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폴아웃 (2024) 오랜만에 보는 걸작 SF. 스포일러 아주 약간.

BillEvans
7521 5 8

scenesearch.jpg

images.jpg

 

이 드라마는 딱 이런 느낌이다.

존 포드감독의 걸작인 "수색자"를 레퍼런스로 삼아 만든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황량한 사막을 헤메다니는 다크한 안티히어로. 잔인하고 비정하고 그러면서도

내면적으로 상처입고 황량한 영혼. 가망 없는 목적을 찾아 수십년을 헤메다니는 암울한 여정. 

 

이 드라마에서는 사막 대신, 핵전쟁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폐허가 주무대다. 하지만 그 폐허의 모습은 위 사진의 사막과 아주 흡사하다. 

 

이 폐허 위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가망 없는 방랑을 하는 사람들이다. 각자 간절한 이유들이 있다. 

그 목적 때문에 이백년 동안 이 폐허와 방사능 속을 헤메다니는 절망스런 남자가 주인공이다. 딱 "수색자"의 존 웨인 캐릭터다.

 

전성기 마블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드라마 내내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켜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끔씩 느슨하거나 쉬어가는 부분이 

있을 법도 하건만 이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 

 

아주 다른 배경의 인물들이 주인공 그룹을 이룬다. 이들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황무지를 각기 다른 이유로 헤메다닌다. 

마카로니웨스턴영화 비슷한 느낌도 난다. 하지만 마카로니웨스턴영화 주인공은 총솜씨가 있고 

권선징악이라는 안심되는 결말도 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것이 없다. 폭력과 잔인함이 일상생활의 방식이

되어있으며, 이 폭력은 끝없는 고통이 표출되는 한 방식이다. 악역조차도 혼자 안 보이는 데서는 자살하려고 입에 

총구를 쑤셔박는 세계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에서 진정한 악역은 누구일까? 사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주제다. 

 

이 드라마는 아주 미국의 지금 현상황을 상징하고 있다.

부자들은 엘리트의식을 가지고 자기들만의 담을 높이 쌓은 다음 거기 숨어서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방사능으로 가득한 황무지에서 방사능으로 가득한 물을 마시고 도마뱀을 먹고 사는데,

그들은 케익이며 커스터드며 심지어는 캐비어까지 먹는다. 언젠가 방사능이 사라지면 

다시 담으로부터 나와 엘리트가 되어 예전인류세계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리라는 계획은 가지고 말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위기를 낳은 것은 뭐다? 이윤을 추구하느라 모기지대출을 저소득층에게까지 

마구 빌려준 대기업들이다. 경제 내에 위험을 엄청나게 축적시켜 놓고 뻥하고 터지자 

국민들의 세금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착복한 대기업들이다. 돈을 대기업에게 다 빼앗기고 사람들은 가난해진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도시로 나가서 빈민층구역에 몰려들어 바글거리며 산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다. 

책임을 진 대기업은 없다.

사람들이 화가 나서 월스트리트로 몰려들어 시위하자 명품옷을 입고 빌딩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비웃던 것이 대기업 사람들이다. 자기들만의 담을 세워놓고 마치 금융위기라는 것이 없었다는 듯 안락하게 산다.

이 우스꽉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세계를 SF쟝르 안에 재현해놓는다. 

 

담장 안에서 태어나,

소박하지만 안락하고 행복하게 소규모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던 세계 속의 주인공이 담장을 나오자 발견한

진실은 이것이다. 

아주 잘 쓰여진 각본이라서 여러가지 주제들을 심도있게 녹여넣으면서도 드라마가 번잡하지 않다. 깔끔하다. 단, 매카시광풍을 연상시키는 공산주의 색출장면은 좀 낡은 감이 있다. 너무 많이 나와서 클리셰화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상징을 생각하지 않고서라도 이 드라마는 아주 재미있다. 마카로니웨스턴을 SF물로 변환하였기에 모든것이 탄탄하다. 수많은 마카로니웨스턴영화들이 등장해서 확고하게 수립한 클리셰며 줄거리며 하는 것을 드라마 내에 가져왔기 때문이다. 드라마 내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 나온다. 그래도, SF물로 완벽하게 변환시킨 세계관 속에서 아주 개성적인 인물들이 나와서 개연성 있는 사건들을 벌이자, 이런 것들도 아주 생생하게 살아난다. 새롭게 보인다. 기존 영화의 기계적인 차용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캐릭터들을 잘 살리는 방법을 안다. 처음 몇십분 본 다음, 이 캐릭터는 이런 사람이다 하고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면서도 개성적인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선역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역도 아니다. 이 모순된 세계를 살아가다보니 그렇게 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다들 끝없이 고통 받는다.

 

그러고보니, 서로 괴롭히고 사람들을 죽여대고 했어도, 그들 중 자기욕심을 추구한 사람들은 없다. 순수하게 자기 가치관을 추구한 사람들이다. 위기에 처한 자기 가족을 찾겠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지랄맞은 세계에서는,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이고 모가지를 자르고 해야 한다. 주인공이 아무리 순수해도 말이다. 아주 불편한 진실이다. 이런 세계를 만드는 것이 돈벌이가 된다고 생각하는 대기업-권력자들은 또 무엇인가? 너무 음모론스러운 주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주제는 이제 시작이고, 시즌2에서 본격적으로 이것을 다룬다고 하니 그저 기대가 클 뿐이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다크맨
    다크맨

  • 이상건

  • 옥수동돌담길
  • golgo
    golgo
  • 해리엔젤
    해리엔젤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게임으로 재밌게 즐겼던 세계관인데.. 그 원작 게임 배제하고도 잘 만든 드라마인가 봅니다. 기대되네요.^^

18:06
24.04.18.
BillEvans 작성자
golgo
전성기 때 마블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2:02
24.04.18.
BillEvans 작성자
다크맨
상당히 영리하고 감칠 맛 있게 영화를 만드는 법을 아는 것 같았습니다.
15:39
24.04.1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3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4.04.24.08:38 25442
HOT <설계자> 스틸 공개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5분 전08:11 86
HOT 이희준 공승연 전주국제영화제 레드카펫 2 e260 e260 55분 전07:31 195
HOT 송중기 아레나 5월호 화보 1 e260 e260 56분 전07:30 163
HOT '킹덤 오브더 플래닛 오브더 에입스' 뉴 포스터 1 NeoSun NeoSun 1시간 전07:12 193
HOT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뉴 스틸들 2 NeoSun NeoSun 3시간 전05:22 459
HOT 뉴 ‘매드맥스’ 무비 제작 진행중, 조지 밀러 스토리 맡아 - ... 3 NeoSun NeoSun 3시간 전05:00 563
HOT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국내 7월 개봉 2 지빠겐 3시간 전04:57 250
HOT 그녀가 죽었다 손익분기점 150만 1 지빠겐 3시간 전04:55 438
HOT 일본 애니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 화이트> 중... 3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03:12 243
HOT 홍콩영화 <구룡성채지위성(九龙城寨之围城)> 개봉 1일... 2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03:02 453
HOT 2024년 5월 1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8시간 전00:00 1791
HOT [챌린저스] 감각적인 막장 영화 3 화기소림 화기소림 9시간 전23:20 1285
HOT 미국 버라이어티 선정, 삼각관계를 다룬 최고의 영화 10편 7 카란 카란 9시간 전22:53 1602
HOT 티모시 샬라메 - 신인부터 스타까지 필모 9 2 NeoSun NeoSun 11시간 전21:08 879
HOT 넷플릭스 최근작들 시청률(종말의 바보, 시티헌터 등) 5 golgo golgo 11시간 전20:28 2102
HOT 안소희, 팬츠리스 보디수트+'퇴폐 섹시 MAX' 2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2시간 전20:24 3248
HOT '시티헌터' 넷플릭스 글로벌 1위 기념 최신 스틸 4 golgo golgo 12시간 전19:54 1154
HOT 영화사상 최고의 캐릭터 25 5 Sonachine Sonachine 12시간 전19:50 1927
HOT 와그너 모라,브라질 정치 스릴러 <더 시크릿 에이전트&gt... 3 Tulee Tulee 12시간 전19:32 494
1134877
image
NeoSun NeoSun 9분 전08:17 77
113487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3분 전08:13 70
1134875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4분 전08:12 55
1134874
image
NeoSun NeoSun 15분 전08:11 66
1134873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5분 전08:11 86
1134872
image
NeoSun NeoSun 24분 전08:02 132
1134871
image
NeoSun NeoSun 37분 전07:49 192
1134870
image
e260 e260 54분 전07:32 170
1134869
image
e260 e260 54분 전07:32 96
1134868
image
e260 e260 55분 전07:31 195
1134867
image
e260 e260 55분 전07:31 93
1134866
image
e260 e260 56분 전07:30 100
1134865
image
e260 e260 56분 전07:30 163
113486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20 227
113486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20 138
113486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12 193
113486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00 214
113486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6:57 153
113485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5:24 300
113485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5:22 459
113485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5:21 207
1134856
image
지빠겐 3시간 전05:06 272
1134855
normal
지빠겐 3시간 전05:05 220
1134854
image
지빠겐 3시간 전05:04 314
113485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5:00 563
1134852
normal
지빠겐 3시간 전04:58 384
1134851
image
지빠겐 3시간 전04:57 250
1134850
normal
지빠겐 3시간 전04:55 438
1134849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03:12 243
1134848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03:02 453
1134847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00:00 1791
1134846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23:56 240
1134845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23:55 273
1134844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23:39 115
1134843
image
영친자 8시간 전23:37 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