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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들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응시로 시작하여 불같이 타오르던 사랑의 과정 (약스포)

영화가 굉장히 절제되어 있네요.
소리도 대사도 공간도 움직임도.

 

화가는 모델을 가만히 응시합니다.
아직 감정의 교류가 생기기 전 알아채지 못하게 몰래몰래 그녀의 구석구석을 관찰합니다.
그러다 비밀스런 이 상대에게서 자신도 모르던 감정이 싹틉니다.

 

흔들리는 눈동자와 살짝 떨리는 입술,

그리고 때론 거칠고 때론 부드러운 숨소리가 감정을 소리로 들려줍니다.

거기에 조심스럽고 섬세한 목탄 소리,

사각사각 수줍은 듯한 옷자락 소리
마음의 격랑이 일듯 세차게 불어치는 파도소리,
서서히 타오르는 장작불 소리.

감정이 싹트게 되는 그 과정을 마리안느의 소리, 주변의 소리만으로도 푹 빠질 수 있게 전달합니다.


응시를 받던 모델도 상대를 응시합니다.

집안에 갇혀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세상 밖으로 조금씩 눈을 뜨게 만들었던 유일한 그 상대를 향해.


지위는 다를지언정 그렇게 서로를 향해 평등한 시선이 교환됩니다.
누군가를 음탐하게 대상화하는 시선이 아닌
존중과 더불어 순수하게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의 교환은 감정의 공유로 이어지며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죠. 첫번째 그림과 두번째 그림. 
그리고 그 감정들은 거칠 것 없이 활활 불타오르게 됩니다.

 

타오르던 감정의 공유는 여성간의 연대로 이어져서
높고 낮음보다 배려를 택했고
여성이 가지는 아픔을 기록으로 남기길 원했으며
또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원하는 대로 살기 힘든 당시의 사회적 제도와 남성 중심의 기존 가치관에

오르페우스 신화를 빗대어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시각을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불타오르는 사랑은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도에 가로 막힙니다.

 

대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즉 현재의 서로를 기억에 새깁니다
침대에서 나눈 <기억해> 대사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고 슬펐어요.
그리고 그 기억은 평생을 함께 합니다.


응시로 시작하여
시선의 교환
감정의 공유
사랑의 완성

이 과정 속에서 영화는 그 누구도 대상화 시키지 않고 존중 받고 평등한 관계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의미한 영화입니다.

 

희열 희열
20 Lv. 38874/39690P

 

 

♣♣ 리뷰는 주로 리뷰 게시판에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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