러닝타임중에대부분은
없다고 봐야할것 같네요 그냥 포기하길 잘한거 같아요
4DX 후기 감사합니다.
보러가야죠.. ㅎㅎ
엄청난 4DX 효과였습니다. 말씀하신것처럼 전체적으로는 4DX 효과가 적은 분량이지만 강도가 워낙 세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 같네요 :)
와 후기 어마마하시네요
거의 평론가 전문가급 후기입니다. 마치 영화 중간중간 요약을 하셨나싶네요
짱짱!
하
4DX 도 봐야 하나 ㅠㅜ
일단 꾹 한번 참아보겠습니다
봐야 할 4DX 가 있는 관계로
아맥보다 더 좋으시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