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o-truck gal Nami II (2010) 대형트럭 운전수 미소녀
애들은 가라 영화다.
트럭 한가득 화려한 그림을 그려넣은 대형 트럭을 타고 다니는 미소녀 나미가 돌아왔다. 알고보니 엄청난 히트와 더불어 비디오 영화 V-movie 라는 쟝르가 활발해지는 데 크게 기여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어쩐지 요즘 일본영화들 중에 비디오 영화가 많이 늘었다. 야심 없고 솔직 진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런 영화들에 호감이 간다. "나는 예술이니 심각한 거 잘 몰라. 주어진 예산 제약과 내 한계 내에서 나한테 진실한 거 보여줄께."하는 식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비디오 영화에서 걸작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연기도 탑급은 아니다. 하지만 굉장히 진솔하다. 무척 노력들을 한다. 그리고 가슴을 때리는 장면들이 한 둘씩은 들어가서 영화적인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것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배우가 모두 AV배우들이다. 엄청 열심히 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무엇보다 즐거워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 엄청난 명연이 아니면 어떠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이 최고지.
이 영화도 줄거리만 보면 훌륭하다. 나미는 아직도 아버지 부채 때문에 허덕이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절박하던 나미에게, 엄청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쉬운 작업이 있다고 한다. 관객들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마약 운반 일이다. 나미는 꺼림찍하지만 마약 운반 정도까지의 불법적인 일인 줄은 모르고 마약을 운반해준다. 마약조직을 혼자 수사하던 경찰 아사미는 나미를 설득해서 자기 수사를 돕도록 한다. 이 영화는 거의 아사미 원우먼쇼다. 아사미는 혼자 마약밀매조직에 잠입해서 맹활약을 하고 열심히 몸을 던져(?) 수사한 끝에 조직의 핵심에 잠입하나, 붙잡혀서 조직원들의 열렬한 고문(?)을 받으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미는 이런 아사미를 구출하기 위해 대형트럭을 몰고 가서 범죄조직을 박살낸다. 아무리 총으로 폼을 잡으면 뭐하나? 대형트럭이 박고 들어오는데.
영화 처음에 아주 인상적인 씬이 나온다. 전에 불량소녀로 다른 불량소녀와 학교 여두목 자리를 놓고 싸웠던 꿈을 흑백으로 꾼다. 그리고 쭈욱 수평으로 이동해가면 칼라로 트럭 안에서 잠자는 나미가 나온다. 그렇다. 여기 나미와 대결하는 불량소녀 라이벌이 바로, 소처럼 일하는 아사미다. 안 나오는 데가 없다.
나미와 즐거운 트럭운전수들이 싸구려 식당에 모여 맛없는 밥과 싸구려 사케로 하루 피로를 푼다. 그런데 식당 밖에 주차한 트럭들이 불법주차했다는 이유로 딱지를 떼는 바른생활 경찰 아사미. 불량소녀에서 바른 생활 경찰로 변신을 했다. 하도 많은 영화들에 출연하다 보니까, 아사미는 이제 연기상을 수상할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마약 밀매 조직을 아사미가 혼자 수사하는 이유가 나오는데 남편이 마약밀매조직에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배운 것이 참 섹X에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존경하는 사람이랑 하는 섹X. 외로워서 하는 섹X. 원하지 않는데 정보를 빼내기 위해 남자를 만족시켜주려는 목적으로 하는 섹X. 남자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 척 내숭을 떨면서 하는 섹X.마약 먹고 뿅가서 인간의 한계를 넘는 섹X. 범죄조직에게 당하는, 쾌락은 없고 고통뿐인 섹X. - 이렇게 다양한 섹X가 있을 줄이야. 그리고 이 다양하고 미묘한 차이를 가진 섹X들을 아주 선명하게 하나하나 보여주는 연기는 정말 메릴 스트립이 와도 이렇게 못한다. 한 길을 오래 파면 이런 경지에 다다를 수 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된다.
"어제 하도 달려서 오늘은 붓고 아파서(?) 입으로나 돈을 벌어야겠다(?)"하는 현실감 넘치는 대사까지.
흠, 이것이 주가 되면, 이 영화는 더 이상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극영화가 주이고, 이런 장면들은 그냥 자연스럽게 작은 에피소드로 섞여 있을 뿐이다.
나미가 하는 일은 그저 아사미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일 정도이니 관객의 관심에서 자동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아사미가 조직 내에 잠입해서 혼자 비밍을 캐다가 붙잡히는 과정을 박력있게 보여준다. 흠, 이거 표정연기로 관객들에게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인데도 엄청 현실감 난다. 네이버인가 다음무비에 이 영화가 포르노라고 되어 있던데, 이 영화 포르노 아니다. 아마 관계자가 이 영화 배우들의 현실감 넘치는 표정연기를 보고 실제 보는 줄 착각했나 보다. 그만큼 박력 있다.
아사미는 이제 막장영화에 나올 레벨은 넘어섰다. 주류영화 액션무비에 나와서 주인공을 할 레벨이다. (그리고 2014년 그녀를 위한 원탑액션영화 gun woman 에 나와 열연을 펼친다. 발가벗고.)
기골이 장대한 아사미. 탈 아시안급이다. 건 우먼이라는 영화에서 미국인들과 맞짱을 뜨는데도 안 밀리는 체급을 가졌다.
저 박력. 메인스트림 액션영화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피 흘리며 죽는 섬세한 연기까지. (섹X씬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노려볼 정도의 퀼리티를 보여준다. 에너지 넘치고 섬세하며 극히 사실적인 연기(?). 섹X씬의 존 트라볼타.)
훌륭하다. AV 배우로 시작해서 막장 액션영화에 주조연, 단역으로 꾸준히 얼굴을 내밀더니 막장영화 퀸이자 액션영화 원탑 여배우로 성장하였구나. 사람은 한 길을 파야한다. 넌 이제 일급에 가까운 액션 여배우다.
다들 참 열심히 한다. 잘 하는 사람은 잘 하는 대로, 못하는 사람도 엄청 열심히 하는 것이 보인다. 관객도 사람인데, 배우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면 당연히 좋게 보인다. 그래, 맞고 쓰러지는 장면에서 좀 발연기를 하면 어떠냐? 그래도 필사적으로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지 않느냐? 충분히 만족스럽다.
흠, 이렇게 해서 나미 시리즈 영화는 다시 한번 아슬아슬하게 괜찮은 영화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P.S.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리뷰하게 될 것같은 아사미 주연의 건 우먼(2014). 아사미의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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