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 2회차임에도 만족스러웠던.. (약스포)
1회차는 용아맥으로 봤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못받고, 오티 2종, 골든 티켓 받으려고 2회차는 영혼 보내고 3회차로 2번째 봤네요ㅎ
제가 태어나서 극장에서 본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2번 보고싶었고, 또 2번째 봐도 만족스러웠던 <다만악>.. 왓챠에서 여느 다른 분들의 평가와 비슷하게 허술한 스토리(결말까지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한), 부족한 개연성, 굳이 판을 키우려 끌어올 필요가 있었나 싶은 태국 조폭과 같은 단점은 있었지만 장점이 이런 점들을 상쇄하고 넘어서서 2회차에도 만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한국 영화 자체를 정말 수작이 아닌 이상 왠만해서는 극장에 보러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비물은 또 좋아해서 예고를 보고 마음에 들었단 <다만악> 이전에 본 <#살아있다>, <반도>는 까도까도 장점보다 단점이 무지막지하게 많아 대체 내가 이걸 왜 괜히 돈을 더 주고 아맥으로 봤는지 싶었습니다. 물론 카체이싱 장면은 아맥 덕분에 배로 눈호강이었지만, 타 해외영화들을 아맥으로 봤을 때는 눈뽕과 좋은 평이란 장점들이 믹스되어있었기 때문에 반도의 눈뽕은 그냥 눈뽕만 남았다.. 싶었습니다. <#살아있다>는 뭐.. 장점도 없고 단점만 많아서 퉤퉤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로지 배우들, 대체적으로 노란 화면의 예고편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보러갔던 <다만악>이 2회차 감상을 불러오게 할 줄이야 너무나도 놀라웠습니다. 대사도 2회차에서는 더 잘들리더라구요. 예를 들면, 유이가 인남을 처음 만났을 때 "이 오빠 게이야?"를 "이 오빠 바이야?"라고 잘못 듣기도 했었고, 최희서 배우님이 맡으신 역할의 이름도 못알아듣고, 고통 때문에 뭉그러지는 발음들로 인해 여러 대사들을 제대로 못들어서 아쉬웠는데 2회차에는 제대로 들었습니다ㅋㅋ
몇몇 씬들은 존윅이 떠오르는 액션들이었지만, 이정재, 황정민 배우님들의 살기어린 눈빛들이 존윅보다 더 강렬했기 때문에 코웃음 날정도로 존 윅이 떠오르진 않았습니다. (반도 카체이싱씬들에선 자꾸 분노의 질주 씬들이 생각나서 혼자 속으로 웃었거든요..) 무엇보다 이정재 배우님을 극장에서 본 영화가 유일하게 <사바하>인데 거기서는 유들유들한 성격을 지닌 배역으로 나와서 눈빛도 연기한다는 걸 그닥 느끼진 못했는데 <다만악>에서는 그 정점을 보여주셨습니다. 아직도 인상깊은 장면은 처음에 인남와 레이가 맞붙어서 싸울 때 후반에서 쳐맞던 인남이 레이를 밖으로 밀어내고 철창문을 닫아버린 후 도망치려하자 레이가 분노에 차 철창 사이로 칼을 쑤시는 모습이 얼굴과 클로즈업되서 보여졌던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두번을 봐도 레이의 그 살기어린 눈빛이 감탄스러웠습니다. 칼을 마구 쑤셔넣고 발로 차고 부들부들 떨면서 철창 앞에서 분노를 그대로 표출하는 장면은 말그대로 화가 끝까지 난 호랑이의 인광 같았습니다.. 아직도 그 장면만 따로 떼서 가끔씩 돌려보고 싶을 정도네요ㅠㅜ
박정민 배우님도 너무나도 연기를 잘해주시고 분장도 완벽했기 때문에 '유이' 란 이름이 직접적으로 극 안에서 언급되기 전까진 이 영화에 박정민 배우님이 나오시는 줄도 몰랐습니다.. 달랑 이정재X황정민 조합만 알고 갔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훌륭했으며 벌벌 떠는 모습도 과장된 모습이 아닌 정말 실제같아서 대단하다고 여러모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바하>에서 본 배우님이 제 인생에서 처음이었는데 그때도 충분히 차분한 공포의 면모를 잘 보여주셨지만, 이런 배역도 자연스럽게 소화하시는 것을 보고 이 배우님의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일까 싶었네요.
너무 만족스러운 한국 영화를 <기생충> 이후로 간만에 보았습니다. 사실 한국 영화를 극장에 잘 보러가지 않는 탓도 있지만 보더라도 시사회 갔다오신 분들의 평을 미리 보고 가기 때문에 안보게 되더라구요. 이번 기회로 한국 영화에서도 제 취향을 저격하는 영화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이제는 한국 영화들을 극장에서도 더 자주 봐야겠단 생각이 드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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