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 간단후기 스포)
아카데미 작품상의 주요 경쟁작중 하나였던 1917을 봤습니다. 시사회도 여럿 넣어봤으나 다 떨어졌고, 기획전은 늦게 본 지라 매진이 되어서 못갔습니다. 개봉하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개봉 직후에 바로 보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때문에 5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용산 아이맥스로 예매를 했었지만 전날 코로나가 심각 상태로 격상되고, 도서관 등 여러 시설이 문을 닫는 것을 보면서 비교적 사람이 많은 용산 예매를 취소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집근처 cgv 일반관에서 봤습니다.
일단 로저 디킨스 감독이 지휘한 영상미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어떤 후기를 봐도 영상미에 대해서 혹평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1마일 길이로 만들었다는 참호의 디테일, 예꼬편에서도 나온 비행기 폭발신도 인상적이었지만, 중간에 독일인이 주둔하고 있는 폐허가 된 마을과 타오르는 불꽃은 그 시대의 잔혹함을 더욱 배가시키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도 좋았습니다. 특히 스트링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잔잔해지고 격렬해지는데 이것이 극의 몰입감을 한층 배가시킵니다. 총알에 날아오는 소리들도 마치 내가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처럼 느껴졌습니다. 만약 2회차를 하게 된다면 아이맥스보다도 mx관 같이 사운드가 좋은 곳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영상미와 사운드도 좋았지만 제가 더욱 뛰어나다고 느낀 것은 이 영화의 연출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함정에 빠져서 진군하는 매켄지 중령에게 에린 무어 장군의 전령을 전달하는 것. 통신망이 망가졌기에 선택된 병사 블레이크와 스코필드가 여러 역경을 딛고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 상황을 표현하는 방법이 특별했습니다. 이 영화는 어느 소품과 장면 하나도 헛으로 버리지 않습니다. 나무로 시작해 나무로 끝나는 수미상관 구조, 초반 참호로 들어가면서 바뀌는 분위기, 블레이크가 죽고나서 변화하는 스코필드의 모습.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무력감등. 특히 블레이크가 매켄지 중령의 참호에 들어가고 나서 은 2차 세계대전과는 다른 1차 세계대전의 특징들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얘기를 나누고 싶은 장면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 압도당했습니다. 나름대로 영화에 대해서 점수를 짜게 매기고 단점을 주로 찾아보는 편인데 이 영화의 부족한 면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좋은 영화를 만나도 그냥 좋다고 표현할 뿐이었는데 1917은 그런 표현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1917을 제외한 아카데미 작품상 중에서 기생충을 밀어낼만한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만약 1917이라면 기생충이 밀렸어도 납득했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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