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남자> 시사회 리뷰
'기도하는 남자'라는 제목, 주인공의 직업이 목사라는 점에서 종교적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 듯 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이야기 자체는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인간에게 한 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내적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행길을 걷는 예수, 천국에서 보내는 기도 등 기독교의 이미지를 은유하는 듯한 장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고, 일부 한국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요소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신념(혹은 이상적인 무언가)를 잃고 파멸해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구역을 느낄 정도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현실과 이상을 동시에 취할 수는 없다는 진리를 전달하는 듯 합니다. 경제적 안정을 얻기 위해 장모의 목숨, 아내에 대한 믿음, 종교적 신념, 동료와의 의리 등을 버리게 되는 선택과 과정은 다소 과장되어 보이면서도 주인공의 처절한 심리를 대비하는 영화적 허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고 안정된 삶을 얻은 결말을 지켜보면 마음 한 켠에 꺼림칙한 느낌이 남기도 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진행된 GV에는 강동헌 감독님과 박혁권, 류현경 배우님께서 참석하셨습니다. 영화의 암울하고 진지한 정서와는 다르게,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GV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감독님께서 기독교 등 종교에 대해 아주 깊이 알지는 못한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그 점이 다행이라고 느낀 것이, 종교적 요소가 많이 함유되다보면 오히려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흐릿해질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주 만에 쓴 시나리오'라고 말씀하셨는데, 짧은 기간 내에 쓰느라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결점이 조금 드러나는 듯 하지만, 시나리오를 쓰기 이전부터 오랜 시간 이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신 흔적이 보이기도 하였고, 깊이 사색하게 되는 교훈적인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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