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신의 분노 (1966) 늘 열 받은 대마신
대마신의 분노는 대마신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다.
사실 시리즈를 질질 끌면서 영화가 찌질하게 되기 전에 이렇게 끝맺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특촬 괴수물 가운데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괴수를 빼고보아도 영화적 완성도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영화 처음은 분노한 대마신이 천재지변을 일으켜 지진, 산사태, 가뭄, 홍수 등을 일으켜 사람들을 묵사발내는 장면이 보인다.
천재지변은 대마신의 분노 때문이다. 인간들은 대마신의 위력 앞에서 그냥 개미같은 미물들이다.
장면은 바뀌어 가난한 산골마을인데, 이웃 성주가 뭔 응큼한 마음을 품었는지, 악마의 계곡에다가 비밀요새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나뭇꾼들을 몰래 잡아다가 일을 시킨다고 하는데, 한명만이 간신히 빠져나와 이 소식을 전한다.
굳이 대마신의 산 부근에다가 비밀요새를 만들고 있는 이웃집 성주는 이제 죽는 일만 남았다.
마을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놓고 토론을 벌인다. 악마의 계곡에 가려면, 대마신의 산을 지나가야 한다. 대마신의 산을 지나면
대마신의 저주에 걸려 죽고만다며 두려워한다. 그렇다고 가족을 죽게 내버려둘 건가? 어른들은 쓸데없이 한 말 또 하면서 시간만 보낸다.
애들이 어른들보다 낫다. 대마신의 분노고 뭐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두 말 없이 집을 나선다. 애들끼리 악마의 계곡에 가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하는
사소한 문제는 접어두기로 하자.
흠, 내가 이런 말은 잘 안하는 편인데, 이 아이들 진짜 죽을 고생 다 한다.
벼랑을 스파이더맨처럼 기어올라가다가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악마의 계곡 주위를 순찰하던 군인들에게 총 맞아 죽을 뻔 하기도 하고,
눈 속에서 동사할 뻔하기도 하고, 병에 걸리고 탈진해서 쓰러지기도 하고.
그래도 불굴의 의지로 악마의 계곡으로 향하는 아이들,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막상 악마의 계곡에 도착하고 보니, 아이들 넷이 할 일이 없다.
수백명 무장군인들에 대포, 함정까지 갖춘 요새인데, 아이들 넷이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그런데 요새를 지키던 군인들은, 대마신의 화신이라는 독수리를 총으로 쏘아죽이는 실수를 저지른다.
안 그래도 대마신의 산 부근에다가 음흉한 요새를 지으며 대마신 신경을 긁다가,
이제는 대마신의 화신인 독수리마저 죽이다니, 너희들 이제 죽는 일만 남았다.
매달릴 데 없이 절박한 소년은 대마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대마신은 이렇게 경건하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은 또 거절하지 않는다.
대마신 등장. 성질 더럽고 뒤끝 쩌는 대마신이 등장했으니, 이제 악당들은 처참하게 죽는 일만 남았다.
대마신은 요새에 모습을 드러내고 다 때려부수고 다 박살내고 다 죽인다. 이웃 성주는 어떻게든 살겠다고 이리저리 도망다니는데,
대마신은 널 노리고 쫓아오는 거다. 도망다녀도 소용없다. 뒤끝 쩌는 대마신은 널 쫓아 어디까지든 갈 거다.
악인들을 전멸시킨 대마신은 눈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자기 산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야기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지, 구조는 전편과 똑같다.
그래서 1편에 비해 감동이나 스릴이 덜 하다.
하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아주 높다. 이 영화의 패착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것이다. 아이들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드라마가 별 것 없어져 버렸다. 아이들이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이 다다. 사건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간다거나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어린이들의 친구 대마신 - 이것을 셀링 포인트로 하려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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