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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강추 청춘쌍곡선 (1956) - 우리나라 영화사 최초 최고의 코메디이자 뮤지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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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 청춘쌍곡선이 우리나라에서 지금껏 나온 코메디 중 최고작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쌍곡선은 만들어진 지 64년이 된 작품이다. 하지만 여전히 파워풀하다. 당시 유명한 가수, 작곡가, 코메디언 등이 총출동해서 한 시대 문화를 포괄적으로 거대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뚜렷한 줄거리와 감성을 잘 살려가면서 아주 단단한 영화를 만든다. 코메디 영화라 무지 웃기지만 (지금 보아도), 동시에 이렇게 로맨틱한 영화도 본 적 없다. 다 잡았다. 감독 한형모는 대가급 감독이고 코메디 영화도 이후 만들었지만 이 영화를 넘어서지 못했다. 

 

영화가 시작되면 저 전설적인 작곡가 박시춘과 전설적인 그룹 김시스터즈가 등장한다. 봄날은 간다, 신라의 달밤, 이별의 부산정거장, 비 내리는 고모령 등을 작곡한 불세출의 작곡가다. 그리고 미국에 진출해서 큰 성공을 거둔 전설적인 그룹 김시스터즈도. 백과사전에서나 보던 그들이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우리는 언제나 즐거운 백의의 천사"라는 노래를 한다. 지금 의사 역을 하는 박시춘에게 "맘씨 좋은 선생님 이리 와봐요. 우리 함께 노래 불러요."하는 장면이다. 노래가 아주 흥겹고 좋다. 분위기를 띄우고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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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등장하는 두 주인공. 부잣집 양훈은 너무 먹어 비만이라 병원에 오고, 가난한 산동네 황해는 영양 실조로 병원에 왔다. 박시춘은 병 치료를 위해 둘이 집을 바꿔 살 것을 제안하고 둘은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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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양훈이 헐떡이며 산동네를 올라온다. 그는 부잣집 도련님이지만 순박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그는 황해의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진심으로 아끼고 도와주려 한다. 

그리고 양훈과 황해의 누이동생 사이에 로맨스가 싹튼다. 이 과정이 아주 잔잔하고 일상적으로 구축된다. 원래 로맨스가 알콩달콩 서로 알아가며 감정을 쌓아올리는 것이 아닌가?

양훈이 유명한 코메디안이라서 심형래 식 오버하는 코메디를 할 것이라 생각하시면 오해다. 그는 여기서 풋풋하고 순수한 청년 연기를 아주 섬세하게 한다. 애초에 로맨틱한 영화의 남자주인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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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이 장면이 얼마나 로맨틱한 장면인지는 영화를 직접 보아야 알 수 있다. 

한밤중 부산 산동네에서 내려다 본 검은 바다와 언덕을 수놓은 판자집 불빛들. 달빛. 그것을 보며 황해 누이동생이 혼자 노래를 부른다. 그것을 뒤에서 양훈이 보고있는 장면이다. 양훈의 표정으로부터 황해 누이동생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난다. 한여름밤의 분위기, 로맨틱한 분위기와 감정, 두 배우들의 담백하면서도 청순한 연기까지 생생하개 느껴진다.

 

김희갑도 등장한다. 성대모사와 개그를 한다. 나중에 코메디안 겸 배우로 유명해진 이이지만 여기서는 이렇게 젊다. 황해 누이동생 앞에서 개그를 하는데

누이동생이 배를 잡고 웃으며 "어쩜 그렇게 재주가 많으세요?" 하니까 김희갑 대답이 "열가지 재주 가진 사람이 밥 먹는 재주 하나가 없지요. 바로 내 이야기라오."

하고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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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명장면 - 양훈이 황해 어머니 및 누이동생과 같이 한 방에서 자야한다. 방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방 가운데 모기장을 치고 잔다.

여름밤이고 비가 온다. 그런데 지붕이 새서 빗방울이 방으로 떨어진다. 황해 누이동생 손이 모기장 바깥으로 나와서 양훈이 있는 공간에 들어와 있다.

빗방울이 그 손에 떨어진다. 양훈은 이 손을 잡아서 다시 모기장 저편으로 넣어줄까 말까 망설인다. 이 장면이 또 그렇게 웃기고 로맨틱하다. 한여름밤의 그 무덥고 축축한 공기가 느껴지고 분위기가 느껴진다. 피난민들의 비참한 생활을 이렇게 로맨틱하고 코믹하게 승화시키다니 정말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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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훈의 집에 간 황해도 양훈의 누이동생과 사랑이 싹트게 된다. 그리고 두 커플은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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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놀랍도록 신선하고 로맨틱하다. 그러면서도 웃길 때는 엄청 웃겨준다. 64년 전 영화가 지금 보아도 이렇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위 결혼식에 나오는 사람들은 당대 유명한 코메디안, 작곡가, 가수들이다. 한 시대 문화계를 여기 모아놓았다. 이 코메디영화는 시대를 상징하는 의미도 있다.

 

영화를 보지도 않고 빈부격차와 갈등을 묘사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 양훈과 황해의 갈등은 없다. 둘은 상대방의 자리에 가서 아주 잘 적응하고 산다. 

그렇다. 빈부격차는 이 영화의 주 소재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난한 황해 가족의 삶에도 웃음과 행복, 로맨틱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는 또 생생한 생활상 묘사, 사회상 묘사가 있다. 애초에 양훈이 황해 집에 가서 황해가 양훈 집에 가서 사는 내용이니까, 당시 계급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생활상 묘사, 사회상 묘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코메디 리얼리즘이라고 할까. 양훈이 황해 집에 가서 가난을 겪는 모습은 전혀 미화되어있지 않다. 코믹하고 로맨틱하게 보여주기는 하지만, 비참함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참 안타깝지만 화질이 너무 안좋아서, 처음 볼 때 어느정도 각오하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고비를 지나가면 이 영화는 당신을 확하고 끌어들일 것이다. 

 

P.S. 이런 걸작을 놓고 "우리도 한때 이렇게 가난하게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는 식으로 이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화가 난다. 이 가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들은 후일의 대배우들이요 대코메디언들이지만, 여기서는 청년들이다. 현재의 청년들과 다를 바 없다. 육이오 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청년들의 이야기다. 비참함 속에서 나름대로의 의미도 찾고 행복도 찾고 사랑도 찾고 하는 과정이 과거의 유물이라니.

 

 

P.S. 미국은 미국회도서관에 영구 보존하기로 했다면서 좋은 영화를 무슨 국보 영화처럼 하던데,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가 있으면 어떨까 한다.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걸작영화나 평범한 영화나 과거 영화라면 그저 지하창고에 굴러다니는 영화 취급을 받는 것이 서글프다. 걸작 고전영화는 미국, 유럽,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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