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대학교 졸업을 못하고 말 그대로 대학교 5학년이 된 준근(이준군)이 계절학기 신청에 실패하고 기숙사에서도 쫓겨난다.
얼떨결에 서핑 게스트하우스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 알바를 시작하게 된 준근의 늦 겨울에 서핑 입문기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서핑을 잘 모르고 좋아하지는 않지만 쉽지 않은 레져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도 위에서 보통은 서기조차 힘든 자신과의 싸움을 쉼없이 하고 겨우 하루에 파도 한번을 탈까말까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기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20대 취준생들의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서핑 시즌권을 끊어 놓고 모인 사람들과 준근 사이의 끈끈한 뭔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준근의 서핑 실력도 늘어나는 재미가 그냥 우리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친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가 지니는 제작비 부족과 시나리오가 조금 덜 다듬어진 듯 한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뭐.... 이런 류의 영화가 지닌 한계점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지만.. 현대인은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에 한 시즌 동안의 짧은 일탈아닌 일탈 속에 준근이 깨닫는 무언가와 마음속 깊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남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현실은 쉽지않다. 천국이나 낙원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에 있어 짧은 기간이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자신의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열정을 가지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에 대한 열정도 식기 마련인데 10대 20대의 젊은 패기는 아니라해도 누구나 중장년에도 꿈꿔볼법한 스토리를 준근이 해내는 것을 보고 대리만족도 꽤나 되었다.
영화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부부이 없지 않으나 스토리가 주는 의미에 대한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