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후기 스포) 무지개위 어딘가에서 행복하기를
흔히들 알고있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가아닌 '주디 갈란드'로 접하니 매우 새롭더라구요
한 음악가, 가수, 미술가 등 예술가의 젊은 날과 대비되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인생의 황혼기를 그린 작품들은 많았습니다만
재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린 결말은 오랜만이라 생각보다 여운이 약간 짙네요
주디의 타들어가는 불씨의 마지막을 그린 이 영화는 누군가를 우상화한다기보단 그저 주디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을 (물론 어느정도는 각색했겠지만요)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꽤나 많은 메타포와 실제적인 이벤트들로 주디의 과거를 넌지시 보여줍니다. 또한 그를 바탕으로 현재의 주디를 펜대의 반대편을 보여주듯 실질적인 속내와는 전혀 다른 주디를 그려내죠. 마치 카메라 앞에서의 도로시와 백스테이지에서의 주디가 동일인물이 아니었듯이 말입니다.
과거의 영광은 잊혀지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인생의 황혼기임에도 그저 남들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싶고 이쁘게 보이기 위해 좋은 말씨만 골라서 하는 어린 소녀같은 겉모습에 마음이 적지않게 아파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사실상 혼자서 안고 끌고가는 르네 젤위거에게는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이-골든글로브에서도 그러했듯-전혀 아깝지 않아 보입니다. ... 사실 이 영화를 보기전에는 결혼 이야기의 스칼렛 요한슨을 높게 쳤지만요. 둘 중 어느 배우가 타도 이상하지 않겠네요.
영화 자체는 크게 특별하지 않으나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처참한 마지막을 보낸 한 인물의 이야기를 르네 젤위거라는 훌륭한 배우와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PS 영화는 2월중 개봉 예정이지만 CGV 아트하우스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조금 앞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