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키 데스데이, 2020> 리뷰
<해피 데스데이, 2017>는 참신했고, <해피 데스데이 2 유, 2019>는 화려한 재탕이었다. 감독의 신작 <프리키 데스데이>에서는 약간의 스타일 변주를 기대했다. (스타일상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것은 물론 인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관람 등급이 청소년 관람불가라 하니. 처음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다운 슬래셔 수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왜 굳이 이 정도 등급을 받으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군데군데 꽤나 잔인한 장면이 배치되어 있어 깜짝깜짝 놀라게 하지만 다소 불필요해 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잔인함에서 오는 재미가 있는데, 이 영화의 성격 혹은 크리스토퍼 랜던 영화 특유의 온순한 에너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15세 관람가 수준의 수위로 표현하면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영화가 전반적으로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괜찮다. 적당한 이야기가 있고 변주도 있다. 감독 자체가 넘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사명감은 있는 듯해서 좋다. 이야기는 특별하게 소개할 것 없다. 전설적인 살인마와 몸이 바뀐 소심한 십 대 소녀가 이를 통해 자신을 극복하는 친구들을 구하는 내용이다. '13일의 금요일'의 슬래셔와 '바디 체인지물'의 코미디를 믹스했다. 즉슨 영화의 재미는 두 주인공에게 전적으로 달려있다. 살인마 부처 역의 빈스 본과 소녀 밀리 역의 캐셔린 뉴튼.
196cm의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빈스 본의 육체에 십 대 소녀의 영혼이 들어갔을 때 파생되는 재미가 중요하다. 그는 키가 크지만 <브롤 인 셀 블록 99, 2017>에서 볼 수 있듯이 느릿한 액션이 은근히 잘 어울려 이번 살인마 역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고, 과연 소녀의 영혼이 들어간 거인 연기는 어떨까 궁금했다. 조금 아쉽다. 예고편에서 느꼈던 그 이상의 재미는 없었다. 더 민망하고 더 뻔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빈스 본은 <브롤 인 셀 블록 99>에서의 캐릭터가 최고다.
캐셔린 뉴튼 또한 안정적이지만 '해피 데스데이 시리즈'의 트리(제시카 로테)처럼 압도적 매력의 캐릭터는 보여주지 못한다. 영화 속 유머 또한 무난하지만 특별히 재치 있어 보이진 않는다. 우리 정서보다는 북미 사람들이 좋아할 유머다.
다시 말하지만 영화는 재미없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다면 괜찮은 팝콘 무비가 될 것이고, 감독의 전작을 이미 본 사람들에게는 살짝 아쉬울 수 있다.
<프리키 데스데이>는 마치 오랜만에 다른 옷을 입고 나왔는데 예전과 똑같이 행동하는 그런 사람을 만난 느낌이다.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에게 앞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 대한 현지 반응도 좋고 지금의 기조를 계속 이어갈 듯하다. 그리고 그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스타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대상도 여전히 많다. 다만 블룸하우스에게는 새로운 스타가 다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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