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개봉 전부터 소재 때문에 기대를 해왔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검은 차가 서 있고, 그 앞에 엉거주춤 선 김규평.
그 포스터를 보고 저게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영화를 본 이후에 다시 보니 의미심장합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한 인간의 고뇌.
죽음을 앞둔 인물들이
신발도 잃어버리고,
피 묻은 양말을 바라보는 장면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이성민, 이병헌
(이병헌 배우 진짜 미쳤습니다 꼭 보세요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 잘했어요. 군인 출신인 캐릭터가 서 있거나 앉거나 할 때의 그 경직된 자세나 손끝 하나 발끝 하나 진짜 공을 들였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꼭 보세요. 접신한 줄 ㅠㅠㅠㅠㅠㅠㅠㅠㅠ)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했고
연출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어떻게 보면 건조하기까지 해서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고
인위적이고 연극적인 장면들을 연결한 것 같은데
그런 연출이 독재 정치의 경직된 분위기랑 잘 어울려서 몰입감을 높여주네요.
보면서 촬영감독도 넘 궁금해서 또 찾아봤어요 ㅋㅋㅋㅋㅋ
영화 장면들이 각지고 고정되어 있다가
탕탕 장면 이후로 흔들리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게
인물의 감정과 상황이랑 맞물리는데 진짜 미쳐버리는 줄.......
미쟝센도 복고 느낌이 나면서도 화려하고, 그 일면의 허무한 부분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영화 내내 흐르는 무거운 음악도 숨을 조여오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1분1초도 지루하지 않고
완급조절 훌륭했어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진짜 숨 죽이고 봤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어떤 혁명이니 이상이니 정치적인 것보다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한 인간이
자기 과거를 뒤돌아보았을 때,
길을 잘못 들었다거나,
발에는 피가 가득 묻어 지나온 자리에 핏자국말고는 남은 것이 없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불혹이 지나 이 영화를 보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아서
블루레이 하나 소장해두려고 합니다.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추천인 2
댓글 0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