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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quiet passion (2016)

BillEvans
744 0 0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미국 여류시인은 독신으로 암허스트라는 지방에 살았다. 늘 고독하게 살았으며, 암허스트의 수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시를 써서는 서랍 속에 넣어두었는데, 평생 쓴 시가 서랍에 가득찰 정도였다고 한다. 살아서는 이름을 얻지 못하였는데, 죽은 다음 재발견되어 

19세기 사람인데도 20세기 시의 새로운 경향을 이미 앞서서 쓴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받았다. 

여기까지가 보통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영화 a quiet passion 은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전기영화다. 그녀는 조용한 수녀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전투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예술지상주의자였다. 

과격하게 당시 사회에 투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조용한 수녀같은 사람으로 인식되었던가?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다. 

 

주연여배우 신시아 닉슨의 명연기가 대단하다. 이 영화의 촛점이 에밀리 디킨슨에 주어져있기 때문에, 그녀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에밀리 디킨슨은 부유한 변호사 집안에서 태어나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드물게 대학까지 마친다. 

하지만 당시 청교도적인 분위기 속에서 혼자 종교적인 관습을 부정한다. 가족들이 기도를 하는 중에도 혼자 꼿꼿하게 앉아있는다. 

 

 

 

 

 

당시 이는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을까? 신앙심이 돈독한 가족들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에밀리 디킨슨을 포기한다. 

뭐라 해도 집안에서 귀여움을 받던 여자였으니까. 변호사인 아버지는 딸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딸의 편이 되어준다.

 

영화는 에밀리 디킨슨의 내면을 아주 투명하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에밀리 디킨슨은 아주 당돌하고 전투적이며 시대를 앞서간 여성이다. 

오늘날 시대였다면, 자기 적성에 맞는 커리어를 찾아 성공가도를 달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여자에게 열려있는 길이 없었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동생조차 "여자는 남자보다 열등하지"하고 놀리듯 말할 정도였으니까. 그녀의 사회에 대한 투쟁은 

내면적일 수밖에 없었다. 

 

에밀리 디킨슨은 시를 쓰는 데 자기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결혼이라는 관습에 굴복하는 대신, 주체적인 여성으로서 문학의 길을 

추구하겠다는 결심이다. 그녀 주변에는 같은 결심을 한 여성 둘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들은 

결혼을 하고 문학에서 멀어진다. 심지어는 불륜까지 저지를 정도로 타락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혼자 남아 고독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고, 혼자 시인의 길을 간다. 

 

 

 

 

 

이때의 그녀를 보았다면 아주 고독하고 조용한 삶을 사는 것으로 보였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투쟁하는 중이었다.

드디어 그녀의 시를 인정하는 비평가가 생긴다. 하지만 그 남자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칭찬하면서도 이를 자기 마음대로 수정하고 가르치려든다.

에밀리 디킨슨은 그를 거부한다. 

 

에밀리 디킨슨은 점점 더 고독해져간다. 사회의 무관심과 억압 속에서 점점 더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지쳐간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일이 생기자, 그녀의 신경은 붕괴하고 만다. 자기 방에 틀어박혀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삶을 산다.

 

이 영화는 비극일까, 영웅적인 투쟁의 기록일까? 괴로운 그녀의 삶은 너무할 정도로 길다. 그리고 이 긴 삶 동안 그녀는 

고립된 속에서 투쟁을 계속한다. 그녀가 수녀같이 조용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의 철저한 오해다. 에밀리 디킨슨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오해했던 것이다. 수녀가 아니라 투쟁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신장병으로 죽는다. 아버지 뒤를 이어, 그녀의 남동생이 그녀를 돌봐준다. 

그녀는 죽을 때도 굉장히 고통스럽게 죽는다. 남동생이 의사에게 언제 죽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다 죽는다.

에밀리 디킨슨에게 적절한 죽음이다. 그녀가 마침내 죽은 다음에야, 그녀의 투쟁은 끝난다. 

 

영화가 굉장히 섬세하고,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인물에 대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수녀같은 사람이기는 커녕,

본 지 얼마 안되는 남자와 섹X를 할 정도로 프리섹X주의자였다. 열정적이고 재능넘치고 야무지고 

혼자 꿋꿋이 자기 길을 가던 여성인 그녀를,

자기 방에 갇혀 나오지 않던 정신병환자로 만든 사회는 대체 어떤 것일까? 

이 영화는 결국 자기 파괴로 끝난, 어느 영웅의 고독한 투쟁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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