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 (스포 유)
모베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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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광고 문고인데,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에서
따온 문구인 듯.전후 레닌그라드에서 전장에서 돌아온 여자 이야와 마샤가 힘겹게 살아가는
빈폴은 여러모로 참 충격적인 이야기였다.충격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여자의 몸으로 전쟁터에서 싸우고 부상으로 제대한 이상 그 후유증이 장난 아니랄건 뻔하지만
영화를 볼수록 그 후유증이 하나둘씩 보는 관객을 괴롭게 만든다.이야와 마샤 두 배우 다 이 빈폴이
첫 영화인 듯한데,그 존재감이 대단하다.특히,키다리란 뜻의 빈폴 그대로인 이야역의 배우는
기괴미와 우아미의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풍기는 다른 영화에서도 만나봤으면 하는 배우였다.
어떻게든 살아볼려고 하는 두 여자의 몸부림은 번번히 꺾이지만 영화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그래서 생각해보는데,전쟁터가 참 지옥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 지옥을 함께 겪었기에
두 여자는 원수가 되어도 모자란 일을 겪었어도 우정을 끝까지 버리지는 않는게 아닐까 싶기에..
암튼 전쟁터도 지옥,전쟁이 끝나고 현실로 돌아와도 지옥..이건 두 여자뿐 아니라 전쟁 영웅이었던
저격수의 운명만 봐도 그렇다.살아있는 것 보다 죽는게 더 나을 정도니.적색과 녹색의 조화가 칙칙한
느낌을 주면서도 왠지 유화 느낌을 주는,그야말로 도스토옙스키의 러시아 소설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두 여자의 강인함을 과연 남자가 따라갈 수 있을까.참으로 인상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