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와 서대위의 존재감(스포유)
반도를 이제야 봤네요. 그리고 구교환 배우님의 연기도 처음 봤습니다.
극장을 나오며 떠오르는 것은 서대위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
등장부터 총구를 잡수시면서(?) 어떤 심리상태의 캐릭터인지 확실히 보여주시더니 영화 전체의 결을 다르게 만드는 캐리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드네요.
영화가 받은 많은 혹평에 기대감 없이 가서 봤기 때문에 초반에 대부분의 배우님들이 보여주시는 연기를 무리없이, 때로는 재미있게 잘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런. 데. 서대위 등장. 저의 모든 신경을 다 가져갈 정도로 강렬하면서 독특한 캐릭터의 해석으로 다른 인물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교환 배우님이 이 영화에 출연하신 것이 영화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서대위 캐릭터를 보고나니 다른 역할들이 모두 밋밋해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혼자서 다른 차원의 영화를 만들고 있는 느낌.
돌이켜 생각해보면 영화의 막판 15분은 평소의 저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개연성 없는 억지 신파였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영화관에서는 그 15분이 힘들지 않았어요. 서대위의 마지막 발악-트럭 후진 씬에서 얻은 포만감에 덕분입니다. 영화의 엔딩이 신파 장면이 아니고 서대위가 죽는 장면이 엔딩 같았어요.
한국에 멋지고 대단한 배우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상업영화에서 티켓파워를 가진 소수 배우님들만 자주 보여서 새로운 얼굴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구교환 배우님이 지금 여기 계셔줘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영화를 보면서 점점 건조해지던 제 감각들에 물 싸다귀를 날려주신 구교환 배우님.
하...이제 덕질 시작인가봅니다. 반도의 서대위 때문에 덕질 시작하신 선배님들 계신가요? 빠져나오는 것 오래걸릴까요?
이미 팬이셨던 분들은 미리 몰랐던 저에 대한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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