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만약 그렇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난 수요일의 익무의 은혜로 개인적으로 2020년 기대작 중 하나인 [남산의 부장들] 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인이라면 필히 관람하시길 권합니다.
지금까지 10.26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가 몇 편 있었지만, 이 영화만큼 상영시간인 2시간 내내 숨 죽이고 관람했던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중간중간에 뜬금 없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몇 번 나오긴 합니다만 금방 묻혀 버리더군요.)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인만큼, 결말은 이미 다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26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일어났던 40일간의 사건들을
무려 2시간으로 압축해서 하일라이트 장면들만 보여주는 게 [남산의 부장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등장인물들이 전부 가명으로 나오는 게 이 옥의 티이긴 하지만, 그래도 별 탈 없이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배우는 박통을 연기했던 이성민 배우님이었습니다.
솔직히 이성민님은 생김새가 박통과 비슷하지 않아서 영화를 보기 전에는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아, 저래서 배우를 하는구나!'라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영화를 보면 볼수록 박통과 싱크로가 되더라고요.
아무튼 2년 전에 [마약왕]으로 어이없이 파울 아웃을 당했던 우민호 감독님이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홈런(!)을 때려 냈습니다.
저처럼 [마약왕] 때문에 우 감독님 작품에 신뢰를 잃어버린 분들도 계시겠지만, [남산의 부장들]은 그런 불신을 한 번에 날려버릴 정도로
잘 만든 웰메이드 작품이니 안심하시고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PS.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 - "임자 옆에는 내가 있어. 임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영화 보는 내내 김규평은 나는 경호실장 따위와 달라! 라고 관객에 호소하는 듯한 연기를 느꼈어요.
흥분할 때 마다 머리를 뒤로 쓸어올리며 정돈하려는게 자주 연출되더라구요?
충성경쟁 레이스에서 막바지에서 젠틀맨이 야수로 폭주하는 후반부도 너무 재밌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