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건가?!
고대하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 왔어요!
짱짱한 배우 캐스팅도 기대하는데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그때 그 시절, 그 사건을 어떻게 풀어낼까?'가 가장 궁금했던 거 같아요.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숨쉴수 없었던 그때,
어찌보면 물꼬를 틀수 있게 됐던 그날!이 어떻게 일어났던 걸까..하고요.
영화는 우민호 감독의 의도처럼 사건 발생(1829.10.26) 전 40일을 담았습니다.
사실과 허구가 섞인 논픽션 역사물이기 때문에
이름과 등장인물의 외형은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누가봐도 그때 그 사람들이었죠.
그중에 곽도원이 연기한 박용각(김형욱) 중앙 정보부장은 잘 몰랐던 인물로
새로운 역사를 하나 알게된 계기였어요.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까에 대한 이유로
각 인물간의 심리를 세공하듯 섬세하게 담았습니다.
연기파 배우들이었지만 그들의 연기는 사실처럼 영상을 채웠고
컷마다 주는 느낌은 숨죽여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어요.
한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도
관심 없던 사람도 (그냥 박정희 대통령의 총격사건만 알던)
충분히 몰입해서 볼수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근현대사 영화는 지루하다?라는 선입견(?)을 깨는 영화라고 말할수 있겠네요. ^^)
그래서인지 벌써 관객수 3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네요.ㅎㅎ
- 박정희에 대한 맹신이 극에 달한 남자.
날것 그대로의 거칠다 못해 그 거침이 날카롭게 무서웠던 곽상천 역(실존인물 차지철).
배우 이희준은 연기를 위해 100kg 까지 증량했다고 하는데요.
이병헌이 날렵한 외형의 날카로움을 만들었다면,
이희준은 증량을 통한 묵직한 무게감에 아이처럼 갖고 싶은 것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파괴를 얹은 연기를 선보인 것 같아요.
- 김형욱(곽도원의 박용각 역) 납치 암살사건이 자행되고 있을 때... 평온한 공연장에서 시선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 두 배우.
이것도 궁금해서 찾아보니 신빙성있는 2가지 암살설이 있더군요.
1)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납치해서, 스위스 근교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파리까지 옮겨, 한국으로 공수했다는 설. (외국 보도)
2) 김형욱을 납치해서 마취시킨 뒤, 산 채로 양계장 분쇄기에 갈아 시신을 흔적조차 안 남기고 처리했다는고 주장한 이 모씨의 인터뷰(2005년)
- 영화는 역사적 사건을 굵은 뼈대로
인물간의 심리전이라는 살을 덮어 완성됐습니다.
그래서인지 보고난 후 궁금증이 더 일었는데요.
아직까지도 궁금한 것 중 하나는...
김재규(이병헌의 김규평 역)는 왜! 자신이 군부를 장악하지 않았을까.
혹은 장악 후 민주주의로 진행을 도모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포기했을까..
박통을 죽이고, 장악하기 위해 달리던 차가 도로 위에서 잠시 멈추고
유턴하기 까지.. 김재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영화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영화 말미에 김재규의 재판 당시 영상/증언을 싣었습니다.
일어난 역사는 결론이 있었지만
진짜 결론은 열어놓은 채로 관객에서 토스한 셈이었는데요.
고민고민하다가 나온 나만의 결론은
굳이 결론을 내지 말자였어요. ㅋㅋㅋ
박통 사망 후, 의미심장하게 대통령 자리를 바라보던 전두환에 의해 거친 시대를 또 보내야했지만
지금 누릴 수 있게 된 오늘의 민주주의에 감사하자는 생각만 했습니다.ㅎ
- 2019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대를 연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10주년이었죠.
그래서 민주주의 역사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갖고 있던 터에 이 영화를 봐서 그런지 유독 더 좋았다~ 싶습니다.
영화를 만들어준 우민호 감독과 배우들에게 큰 박수를 다시 한번 보냅니다!!!
-아! 이희준 배우가 연기한 차지철 인물이... 배우 임원희랑 겹치는 건 저만 그런가요? ㅎㅎㅎ (느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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