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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들어 인간수업(2020)-어른의 자격을 묻는 드라마, '인간수업'

지난 4월 2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인간수업'(연출 김진민, 극본 진한새)은 호평과 논란을 동시에 유발하면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위험할 수 있는 청소년 성매매를 주제로 삼은 드라마는 어른의 자격을 묻는다.

드라마는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평가받는 '오지수'(김동희)와 학교에서 대표적인 '인싸'로 꼽히는 '배규리'(박주현)가 성매매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의 행위는 그들이 고등학생인 것을 감안해도 엄연한 범죄다. 그렇기에 지수와 규리는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이들이 이처럼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비단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에는 지수와 규리의 옆에서 이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도와주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수업 1.jpg

 

인간수업 2.jpg

<등장인물>

 

기본적으로 지수와 규리가 성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필요한데, 그 수요의 대부분은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어른들의 수요가 지수와 규리의 성매매를 뒷받침한 것이다. 또 지수의 부모님은 이혼을 했는데 어머니는 지수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예 관심이 없고, 아버지는 아쉬울 때만 지수를 찾아올 뿐만 아니라 돈을 가지고 달아나기까지 한다. 이 같은 부모로 인해 지수는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게 성매매였다. 물론 지수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선택의 근원에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어른이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수와 달리 규리는 좋은 집안과 성적, 성격을 모두 갖춘 인물로, 항상 주변에 친구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규리는 행복하지 않다. 자식의 꿈과 인생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부모 때문이다. 결국, 이는 규리가 지수의 성매매에 동참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어른답게 굴려는 인물들이 있긴 하다. 규리와 지수, 민희(정다빈)의 담임선생님인 '조진우'와 지수가 데리고 있는 성매매 여성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이왕철'(최민수), 성매매를 수사하는 '이해경'(김여진)이 그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한다. 진우는 시종일관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왕철은 지수와 공범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해경은 늘 한 박자 늦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수업은 이 같은 어른과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어른이 어른답지 못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른이 되는 데 필요한 자격이 무엇인지 묻는다.

 

인간수업 3.jpg

 

한편 작품의 매 화가 끝날 때마다 청소년 전문 기관의 전화번호와 함께 연락을 당부하는 멘트가 나오는데, 이를 보면서 드라마가 묻는 어른의 자격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었다. 그것은 주위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 상식과 법에 어긋나는 길을 걷거나 걸으려 하는 아이들이 내 주변에 있음을 알았을 때 모른척하지 않는 관심과 애정 말이다. 이걸 봤을 때 인간수업은 어른의 자격이 무엇인지 묻는 동시에 답까지 제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소재와 연출, 젊은 배우와 선배 연기자들의 연기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이야기의 힘을 떨어뜨리고, 결말로 치닫는 과정 전체보다는 앞서 언급한 장면 하나하나에 주목하게 만든 점이 아쉽다(이 점에는 나의 약한 집중력도 한몫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봤을 때 좋은 작품이었고, 이로 인해 시즌 2가 나오길 바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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