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볼 머신 고도쿠 (2017) 니시무라 요시히로 감독 걸작 (고어 주의)
극강의 고어.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 절대 읽지 마시오.
이거 일본 막장영화의 걸작이다. 니시무라 요시히로 감독 걸작이다. 같은 시기 닌자 워 토라카게와 너무 비교되는데,
사실 이 영화는 과거 전성기에 만든 영화를 리메이크한 거다. 이 영화만 보고, 니시무라 감독 감이 돌아왔네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다.
이 영화의 고어를 뛰어넘을 영화는 존재할 수 없다. 진짜 스너프 필름이라도 나오지 않는 한. 그런데 고어 이전에 대단한 것이
바로 감독의 비젼이다. 상상력도 대단하다 수준을 넘어선다.
고도쿠는 독약의 한 종류다. 항아리 안에 지네, 독개구리, 뱀 등을 집어넣는다. 그럼 이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고 하나만 남는다.
그 마지막 하나에서 독을 짜내면 극강의 독약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도쿠와 도쿄에서 마지 못해 살아가는 사금융업체 직원 아베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아베는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직업을 갖고 있다. 악성채무자들로부처 돈을 받아내는 것. 그런데 마음 약한 그는 늘 악성채무자들에게 당하고만 산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즐거움은 서점여직원 카오루를 만나는 것이다. 카오루는 아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늘 친절하지만 속을 알 수 없다.
그리고 길에서 늘 마주치는 시에나 에이히. 이상한 옷을 입고 직업이 뭔지 매일 길 위에 흰 선만 그리고 다닌다. 밤이나 낮이나.
왜 이 영화 제목이 고도쿠인가? 하늘로부터 거대한 유리병같은 것이 날아온다. 그리고 도쿄에 거꾸로 떨어져서 엎어져 버린다. 거대한 유리병 안에 도쿄의 일부가
들어가버린 셈이다. 감옥인가? 이것을 뚫을 수 없다.
이래서 고도쿠다. 이 병 안에서 나쁜 놈들끼리 싸우라는 것이다. 그런데 안 나쁜 인간이 없다. 결국 인간들끼리 싸우게 된다.
시에나 에이히는 외계인이 조종하던 로봇으로, 유리병이 내려앉을 자리를 정하는 측량사였던 것이다.
정말 극강의 고어인데, 왜 제목이 미트볼 머신인가 하면, 날아가다가 머리에 내려앉는 모자같은 기계가 있다. 이 기계가 내려앉으면 몸을 칼로 갈기갈기 찢어
미트볼을 만든다. 그리고 눈을 드릴로 뚫어 장님으로 만든다. 뇌수 속에 외계인이 들어가 조종을 한다. 그동안 영화사의 고어는 가뿐히 뛰어넘을 극강의
고어이다. 주인공도 당하지만, 그는 자기 몸 속에 있던 암의 영향으로 뇌수 속에 들어간 외계인이 죽는 바람에 의식을 유지한다.
이 기계는 인간 내부의 악을 증폭시켜 겉으로 드러나게 하고, 그 악을 무기로 만들어준다. 늘 골프채로 주인공 아베를 패던 대부업체 사장은
골프체 닮은 무기를 들고 나오고 이런 식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죽고 죽인다. 바로 고도쿠다. 마지막 남은 놈 죄악을 짜내가려는 거다.
아베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카오루가 걱정되어 구하러 간다. 그런데 카오루 집에 폭주족 치한이 이미 들어와있다. 카오루를 구하기 위해 폭주족 치한과 아베는 대결을 한다.
처절하다는 느낌을 주기보다 뱀이나 지네로부터 독을 짜낼 때 주는 느낌을 준다. 차갑고 냉정한 느낌. 이 사람들이 사람이라기보다
악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폭주족 치한이 법이나 상식 없이 자기 악을 마음껏 발휘하여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데, 처절한 느낌이나 불쌍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냥 악이 다른 악을 죽이는 난장판이 있을 뿐이다. 영화를 볼 사람을 위해, 이 이상은 생략한다. 반전에 반전이 나온다는 점만 덧붙이겠다.
이런 엄청난 스케일의 학살을 벌인 외계인이 무엇때문에 이렇게 했을까? 뭔가 어마어마한 인류에 대한 심판, 뭐 이런 거?
아니다. 묶음으로 묶어 파는 싸구려 청량음료 원료가 인류의 악이다. 싸구려 청량음료 팔려고 이 짓을 벌인 거다. 엄청난 스케일로 엄청난 고어를
해놓고서 이 영화는 자기 자신을 부정한다. 인간의 죽음과 파괴된 존엄성에는 싸구려 청량음료 원료 이상의 의미가 없다.
선과 악? 인간의 존엄성? 그거 개X만도 못한 거다.
엄청난 고어. 엄청난 상상력과 신랄함. 인간 내부의 악에 대해 조롱하는 것. 옆을 곁눈질 안하고 일직선으로 질주해나가는 에너지.
그래, 일본 막장 영화는 이래야 한다.
도쿄 고어 폴리스, 뱀파이어 소녀와 프랑켄쉬타인 소녀, 헬드라이브, 머신 걸 등을 감독한 감독 작품이다. 이 영화들과 동급이다. 걸작이다.
이거 어벤져스는 이렇게 못만든다. 아이언맨이 외계 기계에 의해 몸이 미트볼처럼 찢기고 두 눈에 못이 박혀서
아무집이나 들어가 사람들을 학살하고 어벤져스끼리 서로 싸우고 나중에는 즙이 짜여져 죽는다는 레벨이다. 뇌 속을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외계인을 보여주고. 그리고 마지막 주제는 어벤져스 주인공들이 수호하던 정의니 사회니 하는 것은 다 개X 이다 하는 것.
아이언맨이나 다른 어벤져스들은 노숙자 아니면 찌질이들이고. 이런 어벤져스가 나올 수 있나?
이 영화 대단한 가치를 지닌 영화다. 안티-어벤져스영화라고 자리매김할 만한 영화이다.
아주 철저하게 사회 전복적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한다. 사회는 잔인함으로 가득차 있으며 언제 멸망해도 멸망해야 한다. 뭐, 이런 메세지를 대놓고
한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도망가다가 유리병 벽에 부딪쳐 절망한다. 살려달라고 소리친다. 그런데 그 살려달라는 사람 머리 위에서 몽글몽글 올라가는 글자가
"아, 왜 살아야하지?" "사회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뭐 이런 글자들이다.
외계인이 떠나면서 하는 말, "뭐, 어차피 너희들은 삶을 누릴 생각도 없었잖아?" 인간은 할 말 없다.
P.S. 이 영화 전편이라는 미트볼 머신도 보고 싶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세계적으로 절찬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