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 후기 (스포)
함께 작품을 하던 감독이 갑자기 사망한 후 피디로 일하던 찬실은 직업을 잃게 됩니다. 찬실은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세를 들어가고 친한 배우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시작합니다
생계가 막막해진 그녀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찬실이의 독특한 말투와 분위기가 그녀에게 공감하게 하면서도 묘하게 웃음을 줍니다. 영화 이야기에 쉽게 흥분하는 것도, 사랑에 서툴고 순수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사랑스럽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일에 모든 열정을 부었던 찬실은 그 일을 잃자 삶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납니다. 찬실은 비어버린 삶을 다시 채우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보입니다. 이것저것 배우는 소피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영도 찬실이처럼 공백을 나름대로 채워나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의 어려움과 영화에 대한 꿈이 충돌하면서 갈등하고 주저앉기도 하던 찬실은 결국 영화를 포기하지 못하고 영화로 다시 삶의 일부를 채웁니다. 피디로 다시 일하는 것이 힘들고 그녀의 영화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흐뭇하고 막연한 기대가 생깁니다.
장국영도 매력적입니다. 찬실이가 영화에 빠지게 되었던 순간이 그대로 형상화된듯한 캐릭터는 마치 그녀를 응원하는 관객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버렸던 물건들을 다시 들일 때는 같이 안도하게 되고 장국영과 함께 좋아했던 영화를 떠올릴 때는 흐뭇한 웃음이 나옵니다.
그토록 중요했던 영화라는 요소가 삶에서 사라진 후 다시 조그맣게 자리 잡는 과정이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그려진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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