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바 (2020)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성품의 짜깁기라는 것이다. 살인청부업자가 개인적인 문제와 엮이게 되는 것은 Gross Pointe Blank 라는 존 큐색 주연 영화가 이미 있고, 카리스마 있는 여자 살인청부업자 이야기도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살인청부업자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물음표를 가지고 조사하려는 순간, 조직의 추격을 받는다는 내용도, 도움이 필요한 어머니를 동생에게 내맡기고 떠난 언니가 돌아와 동생과 갈등하며 죄의식을 느끼는 줄거리도 어디서 많이 보았고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나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더 헌팅도 이런 이야기다), 자매 간 갈등도 영화의 주제가 많이 되었던 것이고 (허쉬 허쉬 스윗 샬롯? 힐러리와 재키?), 마지막에 범죄조직에 쫓기는 에이바가 군중 속으로 서둘러 사라지는 장면은 존 윅 2편의 엔딩장면을 닮았다.
이런 기성품의 짜깁기는 아주 영리하게 무언가 자기만의 창조적인 요소를 집어넣지 않는 한 좋은 소리 못듣는다. 이런 기성품들을 레고의 블록처럼 자유자재로 풍자하고 조롱하고 비틀고 하면서 자기만의 개성적인 영화를 구축해내는 타란티노 수준이 아니면 말이다. 이 영화는 그냥 평범하게 기성품들을 잘 짜맞춘 정도다. 그러니까 영화 곳곳에서 개성이 없고 드라마가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화가 사람들에게 예상이 되고 어디서 본 듯하다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영화 속 에이바가 가족들을 만나며 내적 갈등을 겪는 부분과 살인청부업자로서 조직 내 혈투를 벌이는 장면이 서로 융합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국밥이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재미없다. 창의성도 없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한 배우들임에도 불구하고 열연을 펼치는 사람은 없다. 프로페셔널하게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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