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여름밤 후기 (스포)
옥주와 동주 남매는 아빠와 할아버지 집에 머물게 되고 고모까지 들어오면서 다섯 가족이 일상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영화엔 가족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담겨있습니다. 오랜만에 재회한 할아버지와 아이들 사이엔 거리감이 존재하지만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유대가 쌓이는 순간엔 따뜻한 행복감이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과 어른들의 흐뭇한 얼굴이 보기 좋고 아이들은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챙깁니다.
화목한 순간에 대한 위협도 존재합니다. 할아버지의 건강은 악화되고 아빠와 고모는 할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고 집을 팔 생각을 합니다. 떠난 엄마의 빈자리도 있습니다.
어린 남매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풍경은 아름답고 위태롭습니다. 이 상황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바라보면서 담담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섬세하게 다뤄지는 남매의 심리와 힘든 상황에서도 드러나는 빛나는 순간들은 공감과 향수의 감정을 끌어냅니다.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른의 행동에서 비겁함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보다 보면 그들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이 그들을 몰아세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만의 귀여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실의 아픔이 있는 아이들의 연기에 몰입하게 됩니다. 옥주가 어머니의 결핍에 괴로워하는 내면을 숨기고 있다 할아버지의 상실을 겪으며 감정이 폭발하는 마지막 장면에선 슬픈 여운이 남습니다. 동시에 가족이 함께 있어 아름다웠으며 동시에 커다란 상실을 겪은 이 여름이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 상상해보게 됩니다.
가족이 함께하는 순간의 아름다움과 상실의 아픔을 아름답고 세밀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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